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퇴근하고 민턴 누나들과의 단톡방에 배 고프다는 이모티콘을 날렸다. 맛있는 거 사준다고 오라는 답장이 와서 3단 선반 조립하다 말고 냅다 출발! 지방 국도를 탈까 하다가 티맵이 고속 국도를 타라 하더라고. 티맵은 배신하지 않으니까 안내하는대로 갔다. 그리고... 막혔다.
처음의 도착 예정 시각보다 30분 이상 뒤로 밀렸다. 게다가 분당에서 빠져 나가지 않고 티맵 안내대로 갔더니 한참을 버벅거려야 했다. 티맵에게 처음 배신 당했다. 아, 그 뿐만 아니다. 티맵 전용 기기로 쓰려고 갤럭시 S8에 데이터 함께 쓰기를 신청한 건데 갑자기 데이터를 사용하지 못하는 상태가 되어 버린다. LTE 안테나는 빵빵하게 떠 있는데도 저 모양이다. 속이 터진다.
고생을 해서 목적지에 도착했다. 예전에 2년 동안 살던 곳이니까 그나마 익숙하긴 한데, 여전히 주차 공간이 부족하다. 한참을 헤매다가 결국 도로 변에 차를 세웠다. 일본처럼 무조건 주차장에 주차해야 하고, 유료 주차장이 사방에 널려 있음 좋겠다.
누나들을 만나 이 날의 첫 끼를 먹었다. 간만에 소주 일 잔. 시간이 얼마 안 됐다고 생각했는데 얼추 자정이 될 때까지 마셨다. 누나들과 헤어진 뒤 택시를 타러 갔더니 서울 번호판을 달고 있는 차들만 잔뜩. 그래도 띄엄띄엄 경기 번호판 달고 있는 택시들이 와서 모텔까지 잘 갔다. 편의점에 갔더니 710㎖ 맥주가 있더라고. 신기해서 그거 사고, 컵 라면이랑 삼각 김밥도 좀 샀다.
방에 들어와 라면이랑 김밥을 먹고 나니 배가 부르고... 맥주는 마시면 안 될 것 같고. 그래서 그대로 잤다. 전기 장판으로 난방하는데 방 안 공기 자체도 그닥 차갑지 않더라.
꽤 잤다고 생각했는데 여섯 시. 스마트 폰 만지작거리며 시간을 보냈다. 맥주를 마시지 않은 것도 '술이 깼다 생각하고 운전했는데 음주!' 이럴까봐 걱정이 됐기 때문인데 너무 일찍 일어났다. 더 자야 하는데 잠이 안 오더라. 빈둥거리다가 슬슬 나가자 싶어 씻고 나갔다.
횡단보도 건너니 짬뽕 가게가 있어서 짬뽕을 먹었다. 오징어도 많이 들어 있고 그럭저럭 괜찮았는데 정작 국물이 별로. 다 먹고 나서 택시 타고 차 세워둔 곳으로 갔다. 간만에 홈플러스로. 예전에는 거의 날마다 갔던 곳인데, 오랜만이라 어색하다. 필요한 것들을 사고 나니 8만원이 넘어 간다. 하아... 돈 쓰는 게 너무 쉬워. ㅠ_ㅠ
차로 돌아와서 일단 와이퍼부터 갈았다. 지금 타는 차에 돈 쓰지 않으려고 했는데 와이퍼는 전혀 안 닦이니 방법이 없더라. 갈고 나서 작동시켜보니 잘 된다. ㅋ
고속 국도를 이용해서 ㅇㅇ으로 돌아가는데 하이패스 라인과 일반 라인의 구분이 안 된다. 너무 어렵다. 결국 하이패스 라인으로 잘못 들어갔고, 그대로 통과했다. 길도 잘못 들어서 유턴으로 돌아가야 했다. 그렇게 한참 헤맨 후 숙소에 도착. 룸 메이트는 외출한 듯 했고 택배가 문 앞에 놓여 있더라. 조립하다 만 선반부터 조립을 하고, 부랴부랴 정리를 했다. 대충 정리를 마친 후 맥주 마시며 유튜브 영상 보는 중.
아, 하이패스 요금은 인터넷으로 냈다. 운전할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스파크는 꽤나 좋은 차다. 그리고, 경차라고 함부로 구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특히나 앞으로 끼어드는 것들, 대책이 없다. 인터넷에서 보면 죄다 깜빡이 꼬박꼬박 다 켜고, 착한 운전한다는 사람 뿐인데 왜 현실에서는 온통 양아치냐.
맥주 마시고 한 숨 자고 일어나면 늦은 밤이겠지. 빈둥거리다가 다시 자고, 내일은 또 돈 벌러 가야지. 지금까지 있었던 부서에서는 신입들 교육할 때 빨리하라고 재촉하곤 했는데 여긴 상당히 여유롭더라. 전반적으로 연령대도 낮고, 사람들도 모두 친절한 것 같다. 부지런히 배워서 한 사람 몫을 빨리 했으면 좋겠다. 맥주 다 마시면 어슬렁거리고 밖에 나가서 마사미 님과 통화 좀 할까 싶다.
고모한테 영어로 뭐라 뭐라 쓰여진 책이 왔다기에 뭔가 했는데 생각해보니 졸업장인 것 같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오사카의 내 방에서 돌아갈 일을 걱정하며 빈둥거리고 있었는데... 벌써부터 그립다. 정말이지, 로또 1등 당첨되서 통장에 20억 이상만 꽂힌다 그러면 미련없이 그만두고 일본에 눌러 앉을텐데.
수요일에 하루 쉬니 정말 좋다. 내일과 모레만 출근하면 또 이틀 쉬니까. 주 4일 근무하는 날도 분명 오겠지. 그 때가 되면 주 3일 근무하는 걸 바라게 되겠지.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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