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장일기 』

2025년 06월 04일 수요일 맑음 (운동/영화/이발)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5. 6. 4.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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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나가 계단을 내려간 뒤 30초 정도 걷고, 왼쪽으로 꺾어 길 따라 1분 남짓 걸으면, 그러니까 어슬렁~ 어슬렁~ 걸어도 3분이 채 안 걸리는 거리에, 헬스장이 있다. 이 동네에 처음 왔던 2020년에도 있었지만 단. 한. 번. 도. 가보지 않았고, 지난 해 9월에 이쪽으로 이사를 온 이후에도 한 번을 안 갔다. 정말이지, 자빠지면 코 닿을 거리인데 귀찮다는 이유로 근처에도 가지 않았더랬다.

어제, 갑자기 발동이 걸려 운동하러 가봤다. 혹시 모르니까 슬리퍼를 신고 실내용 운동화를 가방에 챙겨 헬스장으로 갔더니 생각보다 깔끔하더라. 아마도 아파트 리모델링을 하면서 같이 손을 본 모양이다. 다만, 헬스 기구는 낡은 티가 나더라.

 

하필이면 사람 취급 안 하는, 진~ 짜 싫어하는 놈이 트레드 밀 위에서 걷고 있었다. 본체만체해야겠다 마음 먹었는데 원래 가려고 했던 건지, 나 때문에 불편했던 건지, 금방 나가더라. 나야 땡큐지. 훗.

 

트레드 밀 위에 올라 3㎞/h로 걷다가, 4㎞/h로 올렸다가 6㎞/h에 맞춰 천천히 뛰었다. 꽤 뛴 것 같은데 숨이 차지 않아서 9㎞/h로 올렸다. 잠깐 뛰고 나서 호흡이 좀 가라앉으면 다시 뛸 생각이었는데 심박이 120 밑으로 떨어질 생각을 안 한다. 나이 먹으니까 다른 건 둘째치고 회복력이 바닥을 친다. 기초 대사량이 확~ 줄어든 건 나도 알겠는데 회복력은 좀처럼 인지하기 어렵다. 그런데 오랜만에 운동을 했더니 확실히 알겠다.결국 적당히 더 걷다가 조금 더 뛰어서 한 시간을 채웠다. 한 시간 동안 6㎞를 못 갔으니 진짜 설렁설렁한 셈이지만 오랫동안 쉬다가 운동하는 거니까 욕심내지 않기로 했다. 꾸준히 해야겠다고 마음 먹으며 방으로 돌아왔다.

 

찬물에 씻어도 될 것 같아 보일러를 켜지 않았다. 온수 버튼을 누르지 않으면 물이 미지근하게 나온다. 겨울에는 추워서 도저히 못 씻을 정도지만 여름에는 그럭저럭 괜찮다. 샤워를 마치고 맘스터치에 가서 치킨을 사올까 하다가, 18시 이후에 아무 것도 먹지 말자고 마음 먹은 뒤 간신히 참았다. 하지만 개표 방송 보면서 침대에 누워 콘칩 큰 거 한 봉지를 다 먹어버렸다. 역시, 하루 아침에 바꾸기는 어렵다. 담배 끊듯이 탁! 잘라내야 하는데.

 


 

새벽에 몇 번 깼고, 여섯 시 언저리에 깼다가 다시 잠이 들었다. 눈을 뜨니 여덟 시. 쉬는 날 아침에 눈을 떠서 시계를 봤을 때 출근 시간 이후라면 제대로 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일단 몸을 일으켜 컴퓨터 앞에 앉았다. 뭘 할까 잠깐 고민하다가 유튜브에서 본 과자 쇼핑몰에 가볼까 하는 생각을 했다. 차로 한 시간 반 정도 가면 되더라고. 그러다가 영화를 봐야겠다 싶어 알아봤더니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에 대한 다큐멘터리 같은 게 있기에 잽싸게 예약을 했다. 영화를 보고 나서 바로 과자 쇼핑몰에 갈 생각으로 바이크를 타지 않고 차를 이용했다.

