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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뽀오츠 』/『 축  구 』

K3 리그 어드밴스 평택 vs 서울 중랑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8. 5.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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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1은 월드컵 브레이크 때문에 7월 7일에야 경기가 있습니다. 오랜만에 쉬는 날인데 딱히 할 것도 없고 집에서만 빈둥거리는 게 아쉬울 것 같아 검색을 해보니 마침 K3 리그 경기가 있어서 보러 가기로 했습니다.


K3 리그 어드밴스에는 총 12개의 팀이 등록되어 있습니다. 2018년 5월 26일 현재 순위 기준으로 경주 시민 축구단, 청주 시티 FC, 양평 FC, 김포 시민 축구단, 포천 시민 축구단, 이천 시민 축구단, 전주 시민 축구단, 화성 FC, 춘천 시민 축구단, 평택 시민 축구단, 청주 FC, 서울 중랑 축구단입니다.


보고 온 경기는 평택 소사벌 레포츠 센터에서 진행된 평택 시민 축구단 vs 서울 중랑 축구단의 경기입니다.



K3 리그는 처음입니다. 축구장에서 축구 보면서 맥주 마시는 게 당연한지라 차를 두고 갈 생각이었는데... 게으름 피우다가 늦어버려서 어쩔 수 없이 차를 가지고 가야 했습니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번호판을 자동으로 인식하는 기기가 설치되어 있네요. 3시간까지는 무료라고 합니다. 날이 너무 뜨거워서 그늘에 차를 세우려고 했는데 빈 자리가 없습니다. 거기에다 앞에 가던 차는 어쩌자는 건지 자꾸 후진합니다. 짜증내며 차를 획! 돌려 그냥 땡볕 아래 주차했네요.


뭔 천막 같은 게 잔뜩 세워져 있어서 K3 리그인데 인기가 이렇게 많다고? 라 생각했는데... 아니었습니다. 근처에 있는 청소년 문화 센터 같은 곳에서 무슨 행사 진행하는 것 같더라고요. 아무튼...

어디로 들어가야 하는지 몰라서 발길 닿는대로 계단을 걸어 올라가니 입구로 보이는 곳이 나옵니다. 입장료를 받을지 안 받을지 궁금했는데 5,000원 내야 하네요. 미리 만들어둔 입장권에 도장을 찍은 후 ¼ 정도를 뜯어가는 시스템입니다. K3 리그는 돈 받는 팀도 있고 안 받는 팀도 있다고 하는데 평택 시민 축구단은 오늘 경기부터 입장료를 받았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입장료 받는 게 당연하다는 쪽입니다만... 관중 없이 썰렁한 경기장에서 공 차느니 무료 입장이라도 시켜서 보는 사람 있는 게 낫지 않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그 의견도 어느 정도는 맞다고 생각합니다. 선수들 입장에서도 휑~ 한 경기장보다는 몇 명이나마 보고 있는 쪽이 좋을테니까요. 받는 쪽이 낫냐, 안 받는 쪽이 낫냐,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안으로 들어가니 장내 아나운서가 선수 소개를 하고 있었습니다. 트랙이 있는 경기장 치고는 필드와 거리가 멀게 느껴지지 않았어요.



동영상은 불가능하겠지만 전광판도 있고... 조명탑도 있는 걸 보니 야간 경기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다만... 잔디 상태는 엉망이네요. 여기저기 둥글게 패인 걸 보니 행사 때문에 망가진 걸로 추정됩니다. 하아~ -ㅁ-



혼자서 탐도 치고 소리도 지르고 노래도 부르며 선수들 응원하던 서포터. 정말로 딱 혼자서 꿋꿋하게 노래 부르며 응원했습니다.

└ 저도 축구 보러 혼자 잘 다니고 탐 없는 곳에서 쌩 목으로 노래 부르고 하긴 하지만... 혼자서... 정말 대단한 분이네요.



필드 상태는 정말 안 좋았습니다. 높이 띄운 공이 바운드 되면 먼지가 후욱~ 하고 일어날 정도로 매마른 땅에 박힌 잔디였습니다.



장내 아나운서. 목소리 좋으시더라고요. 나중에 알고 보니 TV 중계도 있었다고 합니다. STN인가 하는 처음 보는 방송사였는데.



카메라 매뉴얼 읽어본다, 읽어본다, 하면서 게으름 피워 아직도 기능을 거의 모릅니다. 이유를 모르게 포커스가 나가버렸... -_ㅡ;;;



전반은 평택이 거의 경기장 절반을 장악해버려서... 골키퍼가 심심해보였습니다. 서울 중랑 쪽에서만 경기가 진행되었습니다.



대기심도 있고... 갖출 것은 다 갖추고 있었습니다. 너무 무시했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보통은 태극기와 함께 팀 기가 걸려 있기 마련인데 경기도 깃발과 평택 깃발, 그리고 새마을 깃발이... -ㅅ-





날이 엄청 더웠습니다. 하지만 그늘이 거의 없어서 결국 땡볕 아래 앉아야 했습니다. 전반 시작 후 평택이 분위기를 잡았고... 10분 조금 더 지나서 서울 중랑이 반격에 나서긴 했지만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평택이 공을 잡았습니다. 서울 중랑은 전부 하프 라인 아래로 내려가 수비하기에 바빴고 길게 질러대는, 소위 말하는 뻥 축구를 했습니다. 하지만 패스가 정확하지 않아서 위협적인 장면은 만들지 못했네요.


