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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  행 』

강원도 영월 여행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2. 1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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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박 2일 』에 나온 걸 보고 영월 여행을 계획했다. 다른 곳은 몰라도 청령포는 꼭 한 번 가보고 싶었다. 하지만 이래저래 일정 잡기가 어려워 못 가고 있다가 지난 10월 26일에 드디어 출발하게 됐다.

새벽까지 못 자고 뒤척거린 덕분에 계획보다 한 시간 늦게 출발했다. 내비게이션에 '청령포'를 찍으니 세 시간 남짓 걸린다고 뜬다. 이천 가는 경충 대로에서 막힐 거라 예상했는데 거의 안 막혔고, 의외로 고속 국도 올리니까 거기서부터 막힌다. 한 30분 빌빌 거리고 가다가 뚫려서 좀 밟았더니 정오가 다 되어 청령포에 도착했다.

 

 청령포(단종 유배지)

청령포 주차장은 굉장히 넓다. 평일 낮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단체 관광 온 버스가 여러 대 보인다. 영월 관광 지도가 있는데 여기저기 『 1박 2일 』 표시다. -ㅅ-
(망원 렌즈 후드를 번들 렌즈에 씌우고 찍었더니 위 사진처럼 나왔다. 나름 괜찮다 생각했지만 곧 벗겻다.)

 

청령포 노래비라는 것도 있더라.

 

아마도 방송 탄 이후 새단장을 한 모양이다. 저 계단 위로 올라가면 청령포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아래에는 뭔 전시관 같은 게 있던데 안 보고 그냥 왔다.

 

구경을 마치고 배 타러 오는 사람들. 배 타는 시간은 달랑 5분. 물은 그다지 깊지 않다. 가장 깊은 곳이라고 해봐야 2m 남짓?

 

평일 낮이라서 사람들이 많지는 않다. 수량이 많지 않을 시기임에도 맑은 물이 흐르고 있었다.

 

아직 잔디가 자리잡지 못한 걸 보니 지은 지 얼마 안 된 게 맞는 모양이다. 내가 올라갔을 때에는 아무도 없었는데 사람들이 한, 둘 올라오기에 내려가기로 했다.

 

예전 매표소는 주차장 끝 쪽에 허름한 임시 건물 형태로 자리하고 있는데, 새 매표소는 이렇게 번듯한 건물에 들어앉아 있다. 입장료는 2,000원이고 배 타는 비용(200원)이 포함되어 있다.

 

데크로 짜여진 계단을 내려가면 배를 탈 수 있다. 배에 올라 입장권을 보여주면 펀치로 구멍을 뚫고 돌려준다.

 

깊지는 않다. 같이 탄 할아저씨가 이거 건너는데 2,000원이냐고 투덜거리시더라. 배 타는 비용은 200원인데 입장료랑 헷갈리신 모양이다. 헤엄쳐서 가는 게 낫겠다고 궁시렁거리는 거 보면서 속으로 '남자란 동물의 허세는 나이를 먹으나 안 먹으나...'라고 생각했다.

 

배에서 올려다 본 매표소 건물. 왼 쪽 계단으로 단체 관광객들이 우르르~ 몰려 오고 있다. 죄다 등산복 차림이고, 엄청난 하이톤으로 시종일관 웃어대며, 아무데나 주저앉아 남들 눈치 안 보고 음식 먹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_ㅡ;;;

 

관광객이 많지 않기 때문인지 배 한 대는 놀고 있었다. 두 대가 번갈아가며 왔다갔다 하지 않고 한 대로 왔다갔다 한다. 코스가 길지 않아 배 모는 분은 무척 무료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을의 풍경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단종이 유배되었던 그 때에도 물이 이리 깊지 않았을까? 여름에 왔다면 뛰어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맑았다. 배에서 내리니 자갈밭. 걷기 힘들었다.
PS. 겨울이 물이 얼면 걸어서 들어간단다. 응? 정말? -ㅁ-

 

청령포에 대한 안내판. 단종이 유배되어 외로운 객지 생활을 하던 곳이다. 즐겁게 유쾌한 공간은 아닐 터인데 단체 관광온 할아저씨, 할줌마들은 시종일관 하이톤으로 시끄럽게 떠들어대서 짜증스러웠다.

