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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뽀오츠 』/『 스틸러스 』

올 시즌은 망했다 2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6. 9.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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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수 코치가 임시로 팀을 맡는다고 해서... 10월 2일까지는 아직 시간 있으니 그냥 다 잘라라 싶었다. 김인수, 박진섭 다 내보내고 트레이너랑 피지컬 코치도 내보냈으면 싶었다. 빈 감독 자리에는 포항제철 고등학교 윤희준 감독님 앉히든, 하다못해 포항제철 동 초등학교 백기태 감독님 앉히더라도, 최진철의 스태프가 조금이라도 더 팀에 머무는 꼴을 보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포항은 놀라울 정도로 빨리 다음 감독을 선임했다. 그게... 최순호다.


네×버의 최진철 사퇴 기사에 누군가가 '배가 불렀다. 니들 수준에는 최진철도 감지덕지다. 이제 허정무나 최순호가 올 것이다.'라고 썼다. 딱 저렇게 쓰지는 않았지만 거의 비슷한 내용이었던 것 같다. '지 애정팀 아니라고 악플 달고 자빠졌네, ㅆㅂ ㅅㄲ'라 생각했다. 그런데... 대~ 단한 포항 프런트는 정말로 최순호를 데리고 와버렸다. 코치로 김기동을 같이 부르긴 했지만... 김기동 감독에 최순호 코치라 해도 걱정할 판에, 그 반대다. 코치가 감독을 대신해 팀을 이끌 수 있나? 내가 볼 때에는 김기동 코치가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아, 저렇게 하면 안 되는고나~' 하고 김기동 코치가 성장할 수 있는 계기는 될 수 있겠지만 팀은 최진철이 이끌던 엉망진창 상태 그대로일 것이다. 차라리 김기동을 감독 자리에 앉혔더라면 팬들이 이렇게 난리치지 않을 것이다. 솔직히 허정무, 최순호, 박성화는 절대로 안 된다 생각했다. 많은 사람들이 김병수 감독을 추천했지만, 솔직히 모르겠다. 대학 팀에서 학부모와의 추문이 사실인지 그저 소문인지도 알 수 없고... 누구보다 포항 스타일에 가까운 감독이지만 짧은 시간에 팀을 수습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들긴 한다. 김학범 감독을 추천하는 사람들도 많았는데 망가진 포항을 위해서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신태용 감독이 왔으면 하고 바랐다. 언제까지 포항 출신만! 하는 순혈 주의를 택할 수는 없는 거다. 신태용 감독이라면 믿고 맡겨도 괜찮지 않을까 했다. 그런데... 최순호란다. 허... 어이가 없다.



최순호는 지난 2001년부터 2004년까지 포항에서 감독을 맡았었다. 전임인 박성화 감독이 2000 시즌에 7승 9무 11패로 부진(이걸 부진이라고 하는데 최진철은?)하자 경질하고... 2000년 8월부터 최순호가 감독 대행을 맡았다. 감독 대행 당시 성적은 2승 2무 6패. 박성화 감독에 비해 나을 게 전혀 없는 모습이었지만 시즌 중 부임이었으니 그러려니 하자. 2001 시즌에는 14승 8무 13패로 간신히 50% 승률을 넘겼고 2002 시즌에는 11승 11무 13패, 2003 시즌에는 17승 13무 14패, 2004 시즌에는 13승 13무 13패를 기록했다. 포항에서의 통산 기록은 57승 47무 59패, 승률은 약 35% 정도다. 이런 형편없는 기록을 가지고 있는 냥반을 또 감독으로 불러들였다. 허... 어이가 없다.


저 당시 POSCO의 지원은 지금에 비하면 하늘과 땅 차이라 할 정도로 빵빵했다. 2000년에 뛴 선수를 알아볼까? (ㄱㄴㄷ 순 / 리그에서 뛴 선수만, 컵 대회 등에서만 뛰었다면 제외)


김기남, 김명곤, 김수진, 김은석, 김이섭, 김일진, 김종천, 김한욱, 김한윤, 노태경, 박동수, 박상인, 박태하, 박형주, 샤샤, 신종혁, 오명관, 이동국, 이순행, 이승엽, 이싸빅, 이현동, 자심, 장현호, 정대훈, 정재곤, 정재권, 조시마, 조정현, 조준호, 파비안, 하용우, 허제정


김명곤이나 김이섭, 김일진, 오명관, 이승엽 등의 선수들은 일부 포항 팬들에게나 아련한 이름일 것이다. 그러나 노태경, 박태하, 이동국, 자심, 정재권, 조정현 등의 선수들은 K 리그를 오랫동안 보아온 팬이라면 누구나 알만한 이름이다.



