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습기. 영어로는 dehumidifier. 미국 애들 발음으로는 디휴미닛빠이얼. 영국 애들 발음으로는 디휴미딧파이어. 역시 스펠링에 정확한 발음은 영국식 영어가... -_ㅡ;;; 한자로는 除濕機라 쓴다. 덜(어낼) 제, 젖을 습, 베틀 기. 말 그대로 습기를 제거하는 기계. 네×버 검색해보니 공기를 냉각시켜 습도를 낮추는 장치라는데 정작 제습기에서는 뜨거운 바람이 나온다는... 하긴, 에어컨도 실외기에서는 뜨거운 바람 뿜어져나오니까. 뭐, 아무튼...
지금 사용하고 있는 제습기는 노비타의 DH-15라는 제품. http://pohangsteelers.tistory.com/836 ← 지르고 나서 쓴 글은 여기. 2012년 5월 말에 질렀으니 얼추 6년 가까이 사용했다.
최근 비 오는 날이 계속되면서 실내 습도가 높아진 느낌이라 습도계를 확인하니 70%를 넘어간다. 제습기를 거실에 두고 작동. 5년 넘게 쓴 녀석이지만 성능은 확실하다. 습한 느낌이 금방 사라지면서 습도도 떨어지기 시작.
친척 형이 와서 얘기한다고 제습기 잠깐 껐다가... 형이 가고 나서 다시 전원을 켰다. 자려고 누워 다큐멘터리 보고 있는데... 갑자기 뭔가 어색한 기분. 뭔지 모르겠지만 이상하다는 느낌. 생각해보니 웅웅웅웅~ 하고 굉음(!)을 내며 돌아가던 제습기가 조용하다. 벌써 물통이 다 채워졌나? 그럴 리 없는데? 쌔~ 한 기분으로 거실에 나가보니 물통은 반에 반도 안 찬 상황. 그런데 전원이 꺼져 있다. 전원 버튼을 아무리 눌러봐도 안 켜진다. 혹시나 싶어 전원을 연결한 멀티 탭에 다른 전자 제품을 연결한 뒤 켜보니 잘 켜진다. 전원 문제는 아닌 모양.
따로 LED가 있어서 고장 상황을 알려주는 제품이 아니라서 뭐가 문제인지 전혀 모르겠다. 인터넷 검색 시작. 그리고... A/S가 형편없다는 내용이 줄줄이 나오기 시작한다. 단종된 제품인데 부품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서 A/S 불가하다는 답변 밖에 못 들었다는 내용이 다수. 단종되더라도 7년 동안은 부품 보유해야 한다는 규정 같은 게 있지만 강제력이 없어서 그 전에 부품 없다고 못 고치니 배 째라~ 해도 어떻게 할 방법이 없는 모양이다. 거기에다 수리 요청하면 서비스 기사가 방문하기 때문에 무조건 방문 비용을 내야 한다고.
수리 받는 건 포기했다. 폐기물 신고하고 버려야 하나? 그런 고민을 잠시 하고... 제습기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대기업 제품으로 알아볼까 했지만 있는 짐을 줄여야 할 판이라서 새로 사면 안 된다. 결국 여름의 습함은 에어컨으로 견디자 생각하고 새로 사지 않는 걸로 결정.
제습기를 보니 여기저기 더러워서... 대충 닦아주고... 압축 공기 깡통 들고와서 먼지도 좀 불어주고... 그러다가 문득 혹시라도 되지 않을까? 싶어서 다시 전원 연결하니... 모든 LED가 깜빡깜빡 점멸하면서 삑~ 삑~ 삑~ 삑~ 하는 비프음을 반복한다. 호오~ 어제는 아예 먹통이었는데 이제는 그래도 숨 넘어가는 소리라도 내는고만. -ㅅ-
후기 검색해보니 컴프레셔 나간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컴프레셔 교환하면 10만원 정도 드니 새로 사는 게 낫다는 말을 기사가 해서 충격이었다는 후기도 여럿. 컴프레셔 젖어서 그런데 말리면 된다는 글도 있는 걸로 봐서 방치하다가 켜면 동작하는 경우도 있는 모양이다. 일단 바로 버리기는 좀 아쉬워서 방치해뒀다가 나중에 켜보고 여전히 안 되면 그 때 버리기로 했다.
20만원 조금 못 미치는 돈 주고 사서 6년 썼으면 잘 쓴 건가? 싶다. 습한 날 습기 제거에는 최고였는데... 그동안 고생했다, 제습기야. 좋은 재활용 센터로 가서 장기 기증(?) 충실하게 하고 뭔가 그럴싸한 녀석으로 재활용되거라~ 물론 그러기 전에 방치했을 때 자가 치유(?) 되서 다시 써먹을 수 있게 되면 더 좋고. -ㅅ-
P.S. 고장 증상 검색하려고 모델 명 입력하니... 2012년, 2013년 무렵 제습기 좋다고 빨아대는, 누가 봐도 후기를 가장한 광고 글이 수두룩하다. 제조사로부터 돈을 받았든, 제품을 받았든, 뭔가 받아서 저런 글 썼을텐데... 허약한 내구성과 엉망진창 A/S를 자랑하는 지금, 저런 글 쓴 거 보면 안 부끄러울까?
'『 주절주절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닌텐도 스위치를 질러야 할 것인가... -_ㅡ;;; (0) | 2018.05.07 |
---|---|
일본 과자를 베낀 한국 과자 (0) | 2018.04.07 |
국가 유공자 유족 혜택 (19) | 2018.03.07 |
안방에 아이스 링크 만들 뻔... 아오, ㅆㅂ (0) | 2018.01.29 |
정든 매트리스여, 안녕. ㅠ_ㅠ (0) | 2018.01.1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