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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  행 』

2018 도쿄(부제: 노예 12년) - 넷쨋 날: 레솔피아 하코네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8. 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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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경로


실제 경로




호텔 이용 후기가 궁금한 분들은 중간 부분으로 내려가시면 됩니다. 윗 쪽은 호텔 못 찾아서 헤맨, 바보 같이 삽질한 이야기입니다. ㅠ_ㅠ



나카고라 역에 도착. 응? 그런데... 등산 케이블 카의 문이... 양 쪽 다 열린다. 오른쪽이면 오른쪽, 왼쪽이면 왼쪽, 한 쪽만 열릴 줄 알았는데... 사업 망해서 얹혀 살러 온다는 시동생 맞이하러 간 형수가 못마땅한 표정으로 문 열었더니 시동생이 대뜸 샤넬 백 내미는 거 보고 양 팔 벌려 환영하듯... 양 쪽 문이 활~ 짝 열린다.


잠시 망설이다가... 왼쪽으로 나갔다. 정치 성향과는 아무 관계없이 그냥 왼쪽이 끌려서 그 쪽으로 나간 거다.



역에서 나오면 곧바로 보인다고 했는데... 지도에서도 150m 거리에 있다고 했는데... 당최 호텔이 있을 것 같은 분위기가 아니었다. 아차! 싶어 다시 케이블 카를 가로 질러 반대 편으로 넘어가기에는... 너무 늦었다. 다시 역 쪽으로 돌아가 반대 쪽으로 건너갈 수 있는 곳을 찾아봤지만... 없다. 안 보인다. 이럴 리가 있나? 나처럼 반대 쪽으로 잘못 내리는 사람이 한, 두 명이 아닐텐데! 틀림없이 건널 수 있는 길이 있을 거라고!


하지만~ 없죠~



그런 길은 없었다. 결국 구글 지도를 켜서 안내대로 따라가야만 했다. 역 옆으로 난 길을 따라 한~ 참을 올라가야 했다. 선배는 카메라니 뭐니 주렁주렁 달고 있는 날 생각해서 맥주와 안주 따위가 든 봉지를 들고 있었는데 내가 달라고 하니 바로 넘겨준다. 누가 봐도 힘들어보였다. 지친 선배를 뒤로 한 채 부지런히 오르막 길을 올라가다보니 호텔이 나왔고... 선배는 "저 호텔이었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농담한답시고 "절대 아니었음 좋겠습니다. ㅋㅋㅋ"라고 했는데... 벌 받았다. 진짜 아니었다. -ㅅ-


그렇게 어두컴컴한 오르막 길을 헉헉거리며 한참 올라가니 오른쪽으로 굽은 길이 나왔고 그 길 따라 가니 인도 없는 차도가 나왔다. 가로등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도로였기에 혹시나 위험할까 싶어 손전화 플래시를 켜고 길을 따라 걸었다. 제법 걸은 뒤 다시 오른쪽으로 꺾어들어가니 내리막. 눈이 얼어붙어 미끄러웠기에 조심해서 내려가야 했다.



그렇게 말도 안 되는 고생을 해서 겨우겨우 어떤 건물에 도착을 하긴 했는데... 당최 들어가는 입구가 안 보인다. 구글 지도는 큰 길 안내는 기똥차게 하는데 디테일한 부분에서는 삽질을 한다. 지난 번에 우타노에서도 골탕 먹이더니 여기서 또...

구글 지도가 안내한 길로 가니 엉뚱한 곳이 나온다. 공사 중인 건물이 나오지를 않나, 좁디 좁은 길 통과해서 갔더니 막다른 길이 나오고... 선배가 이 길은 아닌 것 같다며 다른 길로 가자고 해서 구글 지도 무시하고 적당한 길 따라 가니 주차장이 나온다. 그 주차장 지나가니... 드디어 호텔 정문이!!!