2001년에 뛴 선수들을 보자. 


강용, 고병운, 김기남, 김병지, 김상록, 김은석, 김종천, 박상인, 박태하, 박형주, 보야델, 샤샤, 오명관, 윤보영, 이대희, 이동국, 이승엽, 이싸빅, 이정운, 이현동, 자심, 정대훈, 정용대, 정재권, 조준호, 최종범, 코난, 하석주, 허제정


강용, 고병운,... 그리운 이름이다. 최순호가 강력하게 요청하여 영입한 것으로 알려진 김병지가 포항의 유니폼을 입고 필드에 섰고, 김상록과 최종범의 이름도 눈에 띈다. 하석주도 2001년에 포항 유니폼을 입었었다.



이제 2002 시즌이다. 2002 한일 월드컵으로 엄청난 축구 붐이 일었던 바로 그 해다.


고병운, 김기남, 김병지, 김상록, 김상훈, 김은석, 남익경, 레오, 메도, 박민서, 박상인, 옐라, 오명관, 윤보영, 이대희, 이동국, 이동식, 이싸빅, 이정운, 조종화, 조준호, 조징요, 최종범, 최철우, 코난, 하석주,허제정, 홍명보


기존 선수들이 꾸준히 보이는 가운데 포항 팬에게 있어 누구보다 반가울 이름, 홍명보가 보인다. 일본 진출 후 포항으로 돌아온다는 약속을 지켰다. 감독으로는 그닥 미덥지 못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선수 시절의 홍명보는 정말 대단했다.



2003년에 포항에서 뛴 선수들을 볼 차례다.


강용, 고병운, 김광석, 김기동, 김병지, 김상록, 김상훈, 까시아노, 나희근, 남익경, 메도, 박원재, 산토스, 안선진, 오범석, 우성용, 윤보영, 이길용, 이대희, 이동식, 이민성, 조준호, 차철호, 최윤열, 최종범, 최철우, 코난, 하석주, 호세, 황진성


엄청난 스쿼드다. 김기동이 돌아왔고 우성용과 이민성(송재익이 일본 열도를 침몰 시켰다며 침 튀기며 중계한 그 이민성 맞다)도 포항에서 뛰었었다. 두 선수는 아무래도 포항 선수라기보다는 부산 선수라는 느낌이 강하지만. 아무튼.   엄청나게 반가운 이름들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김광석, 박원재, 오범석, 황진성. 다들 우리 레전드가 될 수 있었는데... 아오... ㅠ_ㅠ (다들 좋지 않게 다른 팀으로 떠나고 김광석 선수 혼자 남아 있다)



최순호의 마지막 시즌인 2004년을 보자.


강용, 김광석, 김기동, 김병지, 김석우, 김성근, 김종천, 까를로스, 남영훈, 남익경, 따바레즈, 문민귀, 박원재, 산토스, 신화용, 오범석, 우성용, 이길용, 이민성, 이세준, 이수환, 정성룡, 차철호, 최종범, 코난, 황재원, 황지수, 황진성


포항에서는 라데 이후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인정 받았던 따바레즈가 등장. 신인상을 받은 문민귀. 신화용과 정성룡 선수의 이름이 등장하고 황재원과 황지수가 2004 시즌부터 포항의 유니폼을 입었다.



뭐, 대충 이렇다. 지금은 은퇴한 이들도 있고 여전히 뛰고 있는 이들도 있다. 위에 열거한 이름 중 일부는 여전히 포항에서 뛰고 있다. 물론 그 때에는 더 젊었다. 체력은 훨씬 좋았을테지만 노련미는 지금보다 많이 떨어졌을테지. 아무튼... 선수들 이름 값만 놓고 보면 절대 나쁘지 않았다. 그럼, 이 좋은 선수들과 함께 어떤 결과를 냈는지 볼까?