 

테크로 산책로가 만들어져 있다. 길 따라 가다보면 왼 쪽에 기와 지붕 건물이 보인다. 저기가 단종이 유배 생활을 했던 곳이다.

 

울창한 소나무 숲. 무척이나 날씨가 좋았다.

 

길 따라 가다보면 초가 지붕 건물이 먼저 나온다. 단종을 모시던 시종들이 살던 곳이다. 광해군은 유배 가서 몸종에게도 구박받는 삶을 살았다 하는데, 단종은 어떠했을지.

 

자그마한 시종의 방. 이부자리까지 갖다 놓으니 그럴싸 하다. 키 큰 사람은 대각선으로 누워야 할만큼 작은 방이다.

 

단종을 위해 목숨까지 내놓은 사육신의 굳은 절개처럼 금연 표지의 담배로 세로로 곧게 섰다. -ㅅ-

 

일하는 시종이 마네킹으로 만들어져 있다. 저들에게 단종은 어떤 존재였을까? 그저 받들어 모셔야 하는 존재였을까? 아니면 아들 뻘의 어린 나이에 유배온 불쌍한 총각이었을까?

 

어디 놀러가면 반드시 이 구도로 사진을 찍는다. ㅋㅋㅋ

 

먼저 자리한 나무를 베어내지 않고 길을 냈다. 암, 이래야지.

 

건물 주위를 울창한 소나무가 뒤덮고 있다. 고즈넉하고 좋을 것 같긴 한데, 외로울 수도 있겠더라.

 

담장 넘어 자란 나무도 받침대까지 받쳐가며 잘 가꾸고 있다. 맘에 들어.

 

단묘재본부시유지비. 이 비가 있던 곳이 원래 거처라 하니, 지금의 건물 위치와는 약간 다른 모양이다. 과거로 카메라 들고 가서 사진을 찍어왔으면 좋겠다는 망상을 종종 한다.

 

단종이 직접 지었다는 어제시. 권력을 빼앗긴 것에 대한 원한, 억울함과 외진 곳에서의 유배 생활에서 오는 외로움이 절절히 느껴진다. 복권을 바라는 이들의 구심점이 된다는 이유로 죽음을 당한 어린 임금. 권력을 찬탈한 자들은 자신과 같이 권력을 빼앗으려는 자들이 두려웠을 게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하더니, 못난 이들의 두려움이 애먼 사람의 목숨을 뺏는다.

 

시종들이 쓰던 건물과 마찬가지로 마네킹이 있다. 일부 몰지각한 것들이 밟고 다녀서 마른 발자국이 요란하다.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마네킹일 뿐인데도 짠~ 하다.

 

이 로우 앵글 샷도 언제나 시도하는... -_ㅡ;;;

찍을 때에는 몰랐는데 올리다보니 '유배 중인 몸이었는데 저렇게 입을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건물 전경을 몇 차례 카메라에 담은 뒤 담장 밖으로 나온다. 다른 관광객들은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이미 사라진 지 오래.

 

잘 꾸며진 길을 따라 맑은 공기 마시며 걷다 보면 관음송이 나온다.

 

어찌나 크고 높게 솟아 있는지, 도저히 한 화면에 다 담아낼 수가 없더라.

 

관음송 사진을 찍은 뒤 길 따라 걸어가면 망향탑으로 오르는 계단이 나온다. 단종이 한양 생각하면서 쌓아올린 돌탑이라고 한다. 하지만 정작 여기서 바라보는 풍경은 그닥 훌륭하지 못하다.

 

 

망향탑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동강이 쫘~악~ 보인다. 물이 어찌나 맑은지, 저 높은 곳에서도 투명하게 속이 다 비쳐 보인다.

 

카메라 타이머 맞춰 놓고 셀카질. 혼자 여행 다니면 멋진 풍경 속에 들어간 날 찍을 수 없다는 게 조금 아쉽다. 하지만 이 때처럼 주위에 사람이 아무도 없다면 당당히 타이머 맞춰서 셀카질을 할 수 있다. ㅋㅋㅋ

 

길 따라 천천히 걸었는데도 날이 좋아 등에 땀이 어린다. 공기가 좋네 마네 하는 소리 들어도 별로 체감하지 못했는데 나이 먹으니 확실히 알겠다.

 

금표비. 지금으로 치자면 출입 금지 표지판이나 같은 역할을 하는 비석이다. 외지에 홀로 와 유배 생활하는 것도 서러울 판에 사람이 찾아오는 것도 금했으니...

