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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장일기 』

2020년 04월 19일 일요일 흐림 (돈 쓰는 재미 / 내 차는 언제쯤)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0. 4.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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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혼자 살기 시작한 건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인데 너무 옛날 이야기니까 생략하고, 백령도에서 나왔을 때부터 이야기를 해보자면. 성남에 있는 꽤나 큰 반지하 방에 들어가면서 살림을 늘리기 시작했더랬다. 다른 건 없어도 세탁기와 냉장고는 꼭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냉장고는 놓여져 있던 게 있어서 세탁기만 중고로 샀었다.

  • 그 세탁기가 고장나면서 새 제품을 질렀고, 광주로 이사 가면서 미친 듯 돈을 써대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 것이, 성남의 반지하 방은 누가 봐도 잠깐 살고 말 집이었지만 대출 받아 1억이나 주고 들어간 광주의 집은 확실히 살림 집이었다. 냉장고도 새로 사고, 온갖 것들을 질러대기 시작했다. 저 때 대략 500만원 가까이 까먹은 것 같다. 그렇게 살림이 확~ 불어났다.

  • 광주에 살면서 질렀던 것 중 기억에 남는 게 회전형 행거. 늘어난 옷을 감당할 수 없어서 옷가게에서나 볼 수 있는, 빙글빙글 돌리는 회전형 행거를 샀더랬다. 이게 아무리 단단히 고정해도 옷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자빠지는 바람에 여러 번 고생했었지. 아련하고만.

  • 재계약 하고 계속 그 집에 살 생각이었는데 내 의사와 무관하게 평택으로 이사를 가게 됐다. 다행히 평택의 집은 광주보다 더 커서 좋더라고. 필요한 건 이미 잔뜩 질러놓은 상태였기 때문에 더 지를 건 없었지만 소소하게 이것저것 사들였다.

  • 그러다가 일본으로 유학을 가게 되면서 엄청난 짐들 때문에 골치가 아파졌다. 당장 둘 곳이 없어서 고민하던 중 고모 댁의 빈 방에 놓으라는 얘기를 듣고 5톤 트럭으로 실어 날랐지. 냉장고와 세탁기, 텔레비전은 고모 쓰시라 설치하고, 나머지는 작은 방에 구겨 넣었다.

  • 일본에 갈 때 우체국 6호 상자 네 개와 캐리어 두 개를 가지고 갔고, 최대한 짐을 늘리지 않으려 했음에도 불구하고 살림은 또 늘었다. 그리고 돌아올 때, 멀쩡한 것들을 죄다 버리고 올 수밖에 없었다.

  • 용인으로 오면서 필요한 것만 챙긴다고 챙겼는데도 스파크 한 대가 꽉 찼다. 작은 방에 짐을 풀어놓으니 역시나 가득 찼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요한 게 많다. 지금 당장 필요한 건 마우스 장 패드와 옷 정도? 규조토 발 매트도 있었음 좋겠고. 문제는 저게 다 있는 것들이라는 거다. 이미 가지고 있는 것들인데 또 돈 주고 사려니까 너무 아깝다. 그렇다고 당장 가지고 올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 플레이 스테이션도 가지고 와서 수리 받은 뒤 써먹고 싶은데 그걸 생각하다보면 인터넷을 설치해야 하나 망설이게 된다. 지금은 스마트 폰 테더링으로 인터넷을 쓰고 있는데 딱히 게임을 하는 것도 아니고 하니까 괜찮다. 문제는 계속 테더링을 해도 괜찮은지 걱정이 된다는 것. 배터리 소모 중에 충전하는 것도 영 마음에 걸리고. 뭐, 2년 뒤에 새로운 모델이 나온다 싶으면 또 바꾸고 싶어질테니 괜찮을까 싶기도 하고.

  • 그러고보니 아이폰 SE 2가 55만원부터 시작이란다. 나는 지금까지 안드로이드 계열만 써왔고 아이폰은 전혀 욕심을 낸 적이 없는데 이번에 나온다는 녀석은 욕심이 조금 난다. ……………… 응, 맞다. 빨간색에 홀랑 넘어간 거다. 지금 가지고 있는 스마트 폰이 갤럭시 S20+, 갤럭시 S8, 엑스페리아 XZP, 이렇게 세 대인데 아이폰을 또 사야 하나 싶긴 하지만 내가 아는 나라면 틀림없이 살 거다.

  • 컴퓨터 욕심도 난다. 직접 조립하기는 귀찮고, 조립된 거 사서 쓸까 싶은데, 내 욕심대로라면 본체만 최소 400만원에다가 34인치 와이드 모니터도 한 대 더 사서 모니터 암 이용해 위 · 아래로 배치하고 싶다. 욕심을 채운다면 최소 500만원 정도는 있어야 할 것 같은데, 당장 차 값 나갈 거 생각하면...

