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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절주절 』

자, 꿈 꿉시다.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1. 6.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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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디킨스 원작의 『 크리스마스 캐럴 』. '스크루지' 영감이 나오는 소설로 유명한 작품이다. 원작을 보지 못했더라도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이로나마 봤을 유명한 작품이다.

작품에 나오는 스크루지는 지독한 짠돌이다. 남들이 부러워할 만큼의 재산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더 모으지 못해 안달난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꿈에서 자신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본 뒤 새 사람이 된다. 어려운 사람을 도울 줄 알게 된다.

난 이러한 '기적'이 이건희를 비롯한 수많은 가진 자들에게 좀 일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얼마 전에 글을 썼지만... 뭔가를 소유한다는 것에 있어서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을 것 같다. 요즘 나는 드라마 『 부활 』에 잔뜩 빠져 있지만, '한지민'한테 장가 간다고 해도 시간이 지나면 '소이현'이 아쉬울 것 같다. -_ㅡ;;;

지금 나는 한 때의 드림 카인 'i30'을 몰고 있지만, 골프를 줄테니 헌혈하지 말라고 하면 냉큼 그러겠다 할 것 같다. 사람 욕심이라는 건 정말 끝이 없을 것 같다.

밑도 끝도 없는 욕심을 다 채울 수 없기에 사람이란 자신의 현재 처지를 감안해서 적당한 절충안을 찾는 게 아닌가 싶은데... 나 같은 경우는 지금이 경제적으로는 최적이라고 생각한다. 사고 싶은 것도 많고, 갖고 싶은 것도 많을 뿐더러, 그럴싸한 서재를 갖고 싶기도 하고, 회사고 나발이고 때려 치운 채 여행 다니며 글이나 썼으면 하는 마음도 간절하지만, '현실을 인정하고' 절충안을 찾아야 하기에 지금 삶에 만족하는 거다.

가진 사람도 그럴 게다. 1,000평 짜리 아파트 살다가 50평 짜리 아파트로 이사 가라고 하면 당연히 부족하게 여기겠지. 그 50평 짜리 아파트가 평생의 꿈인 사람도 있는데 말이다. 그래서 부자라고 무조건 욕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 사람들은 그렇게 벌기 위해 우리가 모르는 고충을 참고 이겨냈을 지도 모르잖아?

그런데 말이다. 

우리 주변에는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게 사치인 사람들이 꽤 많다. 예를 들어 나는 인터넷을 할 수 없는 환경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어디를 가도 인터넷은 되야 한다. 그런데, 한 달 동안 인터넷을 마음껏 쓸 수 있는 대가로 3 만원을 지불하는 게 사치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도처에 넘쳐 난다. 의식주가 인간 생활의 기본이라지만, 집은 고사하고 당장 밥 굶을 걱정하는 사람이 21세기인 지금도 분명히 있다.

난 하루 세 끼 다 챙겨 먹을 수 있는가? 푸아그라니, 캐비어니, 엄청나다는 요리를 먹을 정도는 아니지만, 하루 세 끼 쌀 밥에 김치 먹을 정도는 된다. 그렇게 먹어도 남는 돈이 있다. 그렇다면 그 남는 돈은 나보다 못 먹는, 김치 없이 물에 밥 말아 마시듯 먹는 사람에게 김치 사주면 되지 않을까? 물론 그 돈 모아 뒀다가 나중에 캐비어를 사 먹을 수도 있다. 하지만, 캐비어 못 먹는다고 죽는 건 아니다. 반드시 먹어야 한다는 생각이 머리 속을 가득 채우고 있으면 모를까, 그닥 먹어야겠다는 마음도 없다. 그럼 김치 없이 밥 먹는 사람에게 김치 사주고 잘난 척 하는 쪽이 낫지 않을까?



난 그런 생각으로 살려고 노력한다. 나보다 잘난 사람도 많고, 못난 사람도 많을 게다. 나보다 잘난 사람과 같은 자리에 서기 위해 노력하지만, 그러면서 나보다 못난 사람을 무시하거나 괄시하지 않아야 한다고 다짐한다. 난 하루 세 끼 다 먹을 수 있는 사람이니 하루 세 끼 먹는 게 힘든 사람 도와주자는 생각이다. 왜냐고? 내가 언제 하루 세 끼조차 못 먹을 수준이 될런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빚 보증 때문이든, 한 순간의 실수 때문이든, 예기치 못한 사고 때문이든, 어느 순간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 다들 그런 걱정하기 때문에 보험 들고 그런 거 아닌가? 그런데 말이다. 개인이 드는 보험 대신에, 국가나 지방 자치 단체에서 어느 정도의 보장을 해준다면 어떨까?
일정 수준의 벌이가 없는 사람에게는 집도 주고 밥도 주고 옷도 주는 거다. 물론 날로 먹게끔 하지는 않지. 50평 아파트 대신에 13평 아파트 빌려 주는 거다. 최고급 이천 쌀 대신 정부미 주는 거다. 나이키 대신에 나이스 주는 거다. 50평 살고 싶고, 이천 쌀로 밥 지어 먹고 싶고, 나이키 입고 싶으면 본인이 노력해서 벌면 된다. 단, 여러 가지 이유로 그럴 수 없는 처지라면 국가나 지방 자치 단체가 최소한의 의식주 보장은 해줘야 한다는 거다.

그 돈 어디서 나냐고? 땅 파면 나오냐고? 땅 안 파면 나온다. 염병할 4대강 지랄할 돈, 다 복지 예산으로 돌려 봐라. 밥 굶는 사람 있겠는가... 복지 정책이라는 걸 입안하는 사람들이 밥 굶어 본 적이 없는 거다. 배고플 때 밥 못 먹는 게 얼마나 서럽고 고된 일인지 모르는 사람이 정책 입안하니까 나라 꼬라지가 이 모양인 거다.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사회라지만, 현직 대통령이 본인 눈의 서까래는 보지 못한 채 전직 대통령 눈의 티끌을 트집 잡아 죽음으로 몰고 가는 걸 보면 그렇지만도 않은 모양이다. 대통령 되기 전에 지 회사라고 우기던게 대통령 되고 나서는 아닌 게 되는 신기한 나라. 적당히 때 되면 시장 찾아가서 어묵 몇 개 먹어 주고, 나이든 아주머니들 손 잡아 주는 걸로 서민들 삶을 이해한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멀쩡한 강바닥 파헤칠 돈으로 그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생각을 하란 말이다.

한진 중공업 사장이라는 색히가, 지가 크레인에 올라 시위하는 날이 올 거라고 생각할까? 그런 일이 현실로 닥칠 거라는 생각을 한다면 김진숙 위원장의 고공 농성을 지금까지 수수방관하지 않았을 거라 생각한다. 다들 자기는 지금보다 낮은 자리로 떨어질 리 없다는 확신 따위가 있으니 더러운 짓, 고까운 짓, 욕 쳐 먹을 짓 하고도 당당한 게 아닌가 싶다.
스크루지처럼, 스스로가 지독하게 몰락하는 꿈을, 너무나도 현실감 있게 꾸고 나서 개과천선하는 기적이 마구 일어났으면 좋겠다.

내가 불행한 것 같지만, 세상에는 나보다 불행한 사람이 차고 넘친다. 그 사람들 돕지는 못할 망정, 돕겠다는 사람을 핍박하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적어도 사람이라면 말이다. 혼자 잘났다고 살 수 있는 세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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