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살다 보면 이런저런 걱정이 생기기 마련이다. 남들이 볼 때에는 별 거 아니지만 정작 본인에게는 상당히 심각한 고민인 경우도 많지. 하지만 말이다. 며칠, 심지어는 한 달 넘도록 고민했던 것들도 해결되고 나면 왜 그랬던가 싶을 정도로 별 거 아닐 때가 많다.
일본에서 짐을 보낼 때 하도 상세하게 쓰라고 난리여서 걱정했는데, 한 달이 채 안 되어 배로 보낸 것도, 비행기로 보낸 것도, 모두 잘 도착했다. 상자들은 아무렇지 않게 알아서 잘 오고 있는데 나 혼자 일본으로 되돌아가지 않을까 전전긍긍했던 걸 떠올리면 창피하지만... 그럴 수밖에 없다 생각한다. 앞으로의 일을 그렇게 잘 예상한다면 이러고 살 리 없지.
후나빙은 보통 한 달, 이번에는 코로나 때문에 한 달 반이 걸린다고 했다. EMS는 일주일도 안 걸린다고 했지. 그런데 나는 죄다 같은 날에 도착했다. 이래서야 EMS를 보낸 의미가 없잖아?
아무튼. 일본에서 보낸 옷들. 보낼 때에는 분명히 FLAIR의 향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상자를 열어 꺼내니까 전혀 향이 나지 않더라. 다우니에 절여(?) 놓은 옷은 2년이 다 되어 가도록 여전히 향이 생생한데 말이다.
지방에서 올라오면서 느낀 건데, 스파크는 참 좋은 차다. 물론 배기량 때문에 오르막에서 가속한다거나 단거리를 가속해서 추월할 때에는 성능이 좀 아쉬지만, 따지고보면 일본의 경차보다 거의 두 배 가까이 큰 엔진을 달고 있는 녀석 아닌가?
맘 같아서는 XC40이 나와도 계속 타고 싶다. 숙소에서 회사까지 정말 짧은데... 그 짧은 거리를 터보 엔진 단 차로 왔다리 갔다리 하느니, 스파크를 서브로 계속 굴리는 게 낫지 않을까 싶다.
정작 XC40 아끼려고 저런 궁리를 한 건데, 막상 차 두 대를 굴리게 되면 돈은 훅훅 나가겠지.
이마트에서 장 보고 숙소로 오던 중 사고 날 뻔 했다. 나는 사고 자체가 무섭다기보다는, 왜 싸돌아다니냐고 난리 칠 것들이 두려운 사람인데. 어찌 되었든 내 과실은 없다시피 한 상황이라 화가 나긴 한다. 큰 도로에서 직진하고 있는데 옆에서 들이 밀더라. 싸~ 해서 준비하다가 어라! 하고 피해서 망정이지, 그냥 갔음 사고 났을 거다. 도로에 차를 세웠는데 내려서 멱살이라도 잡고 싶었지만 그만뒀다. 그렇게 해서 남는 게 없으니까.
어제는 아빠 꿈을 꿨다. 말도 안 되는 내용이었는데 한 달치 식량을 나에게 주고 담배를 피워 물던 아빠의 모습은 생생하다. 아빠한테 가서 소주라도 한 잔 마시고 싶지만 당분간은 참겠다. 차 나오면, 고모 모시고 다녀올 거다. 지금은 더없이 초라하겠지만, 금방 갈테니 조금만 기다려, 아빠.
'『 포장일기 』'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0년 04월 27일 월요일 흐림 (숨만 쉬고 있어도 피곤) (0) | 2020.04.27 |
---|---|
2020년 04월 26일 일요일 맑음 (노는 날은 시간이 훅훅) (0) | 2020.04.26 |
2020년 04월 23일 목요일 맑음 (짬뽕 없이 어찌 살았을꼬) (0) | 2020.04.23 |
2020년 04월 21일 화요일 흐림 (아프지 말아야 함) (0) | 2020.04.21 |
2020년 04월 20일 월요일 비옴 (오늘도 지루한 하루) (0) | 2020.04.2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