 

천~ 천~ 히 둘러봐도 한 시간이면 충분하다. 시끌시끌 소란 떨며 구경하던 할아저씨, 할줌마 패거리들은 이미 배 타고 나간지 오래. 배는 시간 정해서 다니는 게 아니라 사람 적당히 타면 움직이는 거라서 여유를 부렸다.

 

저 멀리 판옥선으로 보이는 배가 한 척 보인다. 뭔가 싶어 가까이 가봤는데 아무 표시도 없다. 어디 식당의 영업용 설치물이거나 조성 중인 수변 공원의 일부인 모양이다.

 

청령포를 흉내낸 걸까? 작은 땅이 물 한 가운데 자리하고 있다. 와~ 하고 바라볼 수 밖에 없는 풍경.

 

이렇게 꾸민다고 한다. 5월이나 9월쯤 자전거 타고 와서 한 바퀴 둘러보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점심 때가 지나 밥 먹으러 갔다. 한우가 유명하긴 한데 묵밥 판다는 곳이 있기에 내비에 찍고 출발. 그런데 내비가 길 안내를 이상하게 한다. 결국 좀 헤맸다. 헤매던 도중 수변 공원 주위를 한 바퀴 돌게 되었다. 정말 자전거 하이킹이 땡기는 길이다.

 

한적한 시골의 가을 길.

 

 주천묵집(두부구이와 묵밥으로 유명한 식당 - 청령포에서 약 27㎞)

스마트 폰의 여행 앱을 통해 알게 된 식당. 분명히 내비가 가라는대로 갔는데 이상한 산동네로 안내한다. 좁은 길을 오르는데 길 한 복판에 뭔가가 잔뜩 널려 있다. 그냥 버리는 나무 널어놓은 것도 같고. 차에서 내려 주위를 봐도 사람이 없어서 한참 고민하다가 그냥 차로 밟고 지나갔는데... 갑자기 길 옆 집에서 아주머니 한 분이 뛰쳐 나오더니 막 쫓아온다. ㄷㄷㄷ
부르면 치워줬을텐데 그냥 밟고 갔다며 역정을 막 내신다. 냉큼 내려 죄송하다고 사과 드렸더니만 화는 가라앉지 않았는데 사과하는 사람한테 어쩌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됐다 하신다. ㅠ_ㅠ
몇 번을 허리 굽혀 사과드리고 다시 차에 오르는데 길 건너 저~ 쪽에 가고자 하는 식당이 보여 힘겹게 갔다.

 

 

 

 

 

시골 집 같은 식당. 나 말고 아저씨 세 명이 있었다. 얘기 들어보니 대학 교수거나 직원인 듯. 세 명 중 한 명이 여행을 자주 다니는지 다녀온 곳에 대해 장황하게 연설을 하는데 느닷없이 백령도 얘기를 뙇! 배 오래 탄다고 투덜거리며 백령도 얘기하는데, 가소로웠다. ㅋㅋㅋ

 

 

두부구이와 묵밥을 시켰다. 반찬이 잔~ 뜩 나오고, 산초가 잔뜩 올라간 두부가 노~ 랗게 구워져 나왔다. 배가 고팠기에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는데 어찌나 맛있던지... 한창 먹다가 묵밥이 나왔는데, 응? 따뜻하네? 알고 보니 날이 추워지면 따뜻하게 내놓는다고 한다. 차게 해달라고 하면 차게도 해준다는데 몰라서 그냥 따뜻한 묵밥 먹었다. 메밀 묵이랑 도토리 묵 중 하나 고르라고 해서 메밀 묵으로 해달라 했는데 도토리 묵이 나을 뻔 했다.

아무튼, 배 터질 정도로 한 상 잘 차려 먹고 나왔다. 보통 유명 관광지의 알려진 식당은 불친절한 경우가 많던데 여긴 음식 맛도 훌륭하고 엄청 친절하시다. 공짜로 먹을 수 있는 자판기 설탕 커피 맛도 일품이었다.

 

바이크였다면 냉큼 세우고 사진 찍었을만큼 멋진 암벽. 차로 지나가면서 후다닥 찍어야 했다. 웅장하더라.

 

법흥사 가는 길에 있던 사과 파는 가게. 법흥사 가는 길은 주변이 온통 펜션과 야영지.

