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는 일본으로 여행을 가면 와이파이 도시락을 빌렸더랬다. 처음에는 공항 저~ 구석탱이 물류 창고 같은 곳에 사무실을 두고 영업했었는데 찾는 사람이 많아지고 여기저기 광고도 하더니 1층 7번 출구 옆에 떠억~ 하니 자리 잡았다.
정작 일본에 갔더니 안 되더라, 충전이 안 되어 있어서 공항에 쭈그리고 앉아 충전하고 있어야 했다, 너무 느려서 도저히 못 쓸 수준이다, 이런저런 불만도 있었지만 뽑기 운이 좋았던 건지 문제가 된 적은 없다.
일본에 살던 시절에는 라인 모바일에 가입해서 사용했다. 평소에는 잘 터지는데 점심시간만 되면 먹통. 아마도 학교에서 죄다 스마트폰 붙잡고 있으니 데이터 사용량이 폭증해서 그런 게 아닐까 싶다. 아무튼, 라인 모바일은 유학을 마치고 돌아올 때 우편으로 USIM을 반납했기 때문에 더 이상 쓸 수 없다.
| 2019년 전까지는 사용 기간에 제한이 없어서 한 달만 가입했다가 해지하는 것도 가능했는데 지금은 최소한 1년은 써야 합니다. |
일본에서는 엑스페리아 XZP를 썼더랬다. 그때 사용하던 라인 메신저에 대만, 태국 등의 친구들과 일본의 선생님이 등록되어 있다. 엑스페리아의 배터리 수명이 다해 사용 시간이 너무 짧아져 버리는 바람에 갤럭시 S20+로 라인 계정을 옮기려 했다. 카카오톡과 마찬가지로 라인도 두 개의 계정을 쓸 수 있거든, 갤럭시에서는.
그런데 기존 계정을 다른 스마트폰에서 쓰려면 문자 메시지를 통해 인증 번호를 받고 그걸 입력해야 한다. 문제는, 한국 번호로는 문자 메시지를 받을 수 없다는 거다. 일본 휴대 전화 번호가 필요하다.
일본 여행을 가면 그때 해결해야겠다고 마음먹었는데 일본 여행 자체가 불가능해서 2년 넘게 항상 충전기를 꽂아둬야 했다. 이번에 일본 여행이 가능해져 현지 USIM을 산 뒤 문자 메시지를 받아서 갤럭시로 라인 계정을 넘기면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랬는데….
국내에서 판매 중인 SIM 카드는 전부 데이터 전용이다. 통화와 메시지는 사용 불가능. 즉, 일본 번호를 받을 수 없다는 거다. 우리나라에서 파는 건 다 저렇다.
한~ 참을 검색한 끝에 소프트뱅크의 글로벌 렌탈 서비스(https://www.softbank-rental.jp)에 대해 알게 됐다. 일본 국내에서 사용 가능한 SIM 카드를 빌려서 사용하고 반납하는 거라고 한다. 당연히 일본 전화번호가 부여되어 통화와 문자 메시지 받는 것도 가능하고.
예전에는 한국어 페이지도 있었던 모양인데 지금은 영어와 일본어로만 안내가 되어 있다. 번역기 돌리면 되니 큰 문제는 아닌데 정작 SIM 카드를 받을 방법이 없다는 게 문제다. 나리타, 하네다 공항에 있는 매장만 영업 중이고 간사이 공항은 휴업 중이다. 월 단위로 영업 여부를 변경하는 모양인데 올해 10월 1일부터 반영된 영업 정보를 봐도 간사이 공항은 휴업이다. 11일부터 여행 재개한다는 정보는 진작에 받았을 텐데 왜 저럴까?
일단 마사미 님께 혹시 알아봐 주실 수 있냐고 여쭤봤다. 만약 일본 전화번호를 받을 수 있는 SIM 카드를 사용하는 게 불가능하다면 한국에서 데이터 전용의 SIM 카드를 살 수밖에 없다. 문자 메시지를 받아 라인 계정을 갤럭시로 옮기는 건 마사미 님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우리나라에 오는 외국인들도 마찬가지일까? 하긴 짧은 기간을 체류하는데 번호 발급을 하면 번호가 남아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통화 가능한 USIM을 구하려면 외국인 등록증이 있어야 한다는데, 유학할 때 만든 마이 넘버 카드로는 안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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