가까워서인지 선수들끼리 하는 얘기가 다 들렸습니다. 공 봐! 앞에! 쪼이라고!!! 같은... 조기 축구회에서 공 차면서 많이 듣던 얘기가 고스란히 들려오더군요. ㅋㅋㅋ





팔꿈치에 맞았는지 입이 터진 것 같았습니다. 휴지를 물고 지혈하는 듯 했습니다.



전반전이 끝나고 선수들이 걸어나오고 있습니다. 평택이 전반에 선제 골을 넣었습니다.



교체 선수들이 몸을 풀고 있습니다. 조기 축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조끼 입고 있는 게 인상적이더라고요.



주변은 이런 분위기입니다. 실내 수영장도 있고 청소년 문화 센터도 있고 그렇습니다.



하프 타임에는 로즈퀸이라는 걸 그룹이 공연을 펼쳤습니다.



검색해보니 2017년 2월에 Hot in Here라는 디지털 싱글을 내놓은 팀이네요. 하지만 노래는 그닥 뜨지 못한 것 같고... 알려진 팝이나 EDM 등을 편곡해서 댄스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걸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만 저는 처음 들었습니다. 검색으로 나오는 영상이나 사진들 보니 컨셉은 섹시 쪽인 거 같네요. 한 달에 수십, 수백 팀의 걸 그룹이 쏟아져 나오고 사라지고 한다는데... 열심히 해서 잘 되기를 바랍니다.



보통은 자기들 노래 하기 마련인데 최준영 氏가 작곡한 평택 시민 축구단의 공식 응원가를 부르더라고요.

└ 최준영 氏는 예전에 상당히 잘 나갔던 작곡가입니다. COOL의 '슬퍼지려 하기 전에' 등을 만들었죠.



트랙이 있는 경기장 중앙 부분은 꼭 저렇게 막아두던데 이유가 뭔지 모르겠더라고요. -_ㅡ;;;



땡볕 아래에서 열심히 공연하고 들어갔습니다만... 걸 그룹 공연 사진 줌으로 땡겨 찍고 있으면 한심해 보일 것 같아 건성으로 봤...



또다른 하프 타임 이벤트로 어린이들 스물두 명과 평택 시민 축구단 후보 선수 다섯 명이 경기를 펼쳤습니다.



자그마한 아이들이 공 따라서 우르르르~ 몰려 다니는 게 재밌었네요. 장내 아나운서가 끝날 때 됐다며 골 먹어주기를 종용했는데...



은근 슬쩍 먹어주려 했지만 10번 조끼 입은 선수가 골대로 들어가는 걸 막아버렸습니다. ㅋㅋㅋㅋㅋㅋ

└ 하지만 끝나기 바로 직전에 조금 큰 선수가 멋지게 찬 공이 골이 되어 어린이들이 이겼습니다.



싸인볼 받겠다고 저런 걸 들고 왔습니다. 허... 허허... 하지만 결국 싸인볼은 못 받더라고요. -ㅅ-



양 팀이 의료진을 따로 보유하고 있는 게 아닌 것 같았습니다. 같은 분이 계속 뛰어나가시더라고요.



이 날 경기의 MVP 아닌가 싶습니다. 골도 넣었고요. 실제로 경기 끝나고 인터뷰도 하더라고요. 이 선수, 잘 합니다.

└ 홈페이지 선수 소개에는 김능현 선수라고 되어 있는데 도저히 같은 인물로 보이지 않네요. -ㅅ-



후반전이 되자 경기가 더 치열해집니다.





후반이 되자 바람이 조금 강해졌습니다. 캉! 하는 소리가 나서 뭔가 싶었는데 광고판이 넘어가버렸네요.



추가 시간은 3분이 주어집니다.



경기가 끝나지 않았지만 공이 밖으로 나가면 선수들이 바로 허리를 접고 맙니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결국 평택이 선제 골을 지켜 이겼습니다.



경기 자체는 평택이 이길만 했습니다. 서울 중랑은 전반 내내 뻥 축구로 일관했고 후반에는 공 차 놓고 뛰기 바빴습니다. 우리끼리는 쪼차바리라고 하는데... -_ㅡ;;;   거기에다 평택의 외국인 선수를 막지 못해서 번번히 뚫렸고요. 반면 평택은 짧은 패스가 잘 이어져 몇 차례 찬스를 더 만들어냈지만 골 결정력이 엉망진창이었네요. 골키퍼와 1 : 1 찬스에서도 득점에 실패했습니다.

