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일이 힘들거나 그렇지는 않은데 머무는 시간이 길다보니 며칠을 내리 출근하다 보면 스트레스가 쌓이기 마련이다. 적잖이 짜증이 나서 풀어야겠다 싶은데 딱히 좋은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 와중에 먹을 걸로 풀자는 마음이 들었다. 먹고 싶은 게 뭐지? 하고 생각해보니 새우 회가 먹고 싶은 거다. 그래서 제주도 갈 생각을 했다. 왕복 비행기 표 + 차 빌리는 돈 + 새우 회랑 소주 + 게스트 하우스 정도로 계산하니 20만원 정도는 있어야겠다 싶다. 길게 쉬는 것도 아니고 갔다가 다음 날 바로 돌아와야 하는 거라서... 이렇게 제주도 가는 건 좀... 이라는 생각이 들어 망설이다가... 예전에 우연히 알게 되어 궁금해했던 꽃새우 회에 도전해보기로 했다.
이유를 알 수 없지만 새우 회 파는 가게는 죄다 강남에 있다. 아오! 좀 알려졌다 싶은 곳이 '꽃새우 영번지'랑 '새우의 진수' 정도. 영번지는 『 맛있는 녀석들 』에 나왔고 진수는 『 식신 로드 』에 나왔단다. 딱히 방송 때문에 가는 게 아니라서 다녀온 사람들 후기 검색해보고... 일단 진수부터 가보자고 마음 먹었다.
지하철 타면 한~ 참 가야 하는데 기차 덕분에 금방 갈 수 있게 되었다.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불행이라고 해야할지.
넓은 주차장이 휑~ 하다. 유동 인구 따져보면 아무래도 뻥튀기한 게 틀림없다는 생각이 든다.
××역에 도착해서 ×××선 타고 가다가 ×××역에서 ×호선 갈아타고 두 정거장 더 가서 내렸다. 네이버 지도는 4번 출구로 나가라는데 3번 출구로 나가면 길도 안 건너고 훨씬 낫다. 네이버 지도 참고해서 어렵지 않게 찾아갔다. 제주 닻 생각해서 좀 이른 시간에 갔는데... 도착하니 18시도 안 됐다. 오픈이 18시부터라고 해서 잠시 기다리겠다고 했다.
가게 입구와 왼 쪽 벽면에는 수족관이 있고 그 안에 새우가 잔~ 뜩!
오른쪽에는 안내문과 함께 연예인, 운동 선수들 사인이 잔뜩이다. 유명한 사람들 많이 왔다 갔더라.
좀 오래된 블로그에는 모듬 새우 大가 13만원으로 나와 있던데... 15만원이다. 결코 싸지 않은 가격이다.
어디 블로그 보니 안주 나오기 전에 콩나물 국이랑 두부 김치로 이미 술을 얼만큼 먹었네 어쩌네 하던데... 두부 김치는 쥐알만큼 줘서 소주 한 병 비우기에는 무리이고... 콩나물 국은 그냥저냥 평범한 맛이라 소주를 부르는고나! 하고 감탄하고 자시고 할 게 없었다. 그래도 멍 때리고 앉아 있기가 뭐해서 천천히 소주 마시면서 안주를 기다렸다.
드디어 등! 장! 새우 대가리는 바삭하게 구워져서 나오고 그 옆에는 회! 양이 많아 보이는 건 바닥에 돌 깔렸기 때문이다. 누가 봐도 이게 15만원이라고! 하고 움찔! 할 양이긴 한데... 워낙 비싼 식재료라는 거 익히 알고 있었고... 알 달고 있는 녀석도 꽤 많아서 기쁜 마음으로 사진 찍고... 입에 넣었다. 진짜... 진~ 짜... 맛있다.
입이 저질이라 잘은 모른다. 솔직히 눈 가리고 먹으면 꽃새우인지, 닭새우인지, 도화새우인지도 모를 판. -_ㅡ;;; 그래도 맛있다!
신나게 먹고... 일행과 헤어져 집에 왔다. 소주 두 병 반씩 나눠 먹었는데 맛이 가서... -ㅅ- 그냥 싸구려 모텔 잡고 자고 왔음 편했으련만 꾸역꾸역 집에 오겠답시고 지하철 타고... 꽤 왔다 싶어 정신 차려보니 죽전이다. 그런데 난 죽전이라는 거 뻔히 알면서 수원이라 생각했고... 수원이면 금방이잖아? 하고 택시 잡아 타고 ××이요! 했다. 그리고... 5만원 나왔다. 수중에 딱 5만원 있어서 탈탈 털어 드리고... 집에 와서 아이스크림 먹다가 잤다. -_ㅡ;;;
새우 모듬 15만원, 소주 다섯 병 2만원, 택시 비 5만원, 기차랑 지하철 타는 데 대충 1만원 정도? 그럼 총 23만원 정도 쓴 셈이다. 제주도 다녀오는 게 더 나을 뻔. 먹고 난 소감은... 1년에 한 번 정도는 괜찮겠다 정도? 가격이 너무 비싸다. 제주 딱새우가 28,000원이었던 걸 생각하면... 대가리 튀긴 것도 무척 맛있긴 하지만 나는 딱새우 손 들어주고 싶다. 나쁘지는 않았는데... 카드 썼다는 문자 메시지 보니 아쉬운 맘 들긴 하더라.
요 밑↓에 하♥트 클릭, 콜?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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