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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장일기 』

2021년 06월 19일 토요일 맑음 (그저 피곤)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1. 6.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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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디 좁은 방의 구조를 바꾸고 나서 첫 날이다. 창 쪽에 침대를 옮겨 뒀기에 나름 잘 잘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새벽에 더워서 깼고, 그 뒤로도 몇 번을 더 깼다. 굉장히 피곤하다.

빈둥거리다가 얼굴을 씻고 면도만 한 뒤 사무실로 갔다.

 

오늘 처음으로 청해 문제를 풀어봤다. 처음? 지난 해부터 시험 준비했다면서, 처음? ㅇㅇ 처음. -ㅅ-
지난 해에는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생각 때문에 청해 문제는 아예 풀어보지도 않았다. 올 해에도 마찬가지였는데 너무 불안해서 안 되겠더라. 그래서 모의고사 2회 분량을 풀어봤다. 얼추 90점 가까이 나온다. 다 알아듣는 게 아니라, 대충 들리는 걸 바탕으로 찍는 데 그게 다 맞는 거지. 영어도 이 딴 식으로 했는데, 이게 일본어에서도 발휘가 되네. 에효...

아무튼, 시험은 2주 앞으로 다가왔는데 공부는 하기 싫고... 아무래도 이번 시험은 말 그대로 합격에만 의의를 둬야 할 것 같다. 합격한다고 해도 어디 가서 N2 합격했다는 말은 쪽 팔려서 못 할 것 같다.

퇴근하고 숙소에 와서 옷 갈아입은 뒤 마트로 갔다. 바로 앞에 119 구조대 유니폼을 입은 분이 계셨는데 불 냄새가 확~ 나더라. 이 더운 날씨에, 얼마나 고생일지. 저런 분들이야말로 월급만 가지고도 부자되어야 할 사람이라 생각했다. 계산하시는 분이 실종된 분 찾았냐니까 모르겠다고 하던데, 숙소 돌아와서 뉴스를 보니 돌아가신 채 발견이 되었단다. 쇳덩어리를 뒤집어 쓰거나 방사능에 오염되어 믿을 수 없는 힘을 가진 이보다 훨~ 씬 현실적인 영웅이라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 내보내다가 남아서 고립되었다는데, 저런 분을 상사로 만난 사람들이야말로 직장에서 복 터진 것일 게다. 물론 그런 분을 웃으며 보내지 못한 건 두고 두고 한이 되겠지만.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숙소에 와서 일찌감치 마셨다. 낮에 퍼질러 자려고. 맥주 세 캔 마시고 복분자 한 병 마셨는데 아직은 멀쩡... 하지는 않고, 꽐라가 된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니까, 적당히 마시고 그만둬야지. 근처로 산책이라도 다녀올까 싶지만 만사 귀찮다. 게임이나 하다가 자야겠다.

 

오랜만에 고모께 전화드렸더니, 동생이라는 ㄴ이 전화했었단다. 저 아쉬울 거 없으면 절대 전화 안 하는, 썩어뒈질 ㄴ. 고모는 그나마 어른인지라 오랜만에 전화한 것 자체가 기쁜 모양이지만, 난 저 개만도 못한 ㄴ을 동생 자리에 앉히고 싶지 않다. 저 아쉬울 때에만 친한 척, 살가운 척 연락하는, 개만도 못한 ㄴ이다. 소식을 듣는 것 자체가 기분 나빠서 내 얘기는 하지 말라고 했다. 순토 시계 찼다고, 푸조 탄다고 부자 취급하던 ㄴ이니 벤츠 타는 거 보면 게거품을 물겠지. 거지 발싸개만도 못한 ㄴ. 다시는 안 보고 살았으면 한다. 그렇게 할 생각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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