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 무렵에 잠이 들었는데 고등학교 때 친구를 오지게 줘 패놓고 고소 당해서 전전긍긍하는, 개꿈을 꾸다가 깼다. 세 시도 안 됐더라. 회사에 안 가도 된다고 생각하니 달랑 두 시간 자고도 전혀 피곤하지 않았다. 네 시까지 태블릿을 만지작거리며 시간을 보내다가 다시 잠이 들었다.
다른 내용의 개꿈을 꾸다가 또 깼다. 머리맡에 둔 태블릿을 붙잡고 이것저것 만지다가 구글에서 500원으로 영화를 볼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어 부랴부랴 『 어벤져스: 엔드 게임 』을 보기 시작. 세 시간이 후딱 지나갔다. 헐리웃 블록 버스터를 보고 질질 짠 건 『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 』 이후 처음이다.
다시 잘까 했는데 잠이 완전히 깨어버렸다. 룸 메이트는 아침부터 부지런히 세탁기 돌리고 있더라. 빈둥거리다가 나도 세탁기를 돌려 빨래를 널고, 대충 샤워를 한 뒤 가방을 싸서 도서관으로 출발.
30분 넘게 걸려 도서관에 도착했는데... 폐관. 코로나 때문에 문을 닫은 상태다. 아니, 홈페이지에서 안내라도 할 것이지! 화장실이라도 다녀오려고 했는데 들어가는 입구를 아예 완전히 막아놨더라. 책을 빌리는 건 가능한지 인터넷으로 대출 신청을 하고 무인 시스템을 이용해 받고 반납하도록 해놨더라. 난 주소도 옮기지 않은데다 재직 증명서도 없어서 책 빌리는 건 불가능. 게다가 공부하는 곳도 이용할 수 없으니 괜히 간 셈이 되었다.
이마트나 홈플러스에 들러 필요한 것들을 사오고 싶었지만 귀찮아서 그냥 돌아왔다. 결국 소중한 시간을 한 시간 이상 까먹고, 기름도 까먹고. 바보 짓 했다.
집에 가방을 두고 카메라를 챙겨 숙소 바로 뒤에 있는 저수지로 향했다. 얼마 걸리지 않아 도착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훨~ 씬 크다. 이렇게 크다고?
오늘도 마사미 님과 통화를 했는데, 정말이지... 배우는 건 오래 걸리지만 잊는 건 순간이라는 말이 딱이다. 한 달 반만에 바보가 되어버렸다. 기본적인 단어도 다 까먹고.
방에서 공부하고 싶지만 방에서는 절대 못할 거다. 컴퓨터가 있으니까. 고로, 거실에서 해야겠다. 한 시간이라도 단어 좀 외워야지.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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