 

 법흥사

꽤 알려진 절이기에 나름 기대를 갖고 찾아간 법흥사. 몰랐는데 템플 스테이로도 유명하다고 한다.

 

독실한 불교 신도인지 아주머니 두 분이 사진의 문을 나서며 뒤돌아서서 연신 허리를 굽히신다. 거기서 대놓고 카메라 들이대기가 죄송스러워 뻘쭘하게 서 있다가 시야에서 사람들이 사라진 뒤 한 컷. 법흥사는 관광지화 된 다른 절처럼 별도의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국보인지 보물인지 모르겠는데 작은 석탑이 있어 사진을 찍었다. 좀 더 가까이 가서 천천히 둘러보고 싶었지만 접근 금지 표지판 때문에 더는 가까이 가지 않았다. 탑 있는 곳 아래로 컨테이너 박스 하나가 있어 뭔가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임시 대웅전이었다. -ㅅ-

 

적멸보궁 보겠다고 이정표 따라 출발. 쫌만 가면 될 줄 알았더니 한참 걸어야 했다. 땀이 질질~ -ㅁ-

 

콘크리트로 포장된 길을 따라 올라가니 우물이 나온다. 3층 우물인데 층별로 용도가 다르다. 맨 꼭대기 층 물은 불당 전용.

 

돌 계단을 타고 더 올라야 한다. 집게 벌레가 엄청나게 많았다.

 

적멸보궁. 독특한 멜로디(?)로 예불 중이어서 조심조심 걸었다.

 

법흥사 석분. 좀 더 자세히 보고 싶은데 그럴 수 없는 분위기라 아쉬웠다.

 

기대를 너무 크게 한 탓일까? 별로 볼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에다 대웅전을 새로 지으면서 돈이 많이 필요했던지 어디를 가도 돈 달라고 징징거리는 듯한 인상이어서 실망스러웠다.

 

법흥사는 실망스러웠지만 법흥사 가는 길은 맘에 들었다. 다양한 펜션도 많았고. 작은 공원에 너와 지붕으로 만든 쉼터와 물레방아가 있어 차를 멈추고 사진을 찍었다.

 

달랑 두 군데 봤을 뿐인데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려 한다. 서둘러 다음 목표인 선암 마을로 ㄱㄱ

 

 선암 마을(한반도 지형)

선암 마을 역시 매스컴에 자주 노출되면서 주위 환경이 크게 달라졌다. 쥐알만한 주차장이 엄청 커졌다. 사진에 보이는 멋진 길을 지나 주차장에 차를 세운 뒤 한반도 지형을 보기 위해 출발.

 

가는 길이 두 갈래인데 적당히 힘들었기에 짧은 쪽을 선택했다. 금방 나올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오래 걷는다. 부지런히 걸어가니 한반도 지형이 뙇! 진짜 우리나라 지형이랑 똑같이 생겼다!

 

저 멀리 보이는 뗏목. 저것도 한 번 타봤음 싶었지만 시간도 늦었고 타는 사람 없어서 운행하지도 않을 듯 하여 일찌감치 포기. 

 

이런 데 살명 참 좋겠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아~ -ㅁ-

 

왔던 길로 되돌아가고 싶지 않아 조금 더 멀더라도 다른 길을 통해 내려가기로 했다. 지나는 사람이 한 명도 없어서 조금 오싹하긴 했지만 멋진 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로테스크한 표지판 그림. -ㅅ-

 

꽤 걷다 보면 전망대가 나온다. 전망대에서는 서강의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다. 갈수기라 물이 그닥 많은 것 같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멋진 풍경이다. 봉하 마을에서 내려다 본 풍경이랑 비슷한 느낌이었다.

 

구경을 마치고 주차장으로 내려오니 해가 거의 다 넘어갔다.

 

 

 

 

 

 

'영월까지 왔으니 별마로 천문대 구경만 하고 가자'는 생각이 들어 내비에 찍은 뒤 출발. 우회전 해야 하는데 내비가 버벅거리는 사이 좌회전 해버렸다. -ㅅ-
그 덕분에 비포장 길로 접어들었는데 백령도 콩돌 해안에서 진촌 넘어가는 길과 어쩜 이리도 똑같은지. 비포장 길이라 엄청 조심조심 내려왔다. 그래도 해지는 언덕에서 이렇게 멋진 사진 몇 장 건졌으니 나쁘지만은 않은 듯.