후반전에 경기가 좀 더 과열이 되었습니다. 평택이 코너 킥 하면서 서울 중랑 선수들이 가까이 온다고 항의를 빙자해 시간을 끄니까 서울 중랑 선수 중 한 명이 "그냥 해라, 이 씨!" 하고 짜증내는 소리가 다 들리더군요. ㅋ   이 날 심판 판정은 서울 중랑이 조금 억울했을 수도 있지 않나 싶습니다. 어지간한 충돌에는 심판이 경기를 중단하지 않았습니다. 평택은 그러한 심판 성향을 파악하고 다소 거친 몸싸움을 했지만 서울 중랑은 그러지 못했습니다. 결국 판정에 궁시렁거리다가 옐로 카드 받은 선수도 나왔고요. 하지만 평택 선수가 발바닥을 하늘로 들고 태클했는데 그냥 진행한 건 문제였다고 봅니다. 가까이에 부딪칠만한 서울 중랑의 선수가 없었다지만 위험한 플레이였음에 분명했으니까요.


아무튼... 평택은 더 많은 골을 넣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경기였고... 서울 중랑은... 힘들게 우승하고 올라왔는데 이게 뭐냐 소리 듣기에 충분한 경기력이었습니다. 서울 중랑이 왜 리그 최하위인지 알 수 있었네요.





경기 끝나고 상대 팀 벤치에 먼저 인사하고 자기 벤치로 돌아가는 선수들.



자전거가 이벤트 상품으로 나왔습니다. 당연히 저한테는 안 왔습니다.



꿋꿋하게 혼자 응원하던 아저씨. 나중에 다른 한 분이 같이 하긴 했는데... 사실 상 이 분 혼자 응원한 거였습니다.



그 한 명 뿐인 서포터에게 감사 인사하러 가는 선수들. 훈훈합니다.



관중석 앞 쪽으로 와서 인사하고 들어갔습니다. 유니폼이 뭔가 수원스럽네요. -ㅅ-



슬리퍼 신고 MOM 인터뷰.


샤워하고 돌아가는 건지 바로 가는 건지 모르겠네요. 졌지만 고생했습니다.



자전거 추첨이 끝나고 싸인볼 준다고 또 추첨하더라고요. 이런 거 촉이 엄청 좋은데... 될 거 같다는 촉이 와서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네 명 다 뽑을 때까지 이름이 안 불리기에 포기. 돌아가는데... 마지막에 이름 부른 사람이 안 나타났지요. 셋 세고 안 나오면 다시 뽑는다고 했는데 뽑힌 사람이 안 나타났습니다. 그래서 다시 뽑았는데... 제 이름이... ㅋㅋㅋ

없어요? 안 계세요? 하기에 돌아가다 말고 잽싸게 턴! 양 손을 마구 흔들어 여기 있다고 알린 후 공 받으러 갔습니다.




K3 리그 경기는 처음이었는데... 뭔가 옛날 생각나게 하는 경기였습니다. 아주 어렸을 때 프로 축구(지금의 K 리그 1) 보던 것 같았어요. 뭔가 어수선하고 어설프고. 청소 같은 건 청소년들을 동원하더라고요. 자원 봉사 점수를 미끼로 말이죠. 뭐, 상부상조의 개념으로 봐서 나쁠 건 없겠다 싶지만... 아이들에게 네 시간 다 채워주려고 경기 보고 나서 청소하게끔 하는 건 좀 문제가 아닌가 싶더라고요. 축구에 관심도 없는 아이들이 몰려와서 경기 내내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무슨 색 옷이 우리 편이냐는 어이없는 질문 날리고. 이런 건 개선이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입장권에 보니까 맥주/음료 제공이라고 쓰여 있던데 거기에 대한 안내를 못 받아서 뭔가 받아마시거나 하지는 못했고... 차 때문에 맥주 마실 생각도 안 해서 매점 알아보지도 못했네요. 잠깐 나갔다 왔지만... 나름 재밌었습니다.


  1. 리그 이름을 바꾸던가 해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검색하면 온통 기아 자동차 얘기 밖에... -_ㅡ;;;

  2. 서울 중랑이 경고를 세 장인가 네 장인가 받았는데 확인해보려고 홈페이지 가니까 로그인하라고 나오네요. K 리그 1 홈페이지는 오전부터 접속도 안 되고. 거꾸로 갑니다. 거꾸로 가. 예전에는 홈페이지에서 다양한 자료를 검색할 수 있었는데 그마저도 못하게 없애버리고. 퇴보하고 있어요.

  3. 볼 보이 교육도 좀 해야 할 것 같았습니다. 심판 수신호 보고 공을 코너로 줄 지 골키퍼한테 줄 지 정도는 알아서 해야 하는데 그런 것도 몰라서 엉뚱한 곳에 공 던지고... K 리그 1의 볼 보이 같은 경우 우리 팀이 이기고 있으면 일부러 상대 팀에게 공 늦게 전달해주는 센스를 발휘하기도 하는데, 그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좀 더 유연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수준이 되어야 할 겁니다.

  4. 다음에 또 K3 어드밴스 경기 보러 가는 날이 있을랑가 모르겠습니다. 사람 앞 일은 알 수 없는 거니까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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