  • 근처에 PC방이 있으면 PC방에나 다니면서 참아보겠는데 근처에 아무 것도 없다. 완전 시골.

  • 고모 댁에 짐을 언제까지 둘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 갑자기 짐을 빼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으니 셀프 스토리지에 대해서도 좀 알아봐야 한다. 그러고보면 돈 나갈 일이 끝도 없다.

  • 유학 떠날 때 내가 진급 1 순위였다. 나보다 1년 먼저 들어온 동기 녀석은 이미 진급했고, 나보다 늦게 들어온 사람도 이미 진급을 했다. 그런데 나는 유학 다녀오면서 1년 반 이상을 쉬었고 게다가 담당도 바꿔 버린데다 지금 있는 곳은 같은 계급의 사람이 많아서 제대로 진급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뭐, 딱히 진급하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서도 해서 나쁠 건 없으니까.

  • 어제 돌아다니다 보니 볼보 차가 꽤 많이 보이더라. 괜히 반가웠다. 내 차는 언제나 오려나... 자다 깨서 생각해보니 차 살 돈도 계획을 잘 세워놔야 한다. 계약금 100만원 걸어놓은 게 있으니 900만원 내서 1,000만원 채우고 나머지는 할부로 돌린 뒤 PPF나 블랙 박스 등 초기 작업이랑 세금에 한 500만원 깨질 걸 예상했더랬다. 그 중 300만원 정도는 지금 타고 있는 중고 차를 팔아서 감당하려고 했는데 중고 차를 파는 게 가장 나중의 일이 될 것 같아 걱정이 되더라고. 새 차 나왔다고 연락 받으면 전문 업체에 바로 맡겨서 틴딩이랑 블랙 박스 등을 설치하고 작업이 끝나면 차를 찾아와야 할텐데 그 때까지는 지금 타는 차를 가지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아! 아니다. 작업 다 끝났다고 연락이 오면 곧바로 지금 타는 차를 팔아버려야겠다. 그리고 택시를 부르든, 버스를 타든, 시내로 나가서 대중 교통으로 차 찾으러 가면 되겠다. 응, 그렇게 해야겠어. ㅋ

  • 뭐, 언제 나올지도 모르는 차에 대해 생각해봐야... -_ㅡ;;;   4월 다 지나갔고, 5월에 받는 건 절대 무리일 듯. 6월이나 7월에도 가능하다는 보장이 없다. 전체 순위 20이라는데, 한 달에 여섯 대씩 빠진다고 해도 3개월 이상 기다려야 하니까. 대기 순위가 실시간으로 통보되는 것도 아니고 예상이 아예 불가능하니 답답하고만.

  • 캔들 워머를 쓰면 전기 요금이 엄청 빠져 나간다는데 하루종일, 매일 켜놔도 10,000원도 안 된단다. 대체 전기 요금 폭탄이라는 루머는 어디에서 기어나온 건지. 게다가 아직도 전기세라 부르는 사람이 많은 것도 불편.
    지금은 캔들 워머를 잘 쓰고 있는데 점점 향이 약해진단다. 하긴... 양이 전혀 줄어들지 않고 있으니 그럴 것 같긴 하네. 5월이 되면 녹은 부분은 따라내고 써야겠다. 한 달에 한 번씩 따라내면 될까? 캔들의 양이 줄어들어도 향이 나는 데 문제가 없는지 의문. 써보면 알겠지.

  • 10ℓ 짜리 압축 쓰레기통도 샀음 싶은데... 고민이고만. 산다고 해도 방에 두고 쓰자니 얌체 같고, 거실에 두고 같이 쓰자니 조금 찝찝하고. 규조토 발매트도 마찬가지. 그래도 룸 메이트가 나쁜 사람이 아닌 것 같으니까 다행이긴 한데.

  • 같이 한 잔 했음 싶은데 워낙 조용한 사람이라서 말 붙이는 것도 어렵다. 입장을 바꿔보면 혼자 편하게 살다가 갑자기 동거인이 생긴 셈이니 룸 메이트 입장도 생각해야 하고.

  • 어제와 오늘 비 온다더니 어제는 무척 맑았다. 하지만 오늘은 확실히 흐리네. 정오부터 비 온다고 했으니 그 전에 나가서 밥 먹고 들어와야 할 것 같다. 낮잠을 좀 잘까 싶기도 하고, 낮에 맥주 좀 마실까 싶기도 하고.