 

아마도 동네 초등학교 학생들 작품이 아닐까 싶은데. 멋지다!!!
PS. 대체 내 나라 땅을 내 나라 땅이라 하는 걸 보고 왜 감탄해야 하는 건지. 염병할 쪽바리 색히들. -ㅅ-

 

별마로 천문대

천문대 가는 길은 포장이 잘 되어 있긴 하지만 엄청 구불구불하다. 게다가 폭이 좁아 맞은 편에서 차가 올 경우 어느 한 쪽은 서로 비껴 지나갈 수 있을만큼 넓은 길이 나올 때까지 양보해야 한다(이런 경우는 올라가는 차가 양보해야 하는 게 일반적이다.).

 

재미있게 본 영화 『 라디오 스타 』의 촬영 배경이 된 곳이기도 하다.

 

그냥 어떻게 생겼는지만 보고 갈 요량이었는데 힘들게 올라왔다가 금방 내려가자니 영 아쉬운 마음인지라 안에 들어갔다. 인터넷으로 예약을 안 했기 때문에 두 시간 뒤 프로그램을 간신히 예약했다.

 

저 염병할 골프장 때문에 맑은 날에도 별을 잘 볼 수 없게 되었다. 정말 나쁜 사람들이다. 쯧...

 

아직 날이 어두워지지 않아 주변 풍경이 제법 보인다.

 

실내에서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애니메이션이 상영되고 있었다. 이 때까지만 해도 별 생각 없었는데 나중에는 그럴만 하구나 싶더라. 애들이 어찌나 많은지. -ㅅ-

 

슬~ 슬~ 어두워진다.

 

 

날이 어두워지자 그림처럼 펼쳐지는 영월의 밤.

 

천문대 주위를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니고, 사진을 찍고, 실내 구경을 해도... 시간이 남는다. 결국 차에 들어가 노래 들으며 누워 있다가 창 밖에 보이는 달 사진이나 찍자 싶어 몇 컷 찍어 봤다. 심각한 수전증이 있는 내가 이런 사진 찍는 거, 쉽지 않다. -ㅅ-

 

예약한 시간이 되면 사람들이 줄을 서기 시작한다. 안내에 따라 지하에 내려가면 반구형 천장이 있는 방으로 들어가게 된다. 여기서 별자리에 대한 안내를 받은 뒤 실제 별을 보러 올라간다.
카메라나 손전화 같은 조명 있는 기기 꺼내지 말라고 수 차례 주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손전화 꺼내드는 사람들이 있었다. 대체 대가리 속에 뇌라는 게 있는 건가 의심스럽더라. 또... 어린 애가 빽빽거리고 운다던가 애들 신발이 번쩍거린다던가 하는 것도 영~ -_ㅡ;;;

 

천문대를 찾아온 사람들은 약 70%가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25%가 연인, 나머지 5%는 나처럼 혼자 온 어두운 분위기의 아저씨... T^T

실내에서 반구형 천장 보며 별자리 안내 받을 때에는 국민학교 때 생각나더라. 전학 간 학교의 자매 학교(포항제철 동 초등학교)에 저런 시설이 있었다. 아무튼... 『 1박 2일 』에도 나왔던 아저씨의 재미있는 안내를 받은 뒤 옥상으로 올라왔는데... 그렇잖아도 달이 밝아 별 보기가 거의 힘든데 골프장 조명이 한 몫 더한다. -ㅅ-   사람들은 줄 서서 망원경에 눈 들이대는데 그러고 싶지 않아서 주 망원경으로 성운 있다는 것만 보고(안 보이더라. -ㅅ-), 남는 시간은 빈둥거리고 있다가 일찌감치 나왔다.

어두우니 내려오는 길이 더 위험하게 느껴진다. 조심조심 내려와 집으로 돌아왔다. 하루면 충분히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고씨 동굴도 못 보고 정작 가보고 싶었던 정릉도 못 갔다. -ㅅ-   다음에라도 여자 친구 생기거나 하면 한 번 더 가자 생각하고 마무리.

 

 

 

 

 

그나저나... 영월에는 로타리 참 많더라. ㅋ   강원도, 공기도 좋고 여러 가지로 다 맘에 드는데... 길 여기저기에서 볼 수 있었던 로드 킬 당한 동물들 사체는...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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