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퇴근길에 미친 듯 쏟아지던 비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쨍쨍한 날이었다. 출근하지 않아도 된다는 낭보를 확인한 후 마음 놓고 빈둥거리다가 한 시 쯤 잠 들었는데 눈 뜨니 일곱 시도 안 됐다. 올 해 들어 어떻게든 여덟 시간 자려고 노력하는데 제대로 자는 날이 없다. 만날 두, 세 시간 자고 중간에 깼다가 다시 자는데 그렇게 자다 깨다 한 시간을 다 더해봐도 간신히 여섯 시간 남짓. 더구나 이번 주는 계속 새벽 출근이었고 중간에 쉬는 날도 없어서 더 힘들었다.
어제 주차할 때 옆 차에 바짝 붙여놓은 게 불안해서 주차장에 한 번 내려가볼까 싶었지만 개떼처럼 몰려온 예수쟁이 ㅅㄲㄷ 보고 싶지 않아서 집 밖으로 안 나갔다. 하루종일 집 밖에 안 나가긴 했는데... 정작 집에서 뭘 했는지 기억이 안 난다.
창문이 서쪽으로 나 있어서 어제 내린 비에 별 피해가 없었다 싶었는데... 유일하게 북쪽으로 난 옷 방에 비가 엄청나게 들이 닥쳤다. 창문 바로 아래에 둔 양말과 속옷이 흠뻑 젖어서 전부 다시 빨아야 했다. 부랴부랴 빨아서 널긴 했는데 꿉꿉한 냄새가 진동을 한다. 오늘 아침에 냄새를 맡아보니 그나마 덜하긴 한데... 섬유 유연제의 향긋한 냄새가 아니라 빨래 덜 마른 꿉꿉한 냄새가 나는 것 같아서 다시 빨았다. 빨래 널고... 날씨가 좋아서 금방 말랐기에 러그랑 이불도 좀 빨까 했는데 귀찮아서 다음으로 미뤘다.
슬슬... 쉬는 날이 다가온다. 하루, 이틀 쉬는 것도 아니고 일주일 쉬는 것도 아니고 한 달 쉬는 것도 아니다. 최소 18개월, 최대 24개월 쉬는 날이 다가오는 거다. 너무나도 지쳐 있어서 쉬는 날이 간절하다. 지금의 나는 진작에 방전된 배터리를 쥐어짜고 또 쥐어짜서 간신히 버티고 있는 꼴인지라 1초라도 빨리 충전기 위에 올라타고 싶은 기분이다.
2007년에 입사해서 2년 정도를 제외하고는 죄다 비정상(?)적인 근무를 해왔다. 2010년부터라고 해도 9년째. 주말이나 공휴일에 쉬지 못하고 출근하는 시간도 들쭉날쭉. 이러니 이 염병할 조직에 있는 것들은 자기들끼리만 어울리게 되고 그렇게 좁아터진 세상에서 자기가 최고인 줄 아는 세상 모르는 개구리가 되어 간다.
그런 개구리를 혐오하면서 정작 그 개구리들 틈에서 생활해야 하기 때문에 얻게 되는 스트레스는 엄청나다. 그 스트레스를 여행이나 잡다한 취미 생활로 상쇄하며 버텨왔는데... 이제는 한계다. 특히나 지난 해 말에 손에 든 것 다 내어주니 뒤통수 쪼개겠다고 달려드는 ㄱㅅㄲㄷ 덕분에 정나미가 떨어져버렸다.
한~ 참을 출근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자체가 기쁘기도 하지만... 아예 다른 환경에서 사는 것이 기대되기도 한다. 남들처럼 아침에 나가서 저녁에 들어오고 주말에 쉬는 일상이 가능하다는 것 자체가 기대되기도 한다.
단순히 날짜만 따지면 12일 남았지만 쉬는 날 빼면 딱 일주일 남았다. 일주일만 참으면 벌레만도 못한 ㅅㄲ의 발로 걷어차버리고 싶은 낯짝을 보지 않아도 되고 개 같은 ㅅㄲㄷ 꼬라지를 보지 않아도 된다. 이제, 일주일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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