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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  미 』/『 BOOK 』

루스벨트 게임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1. 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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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한자와 나오키 』 로 유명한 이케이도 준의 작품. 우리나라에 번역되어 출판된 게 지난 해 7월이니, 비교적 신작이다. 『 한자와 나오키 』라는 작품에 대해서는 들어봤지만 이케이도 준이라는 작가 이름은 처음 들어봤다. 마사미 님이 추천해주셔서 알게 됐다.

  • 바로 전에 본 책이 『 일곱 개의 회의 』. 결코 짧은 분량이 아닌데도 한 방에 쭉~ 쭉~ 읽히더라. 정말 좋은 작가라고 생각했다. 잇달아 『 루스벨트 게임 』을 읽었는데 개인적으로는 『 일곱 개의 회의 』 쪽이 좀 더 나은 것 같다.

  • 원래, 스포츠를 다루게 되면 어느 정도는 평이 깎이기 마련이다. 현실에서의 극적인 승부는 말도 못할 감동을 불러오지만 소설에서의 극적인 승부는 진부하다는 욕을 먹게 되기 때문이다.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의 박상영 선수를 예로 들어볼까? 결승전에서 13 : 9 로 끌려가고 있었다. 에페는 역전이 쉽지 않은 종목. 동점타로 점수를 쌓아가다가 상대 실수를 틈타 나만 득점하는 상황을 잇달아 만들어서 이겨야 하는 경기다. 그런 경기에서 4점 차. 여자 사브르 종목의 유상주 코치가 "할 수 있뜨아!!!" 라고 소리쳤고, 포기를 생각하던 박상영 선수는 나지막하게 여러 차례 "할 수 있다"를 읊조린다. 하지만 그 후에도 실점을 허용해서 결국 14 : 10이 된다. 동시에 포인트 획득이 가능하기 때문에 내가 찔러서 득점을 하더라도 상대에게 찔리면 바로 경기가 끝나는 상황. 그러나 박상영은 내리 다섯 점을 따내며 기적 같은 대역전을 만들어낸다. 그렇게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다. 수많은 한국인들이 이 경기를 보며 환호하고 눈물 흘리지 않았을까 싶다.

  • 하지만 이게 소설로 옮겨지면 어떨까? 말도 안 된다 내지는 진부하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는 평이 따르게 될 거다. 그래서 스포츠를 소재로 한 소설은 해피 엔딩보다 아쉽게 지는 결말이 많지 않을까 싶다. 뻔한 결말에 실망하기보다 안타까운 결말에 아쉬워하는 독자가 더 반가울테니까 말이다.

  • 이 작품은... 뭐, 뻔한 작품이다. 솔직히 말하면 뻔해서 조금 안타깝기도 했다. 나도 결국 뻔한 사람이니까.

  • 책에 대해 미리 다 떠들면 재미가 반감될테니 쓰잘데기 없는 글로 독후감을 마치기로 하겠다. -_ㅡ;;;

  • 작품에 등장하는 8 : 7 의 스코어. 한국에서는 케네디 스코어라고 한다. 케네디 대통령이 저 스코어가 가장 재미있다고 했다면서. 하지만 근거가 없다. 케네디가 저런 말을 했다는 기록이 전혀 없다. 하지만 루스벨트 대통령이 야구에서 8~9점 나는 경기가 가장 재미있다고, 자기는 9 : 8 경기가 가장 좋다고 했다는 기록은 있다고 한다. 7 : 6 경기는 커미셔너 스코어라 하는데 이건 출처가 확실하고. 아무튼 희한하게도 7점을 시작으로 9점까지, 한 점 차 승리를 두고 이런저런 이름이 난무하고 있다.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데 말이지.

  • 검색해보니 루스벨트 스코어에 대해 8 : 7 로 소개한 사람도 있고, 9 : 8 을 케네디 스코어라 한 사람도 있고, 각양각색이다. 출처가 명확하지 않으면 이렇게 되는고나 싶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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