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에 떠난다고 단단히 믿고 있었더랬다. 그래서 이것저것 떨어져도 다시 사지 않고 뮝기적거렸더랬다. 그런데... 계속 여기에서 일하게 됐다. 이제 최소 6개월은 여기에 있어야 한다. 실망이 이만저만 아니다. 우리 조직에서 가장 뭣 같이 일하는 것들이 인사인지라 기대한대로 흘러가지는 않을 거라 예상은 했지만 막상 이렇게 되니 화가 난다.
그나마 다행인 건 같이 다른 곳으로 가겠다고 한 C氏도 남게 됐다는 거다. 최악은 ○○○에 가는 건데 거긴 ○○ 자리라서 갈 가능성이 낮긴 했다. 하지만 누구도 간다고 하지 않은 상황에서 있는 사람은 나가겠다 하니 애먼 사람이 끌려갈 가능성이 다분했더랬다. 결국 지원하지도 않은 또다른 C氏가 가게 됐다. 저 사람도 참... 팔자가 뭣 같다.
차악은 C氏가 떠나고 내가 남는 경우였다. 이렇게 되면 모든 일을 내가 다 뒤집어쓰게 된다. 진짜, 진짜, 진짜, 진짜 피곤해지는 거다. 그나마 C氏가 남게 되었으니 내가 혼자 뒤집어쓸 일은 없게 됐다.
그렇다 하더라도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다. 일 더럽게 못하면서 나이가 벼슬인 줄 아는 W ㅺ와 6개월을 더 부딪쳐야 한다. 저 머저리 ㅺ의 면상을 본다는 것 자체가, 목소리를 듣는다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다. 생각만 해도 숨이 턱턱 막혀온다.
조금의 발전도 없어서 여전히 오타 투성이다. ㎞를 m로 써놓지를 않나, k는 소문자로 M은 대문자로 써서 kM 따위로 써놓기도 한다. 양쪽이 다 같아야 하는 문서를 서로 다르게 작성하는 건 거의 날마다 있는 일이라 그런 일이 없으면 의아해하게 될 지경이고, 개뿔도 모르면서 사방팔방에 뇌피셜을 사실 마냥 떠들어대서 수습하게 만드는 것도 여전하다. 대체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기에 저 따위 ㅺ랑 상종해야 하나, 한숨이 절로 나온다.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다 싶어 휴직이라도 해야 하나 고민했다. 결혼도 안 한 마당에 육아 휴직은 어림도 없고, 유학 휴직이 있긴 한데 1년 6개월을 썼으니 1년 6개월만 남아 있다. 그마저도 월급의 50%라도 나오는 건 6개월 밖에 안 남아서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생길 게 분명하다. 다시 유학을 간다면 지금 있는 짐들을 창고 같은 데 맡겨야 하는데 그것도 공짜가 아닌지라 돈이 들어가고, 차도 손해 보면서 팔아야 하는데다, 학비를 비롯한 생활비를 마련하려면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돈이 발목을 잡는다.
자기 개발 휴직이라고, 최대 1년까지 쉴 수 있는 게 있긴 한데 이것도 무급인지라 먹고 살 길은 스스로 마련해야 한다. 모아 놓은 돈도 얼마 없으니 뭐라도 해야 하는데 과연 버틸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 게다가 자기 개발 휴직은 한 번 사용하면 다시 쓸 때까지 10년을 일해야 한다. 예를 들어 6개월 휴직 후 두 달 정도 일했는데 힘들어서 안 되겠다, 6개월 더 쉬고 와야겠다... 는 안 된다는 거다. 쿨 타임이 10년이라니...
결국 여러 현실적인 문제... 라기 보다는 돈 때문에 휴직은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병가라도 내서 1주, 2주라도 도망쳐야 한다. 지금의 상태로는 버틸 수가 없다. 어딘가 단단히 고장나기 전에 머리를 식힐 필요가 있다. 병원에서 진단서를 끊어줄랑가 모르겠다. 병원에서 준 약은 별 효과가 없다. 먹으나 안 먹으나 차이가 없으니 자꾸 거르게 된다. 게다가 최근에는 이명까지 생겼다. 왼쪽 귀에서 삐이~ 하는 고주파 음이 간헐적으로 들려온다. 굉장히 거슬린다. 만약 W ㅺ가 눈 앞에서 꼴값 떨고 있는데 이명이라도 생겨 버리면, 진짜 무슨 사고를 칠지 모른다.
이 동네에서 6개월을 더 살아야 하니 배드민턴은 계속 다닐까 싶기도 한데, 최근 운동하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져서 회비를 내야 하나 고민이다. 그래봐야 25,000원 밖에 안 되니 내는 게 나을 것 같긴 한데... 그러고보니 운동도 안 하고 다시 만날 술만 처먹고 있다. 이러면 안 되는데... 안 되는 줄 알면서 좀처럼 정신을 못 차리겠다.
