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돌아가시고 나서 이런저런 일 처리하랴, 새 근무지에서 적응하랴, 이사하랴, 이래저래 스트레스가 차고 넘쳐서 조금은 갑작스럽게 일본 여행을 결정했고... 어찌 하다보니 메인 여행지를 요나고, 돗토리로 정한 것까지는 일사천리였다. 회사에서 여행 허가를 내주지 않을까봐 전전긍긍. 말도 안 통하면서 혼자 여행 가는 것이기에 늘 준비를 꼼꼼히 하는 편인데, 어찌나 다른 사람들 블로그를 들여다 봤는지 안 본 게 없을 정도였다. 그러던 와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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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채 열흘도 남기지 않은 10월 21일, 돗토리에 지진이 일어났다! ⊙ㅁ⊙ 컥! 지진이 워낙 잦은 일본이라지만 하필 돗토리라니... 태어나서 한 번도 지진을 겪어보지 못했기에 겁이 나지 않을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돗토리는 물론이고 요나고도 지진 피해가 있고 오카야마에서도 진동이 느껴졌다 하니 보통 일이 아니다. 진도가 6을 넘어가는 강진이 여행 얼마 전에 일어난 거다. 여행 일정을 앞당겼다면 큰 지진의 한복판에서 벌벌 떨어야 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
그렇잖아도 쫄아있는데... 일주일 이내에 다시 강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를 전문가라는 냥반들이 하고 있으니... 겁이 나지 않을 수가 없는 거다. 올해 4월 여행 전에도 규슈(구마모토)에서 큰 지진이 있었지만 여행 예정인 간사이 쪽과는 거리가 있었으니까 크게 걱정 안 했는데... ㅠ_ㅠ 어렵게 회사 결재도 받았고 들어간 돈도 적지 않은데 여행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일단 강행하기로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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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지진과 관련된 뉴스를 눈여겨 보는 와중에... 여행은 점점 다가오고... 아직 시간 많다고 여유 부리고 있었는데... 며칠 뒤면 출발해야 하고... 부랴부랴 일정을 짜려고 하는데, 요나고와 돗토리는 오사카나 교토 쪽과 달리 수시로 전철이나 버스가 오는 곳이 아니었다. 그래서 전철과 버스 시간을 잘 보고 동선을 짜야 했는데 그저 여유 부리고 있었던 거다. 급하게 일정을 짰다가... 싹 갈아엎고 새로 짜고... 그걸 또 갈아엎고 새로 짜고... 그렇게 몇 번을 헤매다 대충 일정을 마무리 지었다.
퇴근하고 와서 체크 리스트를 만들어 혹시 두고 가는 게 없도록 짐을 꾸렸다. 지금까지 써왔던 20인치 캐리어로는 어림도 없겠다 싶어 롯×마트에서 급하게 24인치 캐리어를 샀는데... 와~ 그걸로도 어림없다. 캐리어가 안 닫힌다. 위에 올라타서 눌러가며 억지로 닫았더니 지퍼가 밀린다. 싸구려 캐리어라... -_ㅡ;;; 다시 옷을 돌돌 말아 꾹꾹 눌러가며 가까스로 캐리어를 닫았지만 아무래도 불안하다. 팍팍 던지다가 벌컥! 열리기라도 하면... 아, 안 된다. 대참사다. 잠시 고민하다가... 바지 허리띠를 풀러 들고 왔다. 탄성이 있는 재질이라 늘려서 조이면 되지 않을까 싶더라. 시도해보니... 다행히 그럭저럭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캐리어를 한 바퀴 둘러 꽉 조이니 조금 안심이 됐다.
일찍 자야겠다는 마음으로 누웠는데... 윗 집 사는 미친 ×이 새벽 세 시까지 쿵쿵거린다. 대체 뭐하는 ×인지 모르겠다. 참다 참다 안 되겠다 싶어 두 시쯤 올라가서 문 발로 걷어차려다가... 일 벌리지 말자, 일 벌리지 말자, 忍(참을 인) 수백 번 써가며 참았다. 그렇게 새벽 늦게 짜증내다 잠든 덕분에... 잠을 설쳤다. 일곱시 반에 알람을 설정했는데 그 전에 눈이 떠졌다. 이불 밖으로 나가기 싫어 뮝기적거리다가... 더 늦으면 안 되겠다 싶어 대충 씻고 태블릿과 충전기 등을 바리바리 챙긴 뒤 카카오 택시를 불렀다. 아침 출근 시간이라 안 잡히지 않을까 싶었는데 금방 오더라.
급발진과 과속이 생활화된 기사님이라... 불과 5분만에 터미널에 도착해버렸다. -_ㅡ;;; 인터넷으로 알아본 버스 시간은 08:20 이었는데 터미널에 가보니 08:30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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