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쓰는 키보드 & 마우스
키보드랑 마우스에 욕심을 좀 내는 편이다. 지금 쓰는 키보드는 QSENN에서 나온 ARES Q10이라는 녀석. 체리 청축을 쓰면서 10만원도 안 되는, 가성비 오지는 키보드 되시겠다. 얼마 전까지는 스카이디지탈에서 나온 체리 갈축 기계식을 썼었는데 갑자기 청축에 꽂히는 바람에. ㅋ
요즘은 한자 키 있는 키보드 찾기가 어려운데 기계식, 그것도 청축으로 범위를 좁히다보니 살 수 있는 게 거의 없더라. 공식 홈페이지에서 팔고 있는 가격보다 한참 싸게 득템했다.
마우스는 일본 유학 가자마자 산 로지텍의 MX Master 2S를 사용하고 있는 중. 내 인생 마우스는 로지텍에서 나온 미디어 플레이어라는 녀석인데 엄~ 청 오래 전에 단종됐다. 그럴까봐 최초에 산 걸 제외하고도 세 대나 더 가지고 있었는데 내구성이 약한지 몇 년 동안 묵혀둔 걸 꺼냈지만 아예 동작을 안 하기도 하고. 아무튼, 저 녀석이 다시 나온다면 당장 지르겠지만 가능성은 없어 보이고, MX Master 2S에 나름 만족하며 잘 쓰고 있다.
내가 쓰고 있는 MX Master 2S는 흰 색 버전인데 몇 년 동안 쪼물락거린 탓에 꾸질꾸질 때가 잔뜩 탔다. 특히 휠 부분이 심각한데 고무로 된 부분이 딱딱하게 굳어 조금씩 떨어져나가더니 지금은 말 그대로 너덜너덜한 상태. 이미 3세대 제품이 나온지 오래인지라 '바꿀까?' 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애정을 가지고 오랫동안 써온 제품이라 쉽사리 바꾸지를 못하겠더라. 그러다가 알리 익스프레스에서 교환용 부품을 이것저것 팔기에 휠, 배터리, 스케이터, 장식용 스티커를 질렀다. 알리 익스프레스는 '샀다는 행위 자체를 잊을만 할 때가 되서야 도착한다' 고 하니까 그냥 잊고 있었더랬지. 그러다가, 마이크로소프트의 마우스를 할인한다는 광고를 보게 됐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나 오피스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키보드나 마우스 같은 입력 장치도 상당히 잘 만드는 브랜드다. 특히 서비스 정책이 훌륭한데, 무상 서비스 기간 중 고장나면 100% 신품 교환이다. 이건 로지텍도 마찬가지인데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네. 게임할 때에만 쓰는 G401 마우스가 쓰다가 고장나서 새 걸로 교환 받은 적이 있다.
아무튼, 검색을 해보니 6만원이 넘고 일부 판매자는 9만원 넘게 받기도 하더라고. 내가 본 할인 가격은 6만원이 채 안 되는 가격이어서 고민하지 않고 질렀다.
마이크로소프트 에고노믹 블루투스 마우스
리시버가 없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리시버가 필요한 무선 마우스 대부분이 마우스 본체에 리시버를 내장할 수 있는 디자인을 택하고 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잃어버릴 가능성은 존재하니까. 이 제품처럼 블루투스를 지원하면 그걸 통해 바로 연결되는 쪽이 낫다. 노트북 사용자에게는 최... 고라고는 못하겠다. 덩치가 있는 편이라. -ㅅ-
배터리는 AAA 사이즈의 건전지 두 개를 쓴다. 듀라셀 건전지가 이미 들어 있는데 1년 가까이 쓸 수 있다고 한다. 연결 가능한 기기는 최대 세 대까지. 블루투스 로고 버튼을 누르면 위 쪽의 숫자 아래에 있는 LED가 번갈아 켜진다.
전원 버튼을 위로 올려 켠 뒤 가만히 두니까 윈도에서 바로 인식을 한다. 10초 정도 걸렸나? 스윽~ 하고 움직이니 바로 마우스 커서가 움직인다. 따로 마우스 제어용 프로그램을 깔지 않아도 되나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소프트웨어 설치하라는 알람이 바로 뜬다. 설치하고 나서 바로 실행했더니 DPI와 버튼 별 동작 같은 걸 바꿀 수 있는 화면이 뜨더라. 깔끔하다.
기존에 쓰던 로지텍의 MX Master 2S가 아주 조금 더 큰 편인데 나는 손이 남들보다 큰 편인지라 불편함이 없다. 손이 아주 작은 여성이나 아이들은 조금 버거울 수도 있겠다. 비대칭 구조이기 때문에 왼손잡이에게는 엄청난 불편함을 강요하는 제품이지만 오른손잡이에게는 더할 나위없이 편한 디자인이다. 엄지를 올려놓는 부분 덕분인데 엄지 손가락이 닿는 부분이 마우스 쪽으로 살~ 짝 패여 있어서 안정감을 준다. MX Master 2S의 엄지 올려놓는 부분은 손가락보다 손목으로 가는 방향의 두툼한 부분을 받쳐주는 느낌이라면 에고노믹은 엄지 손가락을 마우스에 착~ 붙여주는 느낌이다.
