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  행 』

2025 일본 여행 ⅩⅢ - 마쓰야마 여행 끝!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5. 5. 5.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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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 는 쓰/쯔/츠 등으로 다양하게 발음됩니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앞에 오는 글자, 뒤에 오는 글자에 따라 발음이 달라지는데 우리나라는 '마쓰야마'로 통일하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저는 '마츠야마' 쪽이 보다 더 실제 발음에 가깝다고 생각하지만, 많은 곳에서 '마쓰야마'로 표기하고 있기에 될 수 있으면 그렇게 쓰려고 합니다.


 

일본에서 일곱 밤을 잤는데 제대로 푹~ 잔 적이 없다. 죄다 새벽에 깨서 뒤척거리다 손전화를 보면서 두 시간 가까이 보냈던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닥 피곤하지 않았다. 역시, 잠을 덜 자더라도 출근하지 않으면 쌩쌩할 수 있다. ㅋ

마지막 날도 네 시에 깨서 빈둥거리다가, 여섯 시 넘어서 대충 씻고 숙소를 나섰다. 들들들들~ 이른 아침부터 온 동네에 플라스틱 바퀴 굴러가는 소리를 퍼뜨리며 버스가 온다는 곳에 도착하니 40분이 조금 넘은 시각. 캐리어를 두고 편의점에 가서 커피를 한 잔 샀다.

 

《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조용하다 》

 

《 결국 여행하는 내내 보기만 하고 한 번도 들어가보지 않은 스타벅스 》

 

《 버스는 택시 정류장 표지 앞에 정확하게 멈춰 선다 》

 

 

《 일곱 시가 안 됐는데 버스가 도착했다면, 》

 

《 그 버스가 아닙니다. ㅋㅋㅋ 》

 

《 정확히 일곱 시에 버스가 도착 》

버스를 기다리던 서양 친구 한 명이 다가왔지만 버스 기사가 칼 같이 쳐냈다. 일본 사람도 안 되고, 오로지 한국 사람만 태우게끔 되어 있는 모양이다.

 

 

버스는 마쓰야마 시청 앞으로 갔다가 역 앞에 멈춰선 뒤 공항으로 향한다. 커플이 타려다가 기사한테 입뺀 당했다. 하도 태워서 그런지 딱 보면 한국 사람인지 아닌지 감이 오는 모양이다.

 


 

공항에 도착해서 화장실에 다녀온 뒤 줄을 섰다. 15㎏ 넘는 게 분명하다 예상했던 캐리어는 20㎏이 나왔다. 한국 같으면 '원래는 추가 요금을 내야 하지만 이번에는 그냥 넘어가겠다'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일본에서는 어림도 없는 일이다. 칼 같이 추가 결제를 요구한다. 내야 하는 게 당연한 돈이니 징징거릴 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 9만 원 가까이 나갔다. 한 푼이라도 싸게 사겠답시고 비행기 표를 한~ 참 알아봐놓고, 이렇게 돈을 쓰면 속이 무척 쓰리다. 로또 1등에 당첨되어도 비즈니스 석을 타거나 하지는 못할 것 같다. 돈도 써본 사람이 쓰는 거지.

 

 

짐을 맡기고 나서 2층으로 올라가 화장실 쪽으로 갔더니 제법 큰 규모의 상점이 보인다. 시내에서 기념품을 사지 못했다면 공항에서도 충분히 살만 하겠다 싶더라. 가방에 들어 있던 음료수를 부지런히 마신 뒤 보안 검색을 받으러 갔다.

금속 탐지기를 지나가니 소리가 났다. 시계를 풀어 달라 하기에 시계와 스마트 밴드를 모두 풀어 건네주고 다시 금속 탐지기를 통과했다. 삑~ 여전히 소리가 났다. 그럴 줄 알았다. 회사에서도 만날 그랬으니까. 벨트의 버클 때문에 나는 거다.

제복을 입은 여직원이 아무렇지 않게 상의를 들어올리며 벨트를 했냐고 묻기에 그렇다고 했더니 풀어 달라고 한다. 응?! 잘못 들었나 싶어 여기서? 하고 물었더니 웃으면서 미안하다고 한다. 공항을 그렇게 다녔는데 벨트까지 벗겨(?)내는 곳은 처음이다. 결국 벨트를 풀고 나서야 소리없이 금속 탐지기를 통과할 수 있었다. 시계를 받아들고 한 쪽 구석에서 주섬주섬 허리띠를 바지에 끼워 넣었다.

