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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  미 』/『 BOOK 』

그리고 바통은 넘겨졌다 (そして、バトンは渡された)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2. 8.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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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이유로 원작과 전혀 다른 제목을 달고 한국에 들어오는 작품들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 사랑과 영혼(Ghost) 』이고 『 내일을 향해 쏴라(Butch Cassidy and the Sundance Kid) 』나 『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Bonnie And Clyde) 』도  자주 들먹여진다.

세오 마이코의 소설인 이 제품은 정말 정직하게 번역되었다. そして(소시떼) = 그리고, バトンは(바통와) = 바통은, 渡された(와타사레타) = 넘겨졌다, 되시겠다.

 


 

2018년 2월 22일에 발매되었고, 2019년에 서점 대상을 받았다. 한국어 번역판은 2019년 7월 31일에 나왔고 문고 판이 2020년 9월 2일에 나왔다. 문고 판에 대한 별도의 홈페이지가 있다. 여기 ↓

https://books.bunshun.jp/ud/book/num/9784167915544

 

文春文庫『そして、バトンは渡された』瀬尾まいこ | 文庫

10月29日映画公開! 2019年、本屋大賞受賞の話題作 大人の都合で何度も親が替わり、今は二十歳差の〝父〟と暮らす優子。家族皆から愛情を注がれた彼女が伴侶を持つとき。心温まる物語。

books.bunshun.jp

 

참고로, 서점 대상은 서점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투표해서 주는 상이다. 일본 소설을 읽어봤음 싶은데 어떤 작품이 좋을지 망설여진다면 서점 대상을 받은 작품 위주로 골라 보기를. 재미없는 작품이 단. 한. 편. 도. 없다. '역시~ 서점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뽑을만 하다!'라고 절로 감탄하게 된다.

 


 

작품에 대한 소개를 하고 싶은데 스포일러가 되니까 그만두기로 한다. 다만, 꽤나 두꺼운 책인데 순식간에 읽힌다는 것만은 장담할 수 있다. 일본 소설이라 하면 미스터리나 스릴러, 추리 장르를 주로 읽어대는 나 같은 사람도 정신 놓고 읽을 정도였으니 딱히 독자가 선호하는 장르를 가리지 않는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원 소스 멀티 유즈에 있어 둘째 가라면 서러워 할 일본이다 보니 당연히 영화로 만들어졌다. 몇 년 전이었다면 '주인공인 모리미야 유코 역으로 나왔어야 했다'라는 말이 당연하게 들렸을 이시하라 사토미가 묘한 매력을 가진 리카라는 인물을 맡았다. 하긴, 그녀도 곧 마흔인데. 😱

얼굴 책이나 인별그램 제쳐두고 트위터가 가장 사랑받는 나라답게, 계정이 있다. 마지막 포스팅은 어머니 날인 5월 8일.

https://twitter.com/baton_movie

 

映画『そして、バトンは渡された』公式 (@baton_movie) / 트위터

映画『#そしてバトンは渡された』公式アカウント。2つの家族。親たちがついていた命がけの嘘と秘密とは?4.6ブルーレイ&DVDリリース / デジタル同日配信【公式Instagram】https://t.co/ee1ueh7LCu

twitter.com

 

한국에서는 정식으로 개봉하지 못했고, 글을 쓰고 있는 2022년 08월 22일 현재 인터넷으로도 볼 수 없는 작품이다. Wavve에도, 네일베에도, 다음에도 없다. 다만, 네일베에서 검색했더니 본인이 직접 만든 자막을 제공하는 분이 계시더라. 일본판 영화 파일을 구한다면 자막은 어찌저찌 구해질 게다.

 


 

기숙사가 있는 고등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지 가족과 살았다. 대충 따져도 15년은 넘는다. 저 15년 사이에 엄마는 두 명이었다. 국민학교 저학년 때까지는 날 낳아준 엄마와 여동생을 포함해 네 명이 같이 살았다. 아빠의 가정 폭력 때문에 엄마가 집을 뛰쳐 나간 시기가 있고, 이혼을 하네 마네 하며 싸워대던 시기도 있으니까 그걸 제외해야겠지만 그렇다 해도 10년 넘게 한 가족으로 살았더랬다. 그 10년 넘는 시간 동안, 단 한 번도 한 자리에서 식사한 적이 없다.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하겠지만 정말이다. 아빠, 엄마, 나, 여동생이 같은 식탁에서 밥 먹은 기억이 없다. 국민학교 고학년 때 새 엄마와 살기 시작하고 띠동갑 막내 동생이 태어난 이후에도 마찬가지였다. 가족이 한 자리에 모여 식사한 기억이 없다.

가족이 모두 모여 화기애애하게 식사하는 건 교과서에서나 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내 주위의 친구들 대부분이 그렇게 산다는 걸 알게 됐을 때는 꽤나 충격을 먹었더랬다. 지금이야 이혼한 가정이 워낙 많아졌지만, 내가 어렸을 때에는 온 동네에 한 집 있을까 말까였다. 그 집이 우리 집이었고.

부모가 이혼했다는 이유로 그 집 애랑 놀지 말라고 가르치는 집이 있을 정도였다. 그런 사회 분위기에서, 화목하지 않은 가정에서 자란 탓인지 이 작품을 읽을 때의 느낌이 뭔가 묘했다. '말도 안 돼!'라거나 '어떻게 그럴 수 있지?' 같은 생각은 들지 않았다. 세상에는 온갖 형태의 가정이 있으니까, 저럴 수 있겠다 싶더라.

 


 

제법 조마조마해하며 읽었다. 독자들 먹이려고 마지막을 희한하게 비트는 작가가 꽤나 많았으니까 말이다. 뭐, 더 이상 얘기하면 스포일러가 될테니까 이 정도로 닥치도록 하자. 말하다 마는 것 때문에 짜증나려나? ㅋㅋㅋ   시간을 내서 읽어도 절대 후회하지 않을 작품이니 부디 읽어보시기를. 한적한 카페에서 여유롭게 읽기에도 좋은 작품이다.

아, 그러고보니 하루종일 손님 한 명 있을까 말까 한, 정말이지 한적한 카페에서 눈치 보지 않고 한 시간에 차 한 잔씩 주문해 마시면서 읽고 싶은 책이다. 오~ 말을 꺼내놓고 머리 속으로 그려보니 정말 멋지네.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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