클릭하는 소리와 느낌이 확실하기 때문에 부모님 몰래 컴퓨터를 쓰려는 사람에게는 추천할 수 없다. ㅋ 누르면 확실하게 딸깍! 소리가 나고 손가락을 통해 전달되는 느낌도 제대로다.
휠은 도도도독 하고 걸리는 느낌이 확실하다. 고무 없이 전부 금속 재질이라는 게 좋다. 고무가 붙어 있으면 쫀득한 느낌이 들어 좋긴 한데 오래 쓰면 딱딱하게 굳어져서 부스러진다. 다른 건 다 에고노믹 마우스 쪽에 점수를 준다 치더라도 휠은 MX Master 2S가 넘사벽이다. 무한 휠 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엄청 긴 스크롤을 긁어 내릴 때 저 기능 한 번 썼다 하면 다른 마우스 쓰기가 힘들다. 에고노믹에도 그 기능이 있으면 100점 만점일텐데, 아쉽다.
코랄 핑크를 질렀기에 손 때 타면 또 꾸질꾸질해지겠다 싶더라고. 그래서 투명한 마스킹 테이프라도 사서 붙일까 하다가 궁상 떠는 것 같아 그만 뒀다. 나중에 더 좋은 제품 나오겠지, 뭐. ㅋ
MX Master 2S의 배터리 수명이 다 된 건지 예전에는 한 달에 한 번만 충전해도 됐는데 이제는 한 달에 두 번은 충전을 해야 한다. 알리 익스프레스에서 지른 배터리가 오면 해결될 문제지만 그 때까지는 에고노믹 마우스랑 번갈아가며 쓸 생각.
새 블루투스 마우스를 추가해서 컴퓨터에 연결된 마우스가 세 개나 되어버렸다. ㅋ
얼마 전부터 마우스 휠이 튀는 현상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블루투스로 연결되는 것도 문제없이 잘 되고 커서도 제대로 잘 움직이는데 휠을 위, 아래로 돌리면 화면이 스크롤되는 게 아니라 움찔, 움찔하면서 엉뚱하게 움직이는 거다. 휠을 아래로 돌리면 화면이 위로 주르륵 올라가야 하는데 위, 아래로 움찔거려서 속이 터진다.
데스크탑의 문제인 줄 알았다. 컴퓨터를 처음 가지고 와서 연결했을 때 모든 블루투스 제품에 딜레이가 생기더라고. 그런데 본체 위치를 책상 아래로 옮긴 이후 다른 블루투스 제품은 다 괜찮아졌거든. 혹시나 해서 노트북에 연결해서 사용해봤다. 역시나 휠이 튀는 현상이 발생한다.
아무래도 마우스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닐까 싶더라. 망설이다가 다른 분들의 후기를 참고해서 Microsoft 고객 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구매 증명이 되냐고 묻기에 안 된다고 했다. 상자도 안 버리고 고이 모셔둔 상태인데 어디에서 샀는지 도통 모르겠더라. 네일베도 아니고, 쿠팡도 아니고. 옥션인가 싶어 확인해봤는데 거기도 아니었다. 구매 증명이 안 된다고 했더니 확인해보겠다고 한다.
보증 기간이 3년인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아니었다. 1년이란다. 구매 증명이 되면 구입한 날로부터 1년이고, 증명이 안 되면 제조일로부터 1년이란다. 내가 구입한 마우스는 지난 해 1월에 만들어진 녀석이란다. 나는 10월에 샀는데.
아무튼, 어떻게 따져봐도 1년이 지나버렸기 때문에 서비스 받을 수 없다고 한다. 5만 원 짜리 마우스인데 1년 만에 고장나버렸고 수리조차 받을 수 없다는 게 참...
달리 할 수 있는 게 없겠지만 혹시 모르니까 뜯어볼까 했는데 희한하게 분해할 생각을 하면서 만지작거리니까 어영부영 휠이 움직인다. 깔끔하게 잘 동작하는 건 아닌데 참고 쓸 정도는 된다. 무슨 일이지?
이 녀석 말고도 게임용으로 쓰는 낡은 G400S(로지텍)도 있고, MX Master 2S(로지텍)도 있는데다 유선 버전의 에고노믹 마우스도 있으니 굳이 또 살 필요가 있나 싶기도 하고. 단종되기 전에 하나 질러놓을까 싶기도 하고. 음... 고민이 되는고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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