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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장일기 』

2021년 03월 01일 월요일 비옴 (햄최몇? 네... 다섯 개?)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1. 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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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4시간 근무를 마치고 쉬는 날을 포함해서 무려 5일이나 내리 출근하지 않아도 되는 꿀 같은 연휴였다. 코로나 때문에 어디 놀러가지도 못하고, 퐁당퐁당으로 술이나 마셔야겠다 생각했는데 정말 그렇게 퍼마시다 연휴가 다 지나갔다. 목요일, 금요일에 마시고 토요일 쉰 뒤 일요일에 또 마셨다.

  • 이 동네 온 뒤로 주말에 맥주 사 마시고 밥 사다 먹는 거 말고는 딱히 돈 쓸 일이 없다. 그 덕분에 100만원 안팎으로 카드 값을 선방하고 있다. 독하게 맘 먹고 주말에 회사에서 밥 먹고 맥주도 안 마시면 50만원도 안 쓸 수 있을 것 같다. 3월에 한 번 도전해볼까?

  • 아... 안 되겠고나. 이미 3월의 첫 날에 30만원 가까이 까먹었다. 할 게 없어서 나이키 쇼핑몰을 어슬렁거리다가 맘에 드는 옷을 발견해버린 거다. 경험 상 마음에 드는 옷을 그 때 바로 지르지 않으면 나중에 비슷한 옷도 못 찾아서 꼭 후회하게 되거든. 한~ 참을 망설이다가 지르기로 마음을 먹었는데... 먹었는데... 반바지랑 세트더라. 긴 팔 후드 티셔츠에 반바지 조합이라니. 옛날 사람인 내가 가장 좋아하는 조합이잖아! 결국 바지까지 장바구니행.

뭔가 전범기 같아 보이는 디자인 때문에 살까 말까 한~ 참을 망설였다. 디자이너가 그런 뭣 같은 의도로 만들지 않았겠지.

 

바지랑 세트더라. 바지도 예쁘다. 왜 양말 잔뜩 치켜 올려 신는 걸 극혐하는지, 모델 착용 샷을 보니 알겠더라. ㅋ

 

  • 거기에서 끝나면 좋았으련만, 괜히 세일하는 신발 없나 어슬렁거리다가 결국 농구화도 질러버렸다. 후드 티셔츠에 반바지, 농구화 한 켤레, 이렇게 해서 27만 몇천 원.

내 인생 신발은 나이키의 에어 조던 ⅩⅩⅠ 되시겠다. 대체 왜 다시 출시하지 않는 건지. T^T

 

예~ 전에 신었던 빈스 카터 Ⅱ도 맘에 들었던 신발 중 하나. 다시 나오면 무조건 산다.

 

내 성향은 결국 이렇게 생겨먹은, 발목까지 잔뜩 올라오는 녀석인 거다.

 

하지만 요즘 나이키 디자이너들은 디자인을 똥꼬로 하고 있는 모양인지, 죄다 이런 디자인 뿐. 마지못해 질렀다.

 

  • 나이 먹고도 애들처럼 입고 다닌다는 소리를 엄청 들었는데 좀처럼 꼰대 같은 옷을 못 사겠다. 좀 더 나이 먹으면 자연스럽게 바뀌려나?

  • 새벽 두 시가 넘도록 유튜브를 보다가 잠이 들었다. 잠들기 전에 어렴풋이 빗소리가 들리기에 창문을 열었더니 예보대로 비가 내리고 있더라. 빗소리 덕분에 기분 좋게 잠이 들 수 있었다. 어둡기도 하고 좀 늦게까지 퍼질러 잤음 좋겠는데 일곱 시에 눈이 떠져 버렸다. 더 자고 싶지만 그게 안 되니까 그냥 일어나서 자연스럽게 컴퓨터를 켰다.

