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리에 들기 앞서 발바닥에 파스를 붙이고 누웠는데 새벽 내내 냄새 때문에 괴로웠다. 하지만 발바닥으로부터 짜~ 하게 올라오는 통증이 더 짜증스러웠다.
예전에는 자신의 회복력을 과신했기 때문에 어지간히 아파도 병원에 가지 않았다. 만신창이가 된 지금에서야 후회하는 중이고. 아무튼, 어찌저찌 참고 출근을 했는데 아침부터 짜증이 샘 솟는다. 업무로 바쁘면 그런가보다 하고 말겠는데 잡스러운 일로 귀찮게 하니까 초정리에서 광천수 솟아나오듯 짜증이 퐁퐁퐁.
일단 순서를 정해서 대충 하긴 하는데 그 와중에 비밀번호를 기억하지 못해서 헤매는 동료들이 속출. 깐족거리며 놀려댔는데 꽤 오랜 시간을 들여 만든 비장의 문서가 안 열린다. 내가 늘 쓰는 비밀번호를 입력했는데 아니란다. 환장하겠다. 한~ 참을 헤매다가 결국 찾아내긴 했다. 천만다행.
그렇게 짜증을 내다보니 발다닥 통증이 밀려온다. 오늘은 휴가 쓴 사람도 거의 없어서, '그냥 일찌감치 가자!'라 마음 먹고 보고를 드렸더니 그렇게 하란다. 갑작스럽게 휴가를 쓴다고 해도 그게 가능한 직장, 과거에 부조리했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볼 수가 없는 직장, 그래서 지금의 직장이 맘에 든다.
점심 먹고 한 숨 자려는데 나도 모르게 자꾸 소리를 낸다. 잘 때에도 그러나? 잘 때에는 안 그러는 것 같은데. 그러고보니 버스에서 졸 때에도 나도 모르게 소리를 내서 움찔! 하고 놀라는데, 사무실에서 자면서도 자주 그래서 놀라게 된다. 아무튼, 내가 내는 소리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깨는 것 같아 결국 안 잤다. 그러다가 시간이 되어 퇴근.
숙소에 와서 옷 갈아입고 출발. 일단 우체국으로 가서 고모 드실 홍삼 액기스랑 잡다한 것들을 보내고, 바로 병원으로 향했다. 과잉 진료하는 것 같아 다른 병원에 가고 싶은데 근처에 저 병원 말고는 없어서 방법이 없다. 진료를 받고, 약국에서 파스를 잔뜩 산 뒤 손전화를 해지하러 갔다. 오래 쓰셨는데 해지하시냐고, 한 달에 2,100원만 내고 있는데 너무 아깝다고 하신다. 나도 비슷한 생각이긴 한데, 앞 대가리가 010으로 바뀌고 4가 붙어 국번도 네 자리가 되어 버린 번호를 굳이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다. 한 달에 2,100원이면 정말 싼 거지만 1년이면 25,200원이니까. 그나저나, 대리점에 계신 분께서 득 될 게 없는 일인데도 무척이나 친절하게 응대해주셔서 기분이 좋았다. 네일베 맵에서라도 추천 한 방 박아야겠다.
마트에 들러 군것질거리를 잔뜩 산 뒤 돌아왔다. 라면과 순대로 배를 채우고, 정~ 말 오랜만에 신호 위반 신고를 했다.
병원에 가는 길이었는데, 신호에 걸려 멈춰 있는데 뒤에 서는가 싶더니 슬금슬금 앞으로 나오더라고. 그러더니 추월해서 간다. 어지간히 급한가보다 하고 말았는데 그렇게 추월해놓고는 빌빌거리면서 간다. '저게 일부러 시비 거는 건가?' 싶을 정도. 트럭 때문에 속도를 못 내니까 또 추월을 하는데 앞이 전혀 안 보이는 구간에서 중앙선을 넘어가더니 맞은 편에서 차가 오니까 뒷 차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그냥 쑥 들어오더라. 확실히 미친 × 같았다.
그렇게 한참을 가고 있는데 결국 앞에서 만났다. 그런데 이상하더라. 자꾸 이리저리 비틀거리면서 가는 거다. 그러고보니 이 날씨에 창문 열고 달리는데 언뜻 보이는 얼굴이 벌~ 개 보이기도 하고. '저 ㅽㅺ, 술 처먹고 운전하는 거야?' 라는 생각이 들었다. 확증이 없으니 신고는 못 하겠고, 짜증만 내고 있는데 도로 한 쪽에 세우더라고. 속도를 줄이고 쳐다보다가 눈이 마주쳤다. 내려서 드잡이라도 할까 하다가 내가 손해다 싶어 그냥 갔다.
귀찮아서 그동안 위반하는 차들을 보고도 상품권 발행을 미뤄왔는데 이번에는 참을 수 없었다. 컴퓨터로 신고하려니 또 염병할 플러그 인을 설치하라고 해서 모바일로 했다. 손전화 번호가 017로 되어 있는 상태에서 했는데, 괜찮을지 모르겠다.
벌써 19시가 다 되어 간다. 포항 경기 보러 가야겠다. 조호르, 저 염병할 ㅎㄹㅺ들, 오늘은 또 얼마나 거칠게 할지. 일찌감치 퇴장 시키고 편하게 갔음 좋겠고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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