2000 시즌 10개 팀 중 9위

2001 시즌 10개 팀 중 5위

2002 시즌 10개 팀 중 6위

2003 시즌 12개 팀 중 7위

2004 시즌 13개 팀 중 2위

2004년에는 특이하게도 전기 리그와 후기 리그를 따로 진행했다. 전기 리그 열두 경기, 후기 리그 열두 경기를 해서 전기 우승팀과 후기 우승팀, 전후기 통합 1위 팀과 2위 팀이 플레이오프와 챔피언 결정전을 치렀다. 포항은 6승 5무 1패로 전기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2승 3무 7패로 승점 9점에 그치며 후기 리그 꼴찌를 했다. 전기 리그 우승해서 플레이오프 진출권 따냈으니 신인 선수들 기용하고 이런저런 실험을 했을 것이다~ 라고 예상할 수 있겠지만 내 기억에는 그런 거 없던 걸로 기억한다. 그냥 하던대로 지독하게 수비만 했는데 전기는 우승하고 후기는 꼴찌했던 걸로 기억한다. -ㅅ-

후기 리그는 수원이 우승했다. 통합 1위는 울산, 2위는 전남. 플레이오프에서 포항은 울산을 꺾었고 수원은 전남에 이겼다. 그리하여 수원과 챔피언 결정전 붙었는데... 1차전 비기고 2차전도 비겼다. 그래서 승부차기 했는데... 3 : 4 로 졌다. 이 때 김병지가 이운재 상대로 실축했었드랬지. 아무튼... 이게 최순호의 최고 성적이다.



최순호는 지독한 수비 축구로 팬들이 스틸야드로부터 발길을 돌리게 만들었고... 결국 서포터의 퇴진 운동을 불러온다. 그리고... 물러난다. 최순호 이후 포항은 파리아스 감독을 선임하여 암흑기를 뒤로 하고 전성기를 맞이한다. 참고로 최순호는 이후 2009년 강원 감독을 맡아 8승 7무 18패, 2010년에는 8승 6무 18패, 2011년에는 1승 1무 4패를 기록하다 경질된다. 강원에서의 통산 기록은 17승 14무 40패, 승률 약 24% 정도. 포항 때보다 더 심해졌다. 2011 시즌에 경질 안 하고 그대로 뒀으면 또 8승에 18패 했을지 궁금하다. 3년 연속 8승 & 18패였다면 나름 기록인데. -_ㅡ;;;


아무튼... 그 뒤로는 프로 팀을 맡지 않았다. 못한 건가? 아무튼. 그러다가... 포항에서 감독할래? 하니까 고민없이 냉큼 응! 했단다. 여기에 대해 많은 포항 팬들이 한참 고민하다 거절하지 왜 그랬냐며 아쉬워하고 있다.


선수 뿐만 아니라 감독도 분명 성장할 거다. 현직에서 떠나 있었지만 이런저런 경험을 통해 뭔가 깨우치면서 예전보다 훨씬 나은 사람이 되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를 포함한 많은 포항 팬들은 최순호의 지독했던 수비 축구를 아직도 기억한다. 그렇게 하면서도 성적은 개판이었다. 그 때보다 훨씬 열악해진 지원인데, 과연 강등권 탈출을 이뤄낼 수 있을까?


올 시즌 초, 최진철의 포항은 하위 스플릿 갈 거라 재수없는 예상을 했고... 그것이 맞아 떨어졌다. 최순호와 관련해 또 예상을 해보자면... 일단은 최진철 때와 달라질 게 전혀 없을 것 같다. 일단 일주일의 기간 동안 뭔가 바꿔놓을 수 있을까 싶어 10월 2일 탄천으로 직관 갈 예정이다. 1년 내내 엉망진창 감독 때문에 망가진 팀을 일주일 만에 살려놓는다면 그거야 말로 기적이지. 파리아스나 황선홍도 불가능할 거라 본다. 그러나 하위 스플릿에서 어찌 될지, 강등권으로 밀려나 빌빌 쌀지 정도는 대충 파악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주절주절 말이 길었는데... 요점만 말하자면... 난 최순호가 또 포항 감독 맡는 거, 절대 반대다. 그리고 신영권 사장은 하루라도 빨리 그만두고 나갔으면 좋겠다. 홈페이지에서 꼴도 보기 싫다. ㅆ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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