주차 × 같이 하는 제네시스가 안 보이더라니, 1층 사는 것들이 이사를 갔다. 주차장 네 면 중 세 면을 저들이 차지하는 개념없는 것들이 사라지니 속이 다 시원하다. 1층에 있는 집의 문이 활짝 열려 있는데 부동산 중계인과 집 보러 온 사람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서 있더라. 그 때 문득 든 생각이, 임대료에 별 차이가 없다면 내가 저기 산다고 해볼까였다. 보증금 더 얹어주고 월세 조금 더 내는 수준이라면 넓은 곳에서 사람답게 사는 게 낫지 않나 싶더라. 그런데... 순식간에 집이 나가버렸다. 그것도, 미용실로.
가정 집을 저렇게 간단히 용도 변경할 수 있는 건가 의문이긴 한데, 미용실로 쓴다면서 공사 한다고 양해를 구한다는 글을 써붙여 놨더라. 그리고는 공사를 시작하는데, 일곱 시도 되기 전에 때리고 부수고 난리도 아니다. 쿵쿵거리니 잘 수가 없다. 지금은 점심 시간이라 좀 조용한데 하루종일 시끄러운데다 울려대서 살 수가 없다. 어디 도망갈 데나 있음 좋겠는데 그럴만한 곳도 없고. 드론이라도 날리러 갈까 싶은데 막상 가려니 귀찮다.
바이크 사는 걸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데 아무리 안 들어도 1,000만 원은 깨질 일이라 조심스럽다. 남들이 걱정하는 것처럼 위험한 게 문제가 아니라 돈이 없다는 게 문제다. 한 살이라도 덜 먹었을 때 질러야 할 것 같은데...
얌전하게 출퇴근용으로 타려고 125㏄를 알아봤더니 500만 원 가까이 하더라. 보험이랑 이것저것 하면 500만 원 훌쩍 넘어가겠더라. 그런데 500㏄ 조금 안 되는 녀석이 900만 원 정도다. 600㏄는 바이크 가격만 1,000만 원을 넘어가니 안 되겠고, 결국 CBR 500R로 마음을 정했는데 신차는 사고 싶다고 살 수 있는 게 아니란다. 자동차처럼 계약해놓고 몇 달을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단다. 전화로 물어볼까 했는데 정작 물어봤을 때 구입 가능하다고, 오라고 하면 덜컥! 1,000만 원 쓰기가 부담스러워 전화도 못 하고 있다.
어제 저녁에 술 처먹었으니 오늘은 얌전히(?) 빈둥거리다가 일찌감치 잘 생각이었는데, 어디 놀러갈 것도 아니고 딱히 할 게 없으니 결국 또 술 생각이 난다. 마트에 가서 맥주나 박스로 사올까 싶다. 음... 막상 나가려니 귀찮다. 그냥 편의점에서 사 먹을까?
하아... 뭔... 만날 술이고... 투덜투덜이고... 병원에서 받아 먹는 신경 안정제는 별로 효과가 있는 것 같지도 않고... 평택에 있는 병원까지 가서 약 받아와야 하나 싶기도 하고... 가슴이 답답하다. 이번 주 금요일로 진료 예약해놨는데 받아 보고 영 아니다 싶으면 평택에 있는 병원 예약해서 다녀와야겠다.
비가 좀 내리는가 싶더니, 갑자기 바람이 미친 듯 불면서 비가 날리기 시작. 그리고 천둥과 번개가 동반. 나도 모르게 호우! 소리가 날 정도로 엄청나게 퍼부었는데... 좀 잦아든 후 인터넷 사망. 보일러 사망. 거실에 나가보니 에어 프라이어 전원이 꺼져 있어서 두꺼비 집을 보니 하나가 내려가 있다. 다행히 다시 올리니까 전원이 바로 들어오긴 했는데 인터넷과 보일러는 여전히 먹통. 집주인에게 연락하니 KT에 전화해보란다. 하... 집주인이 알아서 해줘야 되는 거 아닌가?
KT에 전화하니 전화번호로는 가입이 확인되지 않는다기에 내가 가입자가 아니라고, 세입자인데 전화한 거라고 했더니 주소로 확인한 후 그 동네가 다 죽어서 복구 중이란다. 전화한 게 15시 무렵이었는데 16시 30분에 복구될 예정이라고. 계속 죄송하다고 사과하는데 천재지변이 상담원 잘못도 아니고. 괜찮습니다, 수고하세요~ 하고 끊었다. 다음은 보일러. 역시나 집주인에게 물어봤지만 묵묵부답. 결국 다용도실로 가서 보일러에 붙어 있는 전화번호를 보고 전화를 해서 접수했다. 내일 오전 어쩌고 하던데 그 때 온다는 게 아니라 그 때 연락을 주겠단다. 음... 비 와서 제법 쌀쌀한데 내일은 찬물로 씻어야겠네. ㄷㄷㄷ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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