  • 다음 주는 5일을 고스란히 출근해야 하지만 그 다음 주는 부처님 오신 날 덕분에 하루를 또 쉴 수 있다. 럭키! 다만 내일부터 또 방치될 것을 생각하면 조금 답답하기도 하네. 5일을 어찌 버틸꼬. ㅋ

  • 일단 일기 올리고 나서 근처 한식 부페에 가서 또 한 끼 때우고 와야지. 편의점에서 컵라면 좀 사고. 근처에 아무 것도 없으니 평일에는 돈 쓸 일이 거의 없다. 대신 주말에 먹을 것들을 잘 좀 사다놔야 한다. 한 번 편의점에 가면 술 사고 어쩌고 해서 3만원씩 까먹는데 한 달에 20만원도 안 쓰는 거면 괜찮은 건가?
    전자 레인지랑 레토르트 식품을 사야 하나, 이것도 고민 중이다.



  • 정오부터 비가 온다고 했는데 정오가 지나 오후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 비가 꽤 내린다. 나는 비 오기 전에 나가서 밥 먹고 마스크 사들고 돌아왔지. 집에서 딱히 할 게 없어서 꾸역꾸역 블레이드 앤 소울 깔아봤는데 도저히 못 돌릴 수준이다. 옵션을 죄다 낮춰놨는데도 움직임이 끊어질 정도로 느린데 그것도 힘든지 노트북 팬 돌아가는 소리가 엄청나다. 결국 삭제. 포기했다. CPU도, RAM도, SSD도, 나쁘지 않은 수준인데 역시 그래픽 카드가 없다는 게 크고만. 근처에 PC방도 없으니 어디 놀러가서 PC방에 가지 않는 이상 블레이드 앤 소울은 무리.

  • 스팀으로 다운 받은 다른 게임도 버벅거린다. 결국 게임은 아예 포기하는 게 나을 것 같다.

  • 넷플릭스는 유료 결제가 끝났지만 WAVVE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니 다행이다. 한국의 이런저런 프로그램들 보기에는 더 나은 듯.

  • 마사미 님과 통화라도 하려면 나가야 하는데 우산 쓰고 나가자니 번거롭다. 게다가 안테나가 빵빵하게 떠 있어도 통화가 중간에 자주 끊기더라고. 그것도 불편하다. 방에서 공부나 하면 좋겠는데 발도 시리고, 의욕 자체가 안 생긴다. 한 숨 자고 일어나 맥주 마시고 다시 잘까 싶다. -ㅅ-



  • 16시 30분이 거의 다 되어 잠이 들었고 18시가 되어 깼다. 한 숨 자고 나니 개운하긴 한데 뭔가 먹고 싶다. 배가 고픈 건 아닌데 입에 무언가를 넣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빗소리를 듣고 있자니 우동이 먹고 싶어 검색해보니 근처에 우동 가게가 있네? 그런데 대기도 있는 것 같고, 예약도 받는다는 걸 보니 유명한 가게인 모양이다. 한 번 가봐야겠다.

  • 뒹굴거리다가 결국 20시가 넘어서야 밖으로 나갔다. 룸 메이트는 어디에 간 건지 조용하더라. 비를 맞고 가장 가까운 편의점까지 갔는데 편의점 왼 쪽의 만두 가게도, 오른 쪽의 중국 음식 가게도, 전부 문을 닫았더라.

  • 인스턴트 우동이라도 있었음 좋겠는데 당최 안 보인다. 즉석 밥이 포함된 레토르트 식품이 먹고 싶긴 했는데 전자 레인지가 없으니... 전자 레인지는 비싸지 않으니까 하나 사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 비빔면 스타일의 컵라면과 볶음김치 컵라면을 먹어 치웠다. 둘 다 맛 없네. 실패! 탄산 음료 생각이 간절하다. 하나 사올까 하다가 말았는데. 쳇!

  • 씻으러 들어가 머리를 밀었다. 한국에 오면 직접 머리 미는 일 같은 건 없을 줄 알았는데 결국 또 셀프. 포항에서 12,000원 주고 깎은 지 일주일 밖에 안 됐는데 머리가 꽤 길다. 빨리 자란 게 아니라 포항의 미용실 아줌마가 기르는 줄 알고 적당히 남겨가며 깎아서 그렇다. 분명히 빡빡 밀어달라고 했는데.

  • 아무튼 밀고 나니 개운하다. 화장실 청소를 대충 마친 뒤 나와서 맥주 하나를 깠다. 맘 같아서는 화장실 대청소를 하고 싶은데... 차차 해야겠다.

  • 편의점에 다녀올 때, 비 오는 거리를 달리고 있자니 돌아갈 곳이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처럼 비가 오는 날이나 도로에 나 밖에 없는 저녁, 노란 불빛이 아른거리는 아파트 단지 등을 보고 있노라면 내가 사는 곳에 대한 그리움 같은 게 솟아난다. 묘한 기분.

  • 저녁에 한 숨 자긴 했지만 주말 동안 많이 못 잤으니까 오늘은 일찍 누워야지. 맥주 한 캔만 다 마시면 양치하고 바로 자야겠다. 잔다고 누워도 어차피 자정이나 되어야 잘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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