호텔 정문에 당연히 이름이 있을텐데... 있을텐데... 어디에도 레솔피아라는 문구가 없다. 영어로도 없고 가타가나로도 없다. 안에 들어가면 있겠지 싶어 들어갔더니... S U N 이라 쓰여 있다. 응? 레솔피아는 어디 가고?   난데없이 거지 꼴을 한 사람 둘이 들어와서는 로비에서 어리버리 하고 있으니 로비에서 체크 인/아웃을 돕는 직원들이 쳐다본다. 급하게 호텔스닷컴 앱을 실행해서 예약 화면을 켠 뒤 이 쪽을 보던 직원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여기는 어디입니까?" 라고 물어봤다. -_ㅡ;;;   이건 마치 여의도에서 뗏목 타고 제주도까지 가겠다며 큰소리 쳐놓고 밤섬에 도착해서 "여기가 제주도입니끄아~" 하고 외치는 것과 마찬가지. 하지만 그럴 수밖에 없었다. 정말로 호텔 로비에 레솔피아라는 말 한 마디도 없었다고.



그 직원은 당황한 듯 여기라고 했다. 응? 뭬에↘야아↗? 여기? 히얼? 고꼬? 정말? 레알? 혼또?


여권을 보여주니 체크 인 과정 진행. 진짜 여기가 맞는 모양이다. 아오~   체크 인 하면서 이것저것 설명해주는데 사람이 많아서 저녁 식사는 20시부터 가능한데 괜찮냐고 물어본다. 응? 내가 예약한 게 저녁이랑 아침 다 주는 거였나? 그러고보니 그런 것 같기도. 저녁 식사에 대한 안내를 받고... 아침 식사는 다른 식당이라 그것도 안내 받고... 열쇠 받아들고 밖으로 나갔다. 우리 방이 별관이라고 해서.


그런데... 밖에 나가니 너무 막막한 거다. 별관이 어디인지 당최 감도 안 오고. 선배는 건물 안에서 이동하는 게 아니냐 하고. 나는 아니다, 분명 나가서 옆으로 가면 된다고 했다 하고. 선배가 물어보겠다며 다시 안으로 들어갔다. 쪽 팔린답시고 이런 건 선배한테 죄다 떠넘기는... -ㅅ-

선배가 다시 와서는 안에서 별관으로 넘어가는 게 맞다고 한다. 다시 안으로 들어가 앨리베이터 타고 내려가니까 별관으로 연결되는 통로가 나온다.



깔끔하고 조용한 복도를 지나 쭈~ 욱 가다보니 방이 나왔다.



선배와 내가 하루 묵을 방. 진짜... 천신만고 끝에 도착했다. 아오~ ㅠ_ㅠ



슈퍼 싱글 사이즈 침대가 두 개 있고 쇼파 베드가 하나. 텔레비전과 냉장고, 작은 탁자가 갖춰져 있는 방이다.



방은 꽤 넓었지만 화장실은 누가 봐도 비지니스 호텔 표준 사이즈. 키 180㎝ 넘는 사람들은 저 욕조에서 꿇어 앉아 반신욕해야 하나?



아, 그리고 짐! 낮에 하코네유모토 역에서 맡긴 캐리어! 제대로 호텔에 도착해 있었다. 방에 떠억~ 하니 들어와 있더라. 세상에나. 혹시라도 캐리어 째로 잃어버리면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하고 있었는데! 일단 사들고 간 맥주를 냉장고에 넣고... 캐리어를 끌고 와 싹 쏟아냈다. 그리고 짐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다음 날 체크 아웃 한 뒤 다시 신주쿠로 갔다가 공항으로 가면 되는 일정이었기에 바쁠 건 없었지만 아침에 눈 뜨면 세수만 하고 바로 떠날 수 있게 만들어놓고 싶었다.


선배는 시부야의 게스트하우스에서 이미 캐리어 정리를 마친 상태라 다시 캐리어를 열 필요가 없는 상태였다. 나만 캐리어를 열어 주섬주섬 짐을 싸기 시작했고 선배는 그동안 씻었다.



5 포트 USB 충전기를 들고 갔는데 그걸로 부족했다.


① 스마트 폰 ② 엠피삼 플레이로 쓰는 스마트 폰 ③ 무선 헤드폰 ④ 보조 배터리 ⑤ 카메라 배터리 충전기 이렇게만 해도 이미 다섯 개의 포트를 다 써야 했다. 거기에 카메라 본체에 있는 배터리도 충전해야 했고 포켓 와이파이도 충전해야 했다. 태블릿 두고 갔으니 망정이지 가지고 갔으면 그것도 충전해야 했을 거고. 그래도 110v 콘센트 하나로 다섯 개 기기 충전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선배는 돼지코를 챙겨오지 않았다. 시부야의 게스트하우스에는 USB 포트가 있어서 케이블만 연결하면 됐지만 여기에서는 아니다. 다행히 포켓 와이파이 충전기가 있어서 그걸 선배가 썼다. 포켓 와이파이는 내 충전기로 충전하고.