 

극장에 가니 평일 낮이라 그런지 휑~ 하다. 시간이 좀 남아 어슬렁거리다가, 오락실에 갔더니 농구 게임이 있다. 한 판에 1,000원 밖에 안 하기에, 마침 지갑에 천 원짜리가 한 장 있기에, 한 판 해보기로 했다.공에 바람이 없어서 한 손으로 잡아 던지기 좋다. 어느 정도냐면, 왼손으로 슛을 했을 정도다. 양 손으로 부지런히 던져서 1단계도, 2단계도, 여유롭게 통과했다. 3, 4단계도 통과하고 마지막 단계를 통과하기 위해 얻어야 하는 점수가 550점인데 여유 부리다가 540점에 그쳐 파이널 쿼터까지 못 갔다. 한 판 더 하고 싶었지만 팔도 아프고 슬슬 상영관에 들어갈 시각인지라 그만 뒀다. 그거 조금 움직였다고 땀이 나더라.

 

영화는, 그저 그랬다. 몇 번을 존 지 모른다. 리클라이너 의자였다면 100% 잤을 거다. 더럽게 재미 없었다. 무료 주차는 세 시간 넘게 주어지는데 달랑 한 시간 반 짜리 작품이라 내려가서 밥이라도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건물 맞은 편에 보영 만두 직영점이 있어서 잠깐 망설이다가 순대국밥이나 먹자 싶어 다른 곳으로 향했는데 당최 식당이 안 보인다. 좀 가다가 뒤돌아섰다. 그 사이에 이마트에 가자고 마음이 바뀌어 바로 주차장으로 향했다.

 


 

차를 빼서 이마트에 가 세워놓고, 프레츨이나 좀 살까 했는데 없더라고. 그래서 새우깡만 두 봉지 샀다. 10,000원 짜리 상품권이 있어서 바꾸려 했는데 상품권이 아니라 SSG 페이라기에 부랴부랴 앱 깔아서 그걸로 결제했다. 순대나 치킨 같은 걸 사올 생각이었는데 귀찮아서 그만 뒀다.

 

오는 길에 스타벅스에 들러 음료라도 마시며 빈둥거릴까 싶었는데 귀찮아서 그냥 왔다. 어째 계속 귀찮다 타령인데... -ㅅ-

 


 

방에 들어와 택배를 정리하고 잠시 숨을 돌린 후 바이크를 타고 미용실로 갔다. 다행히 아무도 없어서 바로 머리를 깎은 뒤 하나로 마트에서 쓰레기 봉투만 사서 돌아왔다. 하늘이 파~ 란데 구름이 낮게 펼쳐져 있어서 정말 예뻤다. 드론이라도 날리러 갈까 싶었는데 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서 포기했다. 거의 태풍 수준으로 불더만. 영화 보고 오는 길에 온통 나뭇가지가 널려 있어서 난리도 아니었다. 뭔 바람이 이렇게 불어대는 건지.

 


 

내일은 회식이다. 일단 실밥 풀 때까지는 술을 마시지 않기로 마음 먹었으니 안 마실 생각이다. 모레가 현충일이라 3일 연휴인데 숙소에만 있기는 좀 아쉽고, 어디라도 다녀와야겠다 싶은데 딱히 갈만한 곳이 없다. 원래는 속초에 가서 오징어 순대에 한 잔 할 생각이었는데 실밥 푸는 건 13일이니까 그것도 안 되겠고. 게다가 이번에 투표 결과를 보니 강원도 쪽은 정나미가 떨어진다. 가고 싶은 맘이 싹 가셨다.

 


 

더 이상 가방, 옷, 운동화는 사지 않겠다고 그렇게 떠들어놓고 쌤소나이트에서 신제품 나왔다는 광고에 낚여 14만 원 가까이 주고 백팩을 질러 버렸다. 그걸로 끝이면 다행인데, 방금 포항 유니폼과 굿즈를 사는 데 40만 원을 써버렸다. 매 년 시즌이 시작되면 홈 저지 두 벌에 원정 저지 한 벌 정도를 지르고, 옷이랑 굿즈를 또 사서 1년에 100만 원 정도는 쓰는 것 같다. 매 년 유니폼 사는 게 맞나 싶어 올 시즌은 안 사고 버텼는데, 결국 질러 버렸다. 결제하기 전에 100번은 망설인 것 같다. 유니폼 빼고 굿즈만 사는 게 낫지 않을까 싶어 고민하고 또 고민하다가, 올 시즌 저지가 정말 예쁘게 나와 어쩔 수 없이 질러버렸다. 운동할 때 입자고 마음 먹었다.

 

벌써 17시 30분. 잠깐만 빈둥거리다가 18시에 운동하러 가야겠다. 트레드 밀에 손전화를 둘 곳이 마땅치 않아서 두 종류의 싸구려 거치대를 질렀다. 쓸만한 녀석이었으면 좋겠는데. 일단 오늘은 아쉬운대로 양면 테이프를 이용할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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