  • 컴퓨터를 켜봐야 딱히 할 게 없으니까 그저 멍 때리고 있다가 밥 사러 나가기로 했다. 맥도날드 햄버거가 먹고 싶어져서 가장 가까운 ○○으로 갈까 하다가, 갑자기 예전에 살던 동네로 가볼까 싶어 두 배 거리지만 그 쪽을 목적지로 설정했다.

  • ○○ 저수지 옆을 지나면서 여유롭게 가면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앞에서 꿈지럭거리는 아반떼를 보니 속이 터진다. 저 따위로 다닐 거면 길 가로 좀 비켜주던가. 이런 날씨에 라이트도 안 켜고 방향 전환할 때 깜빡이도 안 쓰는 AH 77I 가 세월아~ 네월아~ 길 막고 질알. ㅽ

  • 게다가, 길이 뭔가 험하다. 예전에 내가 알던 길이 아니다. 여기저기 깨지고 파이고 난리도 아닌데다 비포장 길도 나왔다. 일단 내비게이션의 안내대로 가긴 하는데 영 찝찝하다. 그렇게 한~ 참을 가서 예전에 살던 동네에 도착했는데... 와~ 이렇게 변할 수가 있나? 불과 3년 전인데 엄청나게 바뀌었다. 아무 것도 없는 빈 땅에는 번듯한 건물이 들어섰고, 아파트 단지가 또 올라가고 있더라. 인구 절벽입네, 인구 감소해서 도시가 없어지네 어쩌네 하는데 뭔 놈에 아파트를 그렇게 지어대는 건지.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전형적인 배경이 될 나라가 우리나라일 것 같다. 

  • 내가 대학에 들어갈 즈음에 인구가 폭발해서 사방에 대학교가 난립을 했더랬다. 여기저기 별의별 대학이 다 들어섰고 그마저도 정원이 초과되기 일수였다. 하지만 지금은? 장학금을 주네, 노트북을 주네 해도 지방 대학은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상황이란다. 게다가 지방의 출산율이 형편없이 떨어져서 이 상태가 유지된다면 50년 이내에 소멸하는 지방 도시도 수두룩하단다. 그런데 집이 모자라다고 나무 뽑고 산을 밀어 아파트를 짓고 있다. 사람들이 갑자기 정력 대폭발해서 미친 듯 애를 낳을 리 없으니 인구는 꾸준히 줄어들텐데, 지방에 지어놓은 아파트는 결국 빈 집으로 남게 되는 거 아닌가? 비행 청소년들의 아지트가 되네 어쩌네 할 게 뻔한데, 아파트 지어올리는 데 눈이 뒤집혀서는.

  • 아무튼, 무사히 드라이브 스루에 도착해서 주문. 점심 시간이라서 스페셜 세트 메뉴는 안 된다고 하기에 햄버거 세 개와 커피만 주문해서 받아들고 왔다. 다행히 돌아오는 길은 아스팔트 포장된, 쭉 뻗은 길이 대부분이어서 어렵지 않았다. 아니, 이렇게 좋은 길 놔두고 왜 거지 깡깽이 같은 길로 안내를 한 거야?

이렇게 세 개 사들고 와서 다 먹었는데 포만감이 없다. -_ㅡ;;;   다섯 개까지는 먹을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ㅋ

 

  • 차를 세워두고 숙소에 도착해서 햄버거를 뱃 속에 다 밀어넣고 나서 이렇게 일기 쓰는 중. 벌써 13시가 넘었다. 노는 날은 시간이 정말 잘 간다. 이번 주는 4일만 가면 되니까 좋고만. 오늘 밤부터 기온이 떨어져서 비가 눈으로 바뀐다는데 그 전에 그쳐서 눈 따위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일 출근할 때 우산 들고 가는 불상사(?)도 없었음 좋겠고.

어제 편의점에 갔다가 사들고 온 메가톤 바. 좀 녹은 상태에서 먹긴 했는데... 아, 이건 아니지. 이 따위 쫀득함이 아니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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