선배가 씻고 나올 무렵 나도 짐 정리가 대충 끝났다. 씻으러 들어가 뜨거운 물로 샤워하니 노곤노곤하다. 불과 한 시간 전의 말도 안 되는 방황이 꿈만 같다. 자꾸 휙휙 돌아가는 샤워기 대가리를 붙들어가며 샤워를 마치고... 텔레비전 켜니까 평창 올림픽 중계하고 있긴 한데 일본 경기 위주다.


달리 할 것도 없고 해서 지하에 있다는 휴게실에 들러 보기로 했다. 홈페이지에서 보니 탁구장도 있고 UFO 크레인도 있다고 했다. 엘리베이터 타고 지하로 내려갔다. 진짜 탁구장이 있긴 한데... 그냥 빈 사무실에 탁구대 던져 놓은 듯한 풍경. 쓰는 사람 거의 없더라~ 라는 글을 본 적이 있는데 일본인 커플이 탁구를 치고 있었다. 방해하지 말고 사라져주자는 마음으로 조용히 나왔다. 맞은 편에는 자그마한 공이 가득 든, 아이들 노는 공간이 있었고 거기를 차지한 아이들이 몇 명 있더라. 애들만 없었으면 내가 들어가서 놀았을 건데. ㅠ_ㅠ


달리 할 것도 없어서 대충 둘러보니 그제서야 빠칭코 기계가 눈에 들어온다.



어떻게 하는지도 모르고 설사 잘 된다 해도 돈이나 상품 바꿀 줄도 모르니 손도 못 댔다.



인형 뽑는 것도 몇 개 있었는데 인형들이 죄다 한국 뽑기 기계처럼 싼 티 난다. 짭퉁 같은 분위기. 혹시라도 뽑을만한 녀석이 있지 않을까 싶어 ¥2,000 바꿨지만 ¥500도 쓰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 20시가 다 되어 그냥 밥 먹으러 가기로.


식사 장소라고 안내 받은 식당에 가서 표를 보여주니 안 쪽으로 안내해준다. 사방이 유카타 입은 사람들. 하코네에서 중국인을 비롯한 외국인들 엄청 많이 봤는데 여기에서는 전혀 안 보인다. 죄다 일본인.   숙박 후기가 드문 이유를 알겠더라. 일본 현지인이 많이 찾는 호텔이었던 모양이다.


호텔에서 저녁 밥 받아 먹는 게 처음이라 어떻게 나오는지 알 수 없었는데 코스 요리였다. 선배는 일본 몇 번 와봤다고 매사 아는 척 하며 건들거리던 내가 멍~ 하고 있는 모습이 재미있었던 모양이다. ㅋㅋㅋ   그냥 주는대로 받아 먹었다. 이런저런 전채 요리가 나왔고 메인 디시는 샤브샤브. 문제는 무엇을 샤브샤브하느냐인데... 생선이었다.


생선을 싫어하는 나이기에 썰려나온 생선 회 보자마자 아이고~ 싶었는데... 비린내가 전혀 안 나는 건 아니었지만 걱정한 만큼은 아니었다. 뭔가 비주얼이 고등어 같아서 고등어 아니냐고 물어보니 선배도 고등어 맞다고 하더라. 고등어는 회로 먹는 게 어렵다는데... 날로 먹지 않더라도 샤브샤브로 나오려면 제법 신선해야 할텐데...   회 좋아하는 선배도 고등어 회는 처음이라고 했다. 그러고보니 텔레비전에서 고등어는 회로 먹는 게 힘든 생선이라고 했던 게 기억났다.



아무튼... 직원이 고체 연료에 불 지펴(?)주고 갔고... 한 점씩 담궈 먹기 시작했다. 하나 정도 먹어보고 영 아니다 싶으면 선배한테 양보할 생각이었는데 그닥 비리지도 않고 의외로 맛있었다. 육수 때문인지 알 수 없지만 고소한 맛도 있었고.