 

출국 심사를 담당하는 사람이 굉장히 고압적인 자세를 보여서 '어디 질알할테면 해 봐!'라고 눈싸움이라도 ㅎ... 했다가는 내가 손해지. -ㅅ-   가만히 찌그러져 출국 심사를 마쳤다. 모든 수속을 마치고 대기실로 들어서니 구멍 가게 같은 면세점이 나왔다. 딱 봐도 그닥 살만 한 건 없는 것 같은데 혹시나 싶어 둘러보다가, 결국 사케 한 병을 사고, 회사 사람들에게 나눠줄 과자와 내가 먹을 인스턴트 미소 시루를 질렀다.

자판기에서 요구르트 맛이 나는 음료수를 하나 뽑아 홀짝거리고 있다가 탑승하라는 안내가 나와 줄을 선 뒤 비행기에 올라탔다.

 


 

복도 쪽 자리여서 구름 사진을 못 찍는 것도 언짢은데, 옆 자리에 앉은 놈이 자꾸 팔을 쳤다. 팔걸이 위에 팔을 올려 놓은 것도 아니고, 옆구리에 바~ 짝 붙인 채 있었는데도 저 질알을 떨고 있으니 굉장히 기분이 나빴다. 실수인 척 팔꿈치로 얼굴을 찍어버리는 상상을 하며 참았다. 가뜩이나 꼴 보기 싫어 숨질 지경인데 입도 가리지 않고 하품을 한다. 벌어진 입에서 똥내가~ 똥내가~ 아오, ㅽ

 

 

항공기 사고가 부쩍 는 것 같아 이착륙할 때 불안하다. 그러거나 말거나, 기장님은 쌈뽕하게 착륙을 마쳤다. 마음 같아서는 계속 앉아 있다가 앞에서 내리기 시작하면 차례차례 내렸음 싶은데 터치 다운 하는 순간 이미 일어나는 사람들 틈에서 그러고 있을 수가 없다. 막 밀고 나온다.

짐 나오는 곳에 가서 기다리고 있다가 캐리어를 찾은 뒤 밖으로 나갔다. 차를 세워둔 곳까지 전철을 이용할 계획이었지만 막상 공항 건물을 빠져 나가니 만사 귀찮아서 택시를 타게 됐다.

인천 공항에서 택시를 타는 건 처음이었는데 서울, 경기, 인천 등이 다 구분되어 있더라. 인천이라 되어 있는 곳으로 가 트렁크 뒤에 서니 덜컹! 하고 열린다. 캐리어를 넣고 있으니까 기사가 와서 어디로 가냐고 묻는다. 어디로 간다고 했더니 거기는 뒤에 있는 차를 타라고 한다. 인천이라고 다 같은 인천이 아닌 모양이다. 짐을  빼서 뒤에 있는 택시에 넣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택시에서 찌린내가 진동한다. 공항 순위도 계속 떨어지고 있는 판에, 택시는 정말 수준이 이하다. 첫 인상을 만들어주는 일이 허다할텐데 이 모양이라니... 관광 대국은 꿈 같은 소리다.

 


 

택시에서 내려 차를 세워둔 건물로 들어갔다. 여기가 맞는데 싶어 가봤는데 아니었다. 잠시 헤매다가 차를 찾았는데... 사이드 미러가 펼쳐져 있다. 진짜 안 잠궈놓고 출국한 거다. ㅋㅋㅋㅋㅋㅋ

 

웃을 일이 아니다. ㅽ

 

《 가장 좋아하는 섬유 유연제가 종이 방향제로 만들어졌기에 잔뜩 사들고 왔다 》

 

《 영양제를 사들고 왔다. 아리나민이라 써 있다. 이게 아로나민의 원조일까나? 》

 

예전에는 여행을 다녀오면 바로 캐리어를 펼쳐 빨랫감을 꺼내 세탁기를 돌리고, 짐을 정리한 뒤 퍼졌더랬다. 하지만 이제는 체력이 버티지를 못한다. 캐리어를 열어 안에 있는 걸 잔뜩 꺼내 놓은 뒤 그대로 퍼졌다. 한참 누워 있다가 간신히 세탁기를 돌렸고, 또 퍼져 있다가 겨우 겨우 짐을 정리했다.

 

 

여행 다녀온 지 두 달이 되어가는데, 이제서야 여행기를 마무리 짓는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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