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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장일기 』

2021년 06월 07일 월요일 맑음 (비가 왔다고?/파~ 국~ 이드아~)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1.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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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면 자전거를 타고 갈 수 없기 때문에, 그리고 자전거를 타고 갔다가 비가 오면 돌아올 때 아주 낭패라서, 일기 예보를 열심히 본다. 기상청에 대한 신뢰도가 그닥 높지는 않지만 그래도 어쩌겠어? 허리 아픈 걸로 비가 오냐 안 오냐를 따지기에는 아직 이르니까 믿을 수밖에.

오늘은 분명 비가 온다는 예보가 없었다. 그런데 오전에 옆 자리의 동료가 땅이 젖어 있다며 비가 온 것 같단다. 응? 뭔 소리야? 밖을 보니... 분명 땅이 젖어 있다. 많이는 아니라도 비가 오긴 온 모양이다. 어제 땀 뻘뻘 흘려가며 자전거에 기름을 먹였는데. 아오...

오늘은 늦게까지 남아 JLPT 모의고사를 풀고 왔다. 결과는... 아직 모른다. 채점을 안 했으니까. 하지만 이미 망삘이다. 시간이 부족해서 열 문제 가까이를 못 풀었기 때문이다.
사실 좀 만만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180점 만점에 90점만 맞으면 되니까, 과락만 아니라면 어떻게든 합격은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시간이 부족해서 문제를 다 못 풀 줄은 몰랐다. 3급까지는 시간이 남았더랬다. 시간이 부족해서 문제를 다 못 푸는 일은 없었다. 2급이라고 별 거 있겠냐 싶었는데, 건방떤 댓가가 이렇다. 문제를 다 못 풀다니...
푼 문제가 다 맞다는 보장 역시 1도 없다. 심지어 읽지도 못해서 찍은 문제가 수두룩하니 50%는 맞을 거라고 자신할 수 없다. 어떻게든 붙을 거라 생각했는데, 이렇게라면 망한다는 생각이 확! 들었다. 내일 채점하고 나서 이 좌절감이 더 커지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지난 해에 사서 공부했던 책이 한 권 있고, 새 책도 세 권이나 더 있다. 어떻게든 벼락치기 할 때 풀어야겠다 생각했는데 이 모양이라면 제대로 풀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하아... 반타작만 하면 합격인데 설마 떨어지겠냐고 건방 떨다가 이리 되었으니 누구를 탓할 수도 없다. 올 해 여름에 2급 따고, 6개월은 회화 위주로 공부하고, 1년 공부해서 1급에 도전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2급을 재수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하긴... 일본에서는 하루에 다섯 시간씩 주 5일을 공부했고, 고개만 돌리면 일본어였으니 일본어가 늘지 않을래야 늘지 않을 수가 없는 환경이었다. 게다가 초등학교 저학년 때를 제외하면 태어나서 처음으로 모범생 소리를 들을 정도로 열심히 하기도 했고.
돌아오고 나니 들리는 것도 한국어, 내뱉는 것도 한국어, 일본어를 쓸 일이 없으니 잊을 리가 없다고 생각한 단어조차 까먹게 되었고, 회화 능력은 엄청나게 퇴보해서 만날 쓰는 표현만 쓴다. 스스로 자각할 정도니 말 다 했지, 뭐. 그렇다고 하루에 몇 시간씩 공부할 수 있는 환경도 아니다. 먹고 살려면 일을 해야 하고, 일을 하면 피곤하니 쉬어야 한다. 뭐, 핑계를 대자면 밑도 끝도 없지만.

아무튼... 만만하게 보고 있다가 큰 코 다쳤다. 한 달도 채 안 남았는데, 오늘부터는 하루도 거르지 말고 부지런히 공부해... 야... 겠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가능할 리가 없다는 걸 너무나도 잘 아니 문제다. 채찍을 맞아도 안 하는 공부인데, 때리는 사람이 없으니 스스로의 의지로 공부할 생각을 안 한다. 이렇게 40년 넘게 살아왔으니 이제와서 고치기도 어렵고. 하아... 더 후회하지 않도록 남은 시간 동안 똥꼬에 힘 바짝 주고 공부하는 수밖에. 에효...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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