선배랑 이런저런 대화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천천히 밥 먹고 식당을 나섰다.



먹었는지 기억도 못하다가 사진 보고 아! 했던 거. 작은 새우 잔뜩 올려진 밥이 풀때기에 쌓여 있었는데 맛있었다. 취향 저격. ㅋ



마음 같아서는 자기 전에 온천에 다녀오고 싶었지만 선배는 온천 싫어한다고, 안 간다고 해서... 혼자 갈까 하다가 선배 혼자 두고 가는 건 뭔가 나쁜 짓 같아서 나도 그냥 방으로 갔다. 온천은 내일 아침 일찍 가야지~ 하고.


방에 와서 텔레비전 켜놓고 사들고 온 맥주 먹기 시작. 안주가 부실했기에 우리나라 가지고 들어오려고 사 둔 세븐 일레븐 오징어를 깠다. 마요네즈에 와사비 섞은 소스가 있는 녀석인데... 평범한 편의점 오징어인데도 불구하고 계속 먹게 만드는 엄청난 녀석이다.



맥주를 다 마신 뒤 호로요이도 한 잔. 술 못 마시는 사람에게 딱 좋다. 나는 맥주 적잖이 먹고 마셔서 그런가 음료 같았다.



일본 한정판으로 판매 중이었던 복숭아 맛 코카 콜라. 술이 들어간 상태에서 찍은 거라 포커스가 배경에 맞아버렸다. ㅋ

└ 먹어본 사람들의 호불호가 갈리는데 나는 복숭아 향 나는 콜라 같아서 좋았다. 사들고 오고 싶은 맘이 간절했다.

└ 페트 음료라서 수화물로 부쳐도 기내 압력으로 터질까봐 못 사들고 왔다. 검색해보니 안 터진다네. -ㅅ-

└ 우리나라에서 구매 대행하는 업자들이 꽤 있다. 최저가는 2,180원인데 배송비가 9,500원. -_ㅡ;;;



아무튼... 그렇게 한 잔 먹고... 잤다. 응? 끝이냐? 이게 진짜 호텔 이용 후기냐?


네. 죄송합니다. 저게 전부예요.


그래도 이 따위로 호텔 이용 후기 쓰는 건 아닌 거 같아서 간단히 정리해보면...


  • 하코네 등산 케이블 카를 타고 나카고라 역에서 내리면 됩니다. 반! 드! 시! 오른쪽 문(진행 방향 기준)으로 내려야 합니다. 내려서 계단 타고 내려가면 왼쪽에 바로 호텔 입구 보입니다. 오르막 길 걸어올라가면 주차장 나오고 계속 가면 호텔 정문 나옵니다.

  • 하루 숙박 기준 20만원 안팎입니다. 저는 일본인들 방문이 많은 연휴 기간에 가서 조금 더 비쌌던 건지도 모릅니다. 코스로 나오는 저녁 식사와 아침 식사, 온천 이용 비용을 포함한 거니까 비싼 것 같지는 않습니다.

  • 건물은 본관과 별관으로 나뉘어져 있고 리셉션에서 한 층 내려가면(평지에서 리셉션으로 들어가지만 거기가 2층인 개념) 통로가 나옵니다.

  • 지하 1층에는 탁구장과 간단한 오락기가 몇 대 설치되어 있습니다. 아이들 놀기 좋은 볼 풀도 있습니다.

  • 아침 식사는... 자느라 건너 뛰어서 어떻게 나오는지 모르겠습니다. ㅠ_ㅠ   아침 안 먹으니까 밥 안 먹냐고 확인 전화 오더군요.

  • 온천은... 역시나 자느라 건너 뛰어서... 아오~ ㅠ_ㅠ

  • 직원들은 대부분 친절했지만 영어는 조금 약한 것 같았습니다. 확실히 일본 현지인들이 자가용을 이용해서 많이 찾는 곳 같았습니다.

  • 화장실 수압은 괜찮은 편이었고 온수도 바로 바로 잘 나왔습니다. 어매니티는 고급스럽지는 않고 그냥 비지니스 호텔 수준의 그것이었습니다.






돈도 안 들고~ 힘도 안 들고~ 그저 마우스 왼쪽 버튼 한 번 누르면 그만~

아↓래 하♥트 클릭해주시면 엄~ 청~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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