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과 어색한 관계가 유지되고 있다. 불편하면서도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기에 애매한 입장. 역시나, 입이 문제다. 다물고 있어야 한다.
뜬 눈으로 밤을 보냈기에 퇴근하자마자 졸릴 줄 알았는데 역시나. 숙소에 오니 눈이 말똥말똥해진다. 빈둥거리다가 열 시 무렵에 잠이 들었다. 눈이 떠져서 시계를 보니 열두 시. 좀 더 자도 되겠다 싶어 다시 자려는데 갑자기 붕~ 붕~ 하는 벌레의 날개짓 소리가 들린다. 이 정도 사운드면 벌이다. 어디에서 나는가 싶어 들어봤더니 에어컨에서 나는 것 같다. 실외기를 타고 들어와 본체에 갇힌 게 아닐까? 한참을 붕붕거리기에 그 소리가 들리는 와중에 불안해하며 잘 일이 아니다 싶어 그냥 일어났다. (나중에 보니 말벌은 아니고, 그냥 자그마한 일벌 한 마리가 창과 커텐 사이에 갇혀 있었다. 창문을 열어 내보내줘도 됐을텐데, 쏘일까 겁이 나서 땡코로 목숨을 거두어줬다. 나쁜 짓을 해버렸다. T^T)
도서관에 반납할 책을 챙기고 재활용 쓰레기와 함께 밖으로 나갔다. 쓰레기를 버리고 도서관을 향해 출발. 앞이 뻥~ 뚫려있는데 빌빌빌 가는 것들은 대체 무슨 생각인 건지 알 수가 없다. 속이 터진다.
차에 올랐을 때 계기판에 표시되는 온도가 30℃ 였는데 야금야금 오르더니 32.5℃ 까지 오르더라. 터널에 들어가니 25℃ 정도로 떨어졌지만 빠져나오기 무섭게 다시 오른다. 급기야 ㅇㅇ 시내에 들어가니 34.5℃ 까지 오르더라. 5월의 첫 날에 출근하면서 입에서 김이 나오는 걸 보고 어이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건 무슨... 그렇잖아도 일본에서는 올 해 최장 기간 장마가 예상된다느니, 우리도 영향이 있다느니, 이상 기후에 대해 자꾸 말하던데 벌써부터 이렇게 더우면 올 여름은 어떻게 살까 싶다. 뭐, 사무실에서나 숙소에서나 에어컨 켜고 있으면 되니까 별 걱정은 안 되지만. ㅋ
도서관에 도착해서 책을 반납하고, 생각보다 빨리 책을 빌려서 나왔다. JLPT 시험을 앞두고 벼락치기 해야 되는 시기라서 책을 빌리지 말고 그냥 올까 했는데 점심 시간에 잠깐이라도 읽을까 싶어 결국 일곱 권 꽉 채워 빌려왔다. 노 브랜드 햄버거나 순대국으로 요기를 할까 했는데 귀찮아서 바로 돌아왔다. 오는 중에 ○○○寺 지날 무렵 중국집에 전화해서 짬뽕밥이랑 군만두 포장.
숙소에서 밥 먹고, 배를 채운 뒤 빈둥거리다가 만 원 조금 더 주고 산 저주파 치료기로 엉덩이와 허리를 조졌다.
허리가 너무 아파 일어나지도 못하겠기에 병원에 갔더니 10만원이 넘는 치료를 해주더라고. 비파괴 검사 비스무리한 이름이었는데... 아무튼 원래는 결석 생기면 절개하지 않고 충격을 줘서 그걸 깨는 치료인데, 그걸로 염증을 공격하는 모양이더라고. 나는 허리가 너무 아팠는데 그 치료를 받아보니 허리에는 아무 문제가 없고 엉덩이에 염증이 있다더라. 그게 허리의 기립근이랑 연결이 되어 있는 부위라서 허리에 통증을 느끼는 거란다.
그 와중에 알록인가? 새로 나온 저주파 치료기가 눈에 들어왔다. 엄청나게 광고질하던 클럭과 무슨 차이인가 싶어 봤더니 몸에 붙이는 패치가 다회용이냐, 일회용이냐 정도의 차이인 듯. 당연히 한 번 쓰고 버리는 타입이 나은지라 알록 쪽이 좋지 않을까 싶었는데 가격이 사악하다. 그리고, 원적외원 어쩌고 하면서 요란하게 광고하지만 사실은 만 원 조금 넘는 유선 저주파 마사지 기기와 아무 차이가 없다는 게, 결국 유사 과학으로 사람들 현혹해서 장사한다는 게 내 개인적인 판단. 그리하여 수십 만원 하는 제품 대신 만 원 조금 넘는 휴비딕의 유선 제품을 구입한 거다.
엉덩이와 허리에 패치를 붙이고 치료를 받으면서 자고, 15분이 지나 치료가 멈추면 잠에서 깨어 다시 켜고. 그렇게 한 시간 조금 넘게 잤다. 그리고 나서 컴퓨터 앞에 앉았는데 그 잠깐의 치료 덕분인지 통증이 덜하다.
2TB 외장 하드 디스크에 사진을 저장해두었는데 너무 중구난방인 것 같아서 날 잡아 정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번에 길게 쉴 때 하면 딱 좋지 않을까 싶다. 하드 디스크라 날아갈까 걱정이 되니 1TB 짜리 SSD라도 사서 백업을 할까 싶은데, 그렇게 하자면 PS5용 SSD도 사야 하니 1TB 짜리 외장 SSD를 두 개 사야 한다. 그러면 얼추 30만원 넘게 까먹어야 한다는 얘기인데... 자꾸 돈 까먹을 일만 생기는고나.
일본에 보낸 택배는 네 개 모두 제대로 도착했다. 가장 걱정했던 게 모토조노 선생님에게 보낸 건데 잘 도착했단다. 다행이다.
벌써 23시가 넘었네. 오늘은 철야 근무를 하고 나와서 제대로 자지 못했으니까 일찌감치 자야겠다. 내일은 사진 정리를 좀 하고, 『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 』 엔딩 보기에 도전해야겠다. 시작만 하고 끝을 보지 못한 게임이 너무 많아.
6일 쉰다고 좋아했는데, 그 첫 날이 딱히 하는 일 없이 지나가버렸다. 쉬는 내내 숙소에 있는 것도 내키지 않는지라 근처에 차박이라도 다녀올까 했는데 주말 내내 비 온다고 하니 그것도 애매하네. 아니, 오히려 비가 와서 더 좋은 걸까? 차박은 좀 더 고민해봐야 할 것 같은데 만약 토요일 오후부터 비가 온다면 내일 일찌감치 충주호나 청령포 쪽으로 떠나서 차박하는 게 낫지 않을까 싶다. 오늘은 일단 자정이 되기 전에 불 끄고 누워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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