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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  행 』/『 해외여행 』 2019, 아이슬란드

아이슬란드 여행 #40 끝나지 않은 시련 ③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0. 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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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분명히 호텔스닷컴에 나와 있는 주소를 찍은 건데 여기가 아니라고 한다. 나 같은 경우를 많이 봤는지 익숙하다는 듯 안내를 한다. 뭐지? 다른 곳으로 옮겨 갔는데 예전 주소로 안내하고 있었던 것일까? 그러고보니 한국의 ZZZIP 게스트하우스도 그런 적이 있었더랬다.




아주머니가 문 밖까지 나와서 길을 알려준다. 내가 지나온 길을 가리키며 저 길이냐니까 아니란다. 그래서 다른 길을 가리키며 그럼 저 길이냐니까 그렇단다. 고맙다고 인사를 한 뒤 차로 돌아갔다.


다시 시동을 걸고 출발. 문제는, 꽃미남 아들내미가 보여준 지도는 내비게이션이 아니었다는 거다. 목적지가 나와 있긴 한데 내 현재 위치와 비교가 되지 않으니 맞게 가고 있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일단 20㎞ 정도랬으니까 가 본다.



제법 달려 얼추 20㎞를 지났는데도 숙소는 보일 기미가 없다. 지도에는 25.7㎞ 떨어져 있는 것으로 나와 있었으니까 조금 더 달려보자 싶어 30㎞까지 갔지만 숙소는 커녕 ㅅ도 안 보인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 쪽은 확실히 아니다 싶어 일단 차를 돌렸다. 그 와중에 새하얀 언덕에 오렌지 빛 가로등이 점점이 박혀 있고 그 끝에 오도카니 집 한 채가 앉아 있는 풍경. 진짜 멋지다. 이런 상황만 아니라면 저 풍경을 마음껏 감상하고 싶다. 하지만 하루종일 운전해서 피곤하기도 하고, 숙소 가까이 왔다는 생각에 긴장이 풀어져서 그런지 만사 귀찮았다.


왔던 길을 되돌아가다가 갓길에 차를 세우고 숙소를 검색했다. 그런데 아무리 검색을 해봐도 아까 거기를 가리키는 거다. 예약한 돈 날린 셈 치고 아까 그 동네의 적당한 숙소에 가야겠다 생각하고, 마지막으로 구글 지도에서 숙소 이름을 검색했다. 그랬더니, 두 개가 뜬다. 응?




한 곳은 아까 거기인데, 다른 곳은 거기로부터 25㎞ 쯤 떨어진 곳에 있었다. 여기다! 싶더라. 목적지로 설정한 뒤 다시 출발.


왔던 길을 되돌아가는 거라 시간도 아깝고, 기름도 아깝고, 운전하느라 애쓰는 내가 너무 불쌍했다. 빨리 숙소로 가고 싶었다. 그리고 근처에 도착했는데, 구글 지도가 1번 도로를 벗어나라고 안내한다.


겨울의 아이슬란드에서 1번 도로를 벗어나야 한다면 일단 긴장하는 게 좋다. 포장이 안 된 곳도 많고, 눈 밭인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일단 안내대로 진입했더니 아니나 다를까 비포장 도로. 다시 똥꼬에 힘을 바짝 주고 운전을 해서 안내대로 가다보니 눈이 길을 막고 있다.


제법 많이 쌓인 눈이어서 들어가면 빠질 것 같았다. 하지만 옆 쪽으로 돌아가면 그다지 무리는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망삘. -ㅅ-). 고민하다가 차를 후진한 뒤 심호흡을 하고, 속도를 높여 우우웅! 하고 눈밭으로 돌진!



그리고 빠졌다.


이번 여행기에서 대체 몇 번이나 써먹는 거냐, 이 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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