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두 시간 비 온다는 예보 때문에 자전거를 타고 가야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게 되는 요즘이다. 아침에 아슬아슬하게 밖으로 나갔더니 소장님 출근 시간이랑 겹쳤다. 아침부터 소장님을 보다니, 고위직 만나는 것을 불편해하는 내 입장에서는 뭔가 불길하게 느껴진다.
점심에 삼계탕이 나온단다. 갑작스럽게 일이 생겨 식사 신청을 했지만 못 먹게 된 사람이 있으니 공짜 밥을 먹으라고 한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그 사람은 오늘 쉴 예정이었기 때문에 식사 신청을 안 했을 것 같은 거지. 그리 얘기했더니, 같은 라인에 있는 동료가 식사 신청 여부를 확인해줬다. 그 사람은 아니지만 하여튼 식사 신청을 한 사람이 있으니 먹어도 된단다. ㅋㅋㅋ 내가 바보도 아니고. 찌질이 ㅺ라는 걸 바로 알아챘다. 저 ㅺ가 신청한 밥을 먹느니 굶고 만다.
이게 뭔 소리인고 하니, 우리 회사는 일주일 전에 다음 주 식사 여부를 결정해서 미리 신청을 한다. 그런데 갑작스런 사정으로 변동이 생기면 그걸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럴 때에는 보통 다른 사람에게 먹으라고 넘긴다. 나는 점심을 안 먹고 있는데 저런 식으로 변동이 생기면 가끔 공짜 밥을 먹는다. 오늘은 갑작스럽게 일이 생긴 A氏 밥을 대신 먹으라는 권유를 받았지만, A氏는 어제 24시간 근무, 오늘 비번일 예정이었다. 원래대로라면 오늘은 비번이니까 당연히 식사 신청을 안 했겠지. A氏에게 일이 생겨 찌질이 ㅺ가 근무를 대신했는데, 찌질이는 당연히 자기가 24시간 근무할 거라는 생각을 안 했을테니까 오늘이 비번이 될 줄 몰랐을 거고, 그렇기 때문에 식사 신청을 했을 거다. 그러니, 찌질이가 신청한 밥을 대신 먹으라는 건데... 굶어 죽더라도 저 ㅺ 밥을 먹지는 않을 거다. 절대 그럴 일이 없다.
양아치 ㅺ가, 목요일 근무라는 걸 알자마자 잽싸게 채가더라. 목요일에 근무하면 금요일이 비번이 되니까 주말을 포함해서 3일을 쉬게 되거든. 그래서 목요일 근무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다. 저 염병할 ㅺ도 마찬가지. 원래 저 근무는 화요일인데 잽싸게 바꿔 가더라. 절대 손해 안 보려하는 쓰레기 ㅺ. 진짜 꼴 보기 싫다.
점심 시간에 책을 보다가 졸려서 결국 잠깐 잤다. 오후에는 회의도 있고 그래서 시간이 금방 갔다. 퇴근까지 한 시간도 남지 않았을 때, 근무지 이동에 대한 발표가 났다. 같은 라인에서 친하게 지내던 사람이 원하는 곳으로 옮기게 되었다. 아직 날짜는 안 나왔지만, 아쉬운 마음이다. 근무지 이동과 더불어 자리 변동이 좀 생길 것 같은데, 어떻게 될지 감도 안 온다. 친하게 지낸 사람들 여럿이 다른 곳으로 옮겨 간다. 마음이 썩 편하지는 않지만, 일단은 내 자리만 안 건드리면 된다는 생각이다.
경력도 있고 나이도 있으니 아무래도 나는 잘 안 건드리는 것 같다. 거기에는 남들이 싫어하는 궂은 일이 떨어졌을 때 딱히 궁시렁거리지 않고 하는 것도 한 몫 하는 것 같은데, 스스로를 과대평가하는 것일 수도 있다. 아무튼, 그렇다.
매 월 마지막 주는 수, 목, 금요일에 30분씩 일찍 출근한 뒤 그걸 몰아서 한 시간 반 일찍 퇴근하는 제도가 있다. 월요일부터 해서 두 시간 반 일찍 퇴근해도 좋은데. ㅋ
아무튼, 퇴근하고 숙소에 오자마자 옷만 갈아입고 도서관으로 갔다. 성남에서는 반납한 책을 곧바로 다시 빌리는 게 안 됐는데, 여기는 예약이 없으면 된다고 하더라. 그래서 미처 못 읽은 책 한 권을 다시 빌렸다. 다른 책을 빌리려고 하는데 머리가 희끗희끗한 영감 하나가 책장을 가로 막고 꼼짝도 안 한다. 보통 옆에서 인기척이 느껴지면 비켜줄 법도 한데 아예 무시한다. 실례한다고 말을 건넬 수도 있지만 인기척을 무시하는 인간에게 아쉬운 소리를 하고 싶지 않아서 반대 쪽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저 영감탱이가 버티고 서 있는 곳 앞에 있는 책은 볼 수가 없으니까 짜증이 나더라. 좀 비키라고 질알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지난 번에 도서관 앞에 사람들이 우글우글한 걸 봤는데, 이번에 그 이유를 알게 됐다. 17시부터 30분 간 열람실을 소독하는 모양이더라. 그래서 본의 아니게 쫓겨난 사람들이었다. 날씨가 워낙 덥다보니 그 짧은 시간 동안 차에 가서 에어컨 켜놓고 있는 사람들도 있더라.
마트에 가서 먹을 것을 사들고 온 뒤 숙소로 돌아왔다. 저녁에는 축구를 봤는데... 형편없이 박살났다. 실력 차이가 여실했다. 퇴장 핑계를 대지만 그렇지 않아도 졌을 것 같다. 맥주 네 캔 마셨는데 멀쩡하다.
내일은 수원에 가서 찐~ 하게 일 잔 마실 예정이다. 술 마실 거니까 당연히 차를 가지고 갈 수 없다. 간만에 대중 교통 이용하는 거라 약간 두근두근 한다. ㅋ 아, 그러고보니 소니에서 WF-1000X M4를 내놨다. 30만원에 가까운 가격이다. 보상 판매하면 JBL 무선 이어폰을 내놓고 살까 한다. 갤럭시에서 쓰기에는 버즈 시리즈가 훨씬 좋다고 생각하지만, 소니의 노이즈 캔슬링을 신뢰하고 있으니까.
게임이나 찔끔하고 자야겠다.
게다가 차 앞 유리에는 온갖 더러운 것들이 덕지덕지 붙어있어서 기분이 나쁘다. 뭔가 노랗고 하얀 덩어리가 붙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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