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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절주절 』

2종 소형 면허 취득기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7. 4.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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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글은 항상 주제와 거리가 있는 옛날 얘기부터. ㅋㅋㅋ   원동기 면허는 고등학교 때 땄다. 면허 없이 125cc 중고 바이크 사서 타고 다녔는데 경찰한테 걸려서 집에 놓고 왔다고 거짓말 하다가 뒤통수 맞는 일이 몇 번 생기니까 따야 되겠다 싶더라. 필기 시험 있었던가? 있었겠지. 기억이 전혀 안 난다. 아마 뒤로 넘기는 문제집 사서 풀었을 거다. 실기 본다고 면허 시험장 가는데 바이크 타고 갔다. 면허 따러 가기 위해 무면허 운전.


사전 정보고 나발이고 아무 것도 없었다. 바이크 잘 타고 다녔으니까 당연히 붙을 줄 알았다. └┐ ← 이렇게 생긴 굴절 코스가 있고 좁은 길 코스가 있고 꼬깔콘 통과하는 게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나는 한 번에 붙었는데 내가 꼬셔서 데리고 간 친구는 떨어졌다. 같이 자취하던 친구였는데 바이크에 관심도 없던 애가 살짝 꼬신다고 시험 본다는 게 신기하긴 했는데... 아무튼, 그 친구는 떨어지고 나서 다시 시험 안 봤던 걸로 기억.


이렇게 바이크 면허 딴 것이 참 도움이 된 게, 자동차 면허는 2002년에 땄는데 면허는 원동기 면허 딴 1997년이 유지 됐다. 5년 무사고 번 거다. 1997년, 1998년, 중고 바이크 사서 천방지축으로 날뛰고 다니면서 사고도 여러 번 났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사고는 구로 어딘가 큰 도로에서 좌회전하다 자빠링. 지하철 공사인가 뭔가 한다고 바닥이 온통 쇳덩어리로 되어 있었다. 비 온 다음이라 바닥도 미끄러웠는데 거기서 커브 돌다가 자빠져서 한참을 슬라이딩하면서 미끄러져 플라스틱 벽에 부딪쳤다. 사람들이 웅성웅성 몰려들고, 죽었어? 죽었어? 하는 소리도 들리고. 쪽 팔려서 계속 누워 있었는데 빨리 119 전화하라는 소리가 들려서 더 쪽 팔리겠다 싶어 발딱 일어나 도망갔다.


원동기 따고 얼마 지나지 않아 좀 더 배기량 높은 바이크를 타고 싶어 2종 소형 면허를 알아봤는데 시험장에 바이크가 없어서 다른 응시생이 가지고 온 바이크 빌려 타야 한단다. 안 빌려준다 하면 어떻게 해? 시험 보는 사람 나 밖에 없으면? 뭐, 그런 걱정 때문에 결국 포기했다. 그리고 시간이 꽤 지났다.


일본에 1년 정도 공부하러 다녀오고 싶은데 지금 타는 차를 가지고 가는 건 사실 상 불가능. 차를 중고로 팔고 일본에서 중고로 사서 탈까? 했지만 그것도 무리인 것 같다. 일단 지금 타는 차를 중고로 팔면 똥 값인데다, 일본에서 운전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일본은 우리랑 운전석 방향과 주행 방향이 반대라서 거기 적응하는 것도 쉽지 않고 무엇보다도 왼손 깜빡이, 오른손 와이퍼에 익숙해져 있는데 그마저도 반대라서 엄청 헷갈린다. 그렇다고 차 없이 사는 건 불편할 거 같아서 결국 바이크를 타는 게 어떨까? 하는 데까지 진행된 거.


인터넷 검색해보니 ㅍㅌ에서 2종 소형 가르쳐주는 학원이 없는 것 같다. 몇 번을 같은 검색어로 뒤적거리다가 ㅅㅅ 운전 면허 학원에서 수업도 하고 자체 시험도 있다고 해서 등록하러 갔다. 응시료까지 23만원인가 준 걸로 기억. 학원은... 엄청나게 낡았다. 거기에다 강사들도 죄다 뭔가 꾸질꾸질. 전부 담배 피우는 듯 했고. 수업은... 수업이라 하기 민망하다. 나는 원동기가 있기 때문에 실습 여섯 시간, 안전 교육 세 시간을 받아야 했는데 바이크 시동 거는 거 가르쳐주고 끝이다. 코스 어떻게 공략하라고 알려주는 것도 없다. 그냥 혼자 알아서 타면서 감을 익히는 거다. 안전 교육은... 형식적이라는 게 무엇인지 보여주는 교육이다. 날림으로 대충 교육하는 게 내 입장에서는 좋은 일이지만 정말 이렇게 해서 면허를 준다고? 하는 생각이 들어 좀 엉망진창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은 강사가 지문 인식 시스템에 카드를 긁고 지문을 인식 시키고 난 뒤 수강생이 똑같이 해야 한 시간 교육 받은 걸로 된다. 50분 교육에 10분 쉬는 거라서 매 시 50분이 되면 카드 긁고 지문 찍으러 가야 한다. 그런데 연습하기로 한 첫 날, 비가 와버렸다. 집에서 나가자마자 빗방울이 툭툭 떨어지더니 이내 엄청나게 쏟아졌다. 바이크 탈 날씨가 아니다 싶어 수업 받은 걸로 체크만 하고 다음 날 연습하려고 했는데 카드 긁고 지문 인식하는 시스템을 몰라서 한 시간도 교육 받은 걸로 처리 안 됐다.


