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장일기 』

2021년 04월 26일 월요일 맑음 (23~26 몰아쓰기)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1. 4. 26.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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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일. 금요일. 저녁에 분당에서 JW 선배와 MJ 선배를 만나기로 했다. 오전에 옆에 있는 동료에게 물어보니 17시 30분에 퇴근해서 출발하면 18시 40분까지는 절대 못 간단다. 잠깐 생각해봐도 당연히 그럴 것 같더라. 잠깐 고민하다가, 오후에 휴가를 쓰기로 했다.
    갑자기 휴가 간다니까 얘기하던 동료가 '설마...' 하는 눈으로 보더라. ㅋㅋㅋ   갑자기 휴가 쓰는 이유에 대해 뭐라 할 거냐기에 술 마시러 간다고 할 거랬더니 그러지 말고 은행 업무나 뭐 그런 걸로 하란다. 정직이 최고라고, 괜히 말 꾸밀 필요 있겠냐고, ○○님께 가서 연가 쓰겠다고 했더니 흔쾌히 허락. 옛날 쌍팔년도 같으면 어림도 없는 일인데 우리 회사, 참 좋아졌다. ㅋ

 

  • 그렇게 갑자기 휴가를 쓰고, 방에서 빈둥거리다가 16시가 되어 출발했다. 막힌다. 더럽게 막힌다. 영동 고속도로에서는 포터가 옆으로 뒤집어진 것도 봤고, 시체에 몰린 하이에나 떼 같은 렉카 무리들도 봤다. 경부 고속도로로 넘어간 뒤에도 막혔다. 그래도 다행히 한 시간 반 정도 걸려 도착.

 

  • 손전화 앱으로 예약한 모텔 방은 담배 쩐 내 때문에 절로 인상을 쓸 수밖에 없었고 허름하기 짝이 없었다. 게다가 주차장도 더럽게 좁고. 예전에는 '하루에 10만원 주는 방을 잡을 이유가 없다.' 고, '맨 정신도 아니고 술 마신 채 하루 자는 건데 싼 게 최고다.' 라고 생각했더랬다. 하지만 요즘은 돈 더 주고라도 제대로 된 곳에서 자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 귀국한 후 처음 만난 이들과 반갑게 대화하고 수다 떠느라 몇 시간을 보냈다. 2차 마실 장소가 없어 근처 공원에서 맥주 마시고, 화장실 못 찾아서 쌩 쇼를 하고, 그렇게 자리를 마친 후 모텔 방에 가서 퍼졌다.

 

  • 24일. 토요일. 자다 일어나 숙소로 돌아가야 했는데 만사 귀찮다. 짬뽕으로 할까, 순대국으로 할까, 해장 메뉴를 놓고 잠깐 고민했지만 이것도 저것도 다 귀찮더라. 그래서 그냥 돌아왔다. 방에 와서 라면으로 해장을 하고 퍼져 있었다. 그러다 순식간에 17시. 또 술 약속이 있었다.

 

  • 직장 동료 차를 얻어 타고 다른 동료의 집으로 향했다. 거기에서 소주 두 병에 막걸리 먹고 맛탱이가 갔다. 18시부터 먹기 시작했는데 새벽 세 시가 다 되어서야 돌아왔다. 미친 것 같다. ㅋ

 

  • 25일. 일요일. 하루종일 퍼져 있었다. 금요일과 토요일에 마신 술이 아직도 몸 안을 돌고 있는 듯 하다. 그렇게 시체 모드로 하루를 그냥 까먹었다.

 

  • 26일. 월요일. 새벽에 잠을 설치고, 자는 둥 마는 둥 한 뒤 여섯 시에 일어나 씻고 출발. 건강 검진 받는다고 휴가를 썼더랬다. 금요일에 달렸던 길을 그대로 다시 달려 병원에 도착. 아침 일찍이라 사람이 거의 없어서 좋더라. 다른 건 그러려니 하는데, 혈압이 계속 높게 나왔다. 뒷목 뻐근한 게 설마 혈압 때문일까? 세 번을 쟀는데 다 높게 나왔다.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말았다. 나오면서 생각했다. 내 돈 내고 검사 받으면 얼마인지 모르겠는데 12,000원 이상 받으면 도둑놈 소리 절로 하겠다고. 정말 건성으로 한다. 이게 무슨 건강 검진인지. 아무튼 PCR 검사하기 싫어서 내시경도 안 받았다.

 

  • 뿅의 전설 들러서 짬뽕 먹고 칠리 새우 포장해서 들고 왔다. 배가 고프지는 않은데 먹어야 할 것 같아 칠리 새우 절반 정도 먹고, 퍼질러 잤다. 숙면을 취했다고 하기는 어려운데 어찌 되었든 잤으니까, 뭐.

 

  • 게임이나 좀 하다가 노래 들으며 퍼질러 잘까 싶다. 아마존이 일주일 단위로 갱신해서 노래를 추천해주는데 일본 노래도, 한국 노래도, 중국 노래도 다 내 취향이라 신기했다. 이번 주는 4일만 출근하면 되긴 하지만 지난 주 술 처먹은 데미지 때문에 힘든 한 주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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