다음 날 가서 실습 네 시간, 안전 교육 세 시간 받은 걸로 카드 찍느라 학원에 일곱 시간을 있었다. 지겨워 숨지는 줄 알았다. 그 다음 날 저녁에 가서 나머지 두 시간 찍고. 한 10분 타고 50분 쉬었다. └┐(굴절) 코스만 통과하면 S, 좁은 길, 지그재그는 자전거만 탈 줄 알아도 합격이라 굴절만 부지런히 연습했다. 100%는 아니지만 90% 정도는 합격하겠다는 삘이 왔다.


그리고 토요일. 시험 보러 갔다. 잠깐 연습해봤는데... 안 된다. ㅆㅂ 망했다.


내 앞에 시험 본 할아버지, 아저씨들은 줄줄이 합격. 내가 맨 마지막이었는데 굴절 코스 들어가면서 땅을 밟았다. 10점 감점. 나갈 때는 자신 있으니까 괜찮다 생각하고 나갔는데 선 밟았다고 삐릭 삐릭 삐릭 하더니 불합격입니다.


3일 지나야 재시험 가능하다고 수요일에 시험 있다는데 그 날은 돈 벌러 가야 해서 안 되고... 토요일 오후로 다시 일정 잡았다. 시험 날이 됐고. 불안해서 한 시간 전에 학원 도착. 연습을 좀 했는데 역시나... 굴절이 영 불안하다. 그래도 몇 번 타보니 대충 감이 온다. 이번에는 안 떨어지겠지 싶었지만 자만하지 말자 생각하고 계속 연습했다.

시험이 시작되었고 가장 먼저 시험 본 사람이 굴절에서 탈락. 그 다음 시험 본 사람도 굴절에서 탈락. 세 번째 시험 본 사람은 깔끔하게 통과. 내가 네 번째였다. 굴절 진입했는데 선 밟았다고 삐릭 삐릭 삐릭 한다. 나갈 때 좀 더 자신있게 나가서 통과. 굴절만 통과하면 나머지 코스는 껌이다. 90점으로 합격. 내 뒤로 본 아저씨 두 명도 합격.


서류 내고 응시료로 33,000원 냈다. 한 방에 붙었다면 안 써도 됐을 피 같은 33,000원. 면허증도 반납했다. 다음 주 토요일에 찾으러 오라고 한다. 급하면 용인 운전 면허 시험장 가서 직접 받아도 된다고 한다. 귀찮다. 당장 바이크 탈 일도 없다. 그래서 그냥 다음 주에 찾기로 했다.


2종 소형 면허와 관련해서 좀 떠들어보자면,


  • 시험 보는 사람들이 은근히 많다. 이 동네만 그런지 모르겠는데 시험 볼 때마다 예닐곱 명씩은 되더라. 희한한 건 할아버지와 아저씨의 경계에 있는 분들이 꼭 있더라는 거. 시골에서 시티백이나 뽈뽈뽈뽈 탈 거라 생각했는데 2종 소형을 따시대. 학원에서 원동기 딸 거면 그냥 2종 소형 따라고 꼬신 것인지도 모르겠다.

  • 시험은 효성 미라쥬 250으로 보는 곳이 대부분인 것 같다. 미라쥬 250은 핸들이 묵직해서 조작이 쉽지 않은 기종이다. 여자 분들이나 팔 힘이 약한 사람들에게는 상당히 힘들 수 있다.

  • 인터넷 검색해보면 운전 면허 학원이 아니라 개인이 강습 시켜주는 곳이 있다. 자기 땅인지 그냥 공터인지는 모르겠지만 코스 그려놓고 요령을 가르쳐주는 거다. 합법적인 교육 기관이 아니다 보니 당연히 싸다. 학원에서 수업을 받는다고 해도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가르쳐주는 게 아니라 알아서 연습하는 거니 굳이 비싼 돈 안 주고 연습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다만 저런 데 이용하면 보험 안 될 거고... 시험장과 클러치 유격 같은 거 다르면 좀 헤맬 수도 있다는 거 염두에 둬야 한다.

  • S 코스, 좁은 길(협로), 장애물 통과(지그재그)에서 떨어지는 사람은 없다. 자전거만 탈 줄 알면 저기서 선 밟거나 발로 땅 짚을 일이 없다. 결국 굴절이 가장 중요하다. 떨어지는 사람들 대부분 굴절에서 떨어진다. 굴절의 요령은 대담함이다. 오른쪽 바깥에 붙어 진입한 뒤 바로 핸들 꺾으면서 몸을 왼 쪽으로 기울인다. 앞 바퀴가 경계선 바로 앞 쪽을 밟고 간다 생각하면 된다. 나가는 것도 마찬가지다. 말이 쉽지, 다 여기서 떨어진다. 간혹 커브 돌 때 몸 안 쓰고 뻣뻣하게 서서 도는 할아버지들이 있는데 속도 엄청 느리게 빌빌빌 가면서 잘도 빠져나가더라. 내가 면허만 없지, 바이크 경력이 몇 년인데~ 하고 냅다 들이댔다가 떨어졌다는 사람이 쓴 글 수도 없이 봤다.

  • 시험 도중 기어 변속 없다. 심지어 액셀러레이터 당길 일도 없다. 그냥 1단 넣고 클러치 다 푼 상태에서 가면 되는 거다.


한동안 자격증이나 그런 거 따지 못해서 뭔가 아쉬웠는데... 그래도 증 하나 생겼다 생각하니 뿌듯하다. 이제 일본어 학원 열심히 다니면서 공부하는 일만 남았다. 그나저나 바로 바이크 탈 수는 없을 거 같고... 검색해보니 대림 모터 스쿨이라고 있던데 쉬는 날 거기 가서 연습도 하고 그래야겠다.




      요 밑↓에 하♥트 클릭, 콜?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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