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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절주절 』

VDC 덕분에 살았다... ㄷㄷㄷ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2. 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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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부분은 잡설...이 될 예정이었으나 쓰다보니 글 전부 다 잡설. -_ㅡ;;;   VDC에 대한 정보만을 원하신다면 맨 아래로 내려가세요.


 

내 힘으로 마련한 첫 차는 2002년 겨울에 가양동에서 산 중고 아반떼 투어링이다. 원래 액센트 사려고 했다. 예산은 보험료 포함해서 400 만원. 그런데 실물을 보고는 실망해버렸다. 에어컨/히터 온도 조절 장치와 풍량 조절 장치가 드르륵~ 하고 돌리는 식이 아니라 좌/우로 미는 식이었기 때문이다. 정말로 달랑 그 거 하나 때문에 액센트를 포기했다. -_ㅡ;;;

'어쩌지? 그냥 갈까?' 생각하던 중 눈에 딱 들어온 게 아반떼 투어링이었다. 실내를 봤더니 드르륵~ 돌리는 방식이다. ㅋㅋㅋ   이거야!!! 그런데... 가격이... 보험료 빼고 차 값만 400 만원이었다. 보험료에 세금까지 더하니 600 만원 가까이 된다(차 살 때 세금도 내야 되는 줄 몰랐던 1人. -_ㅡ;;;). 상당히 무리하는 셈이었지만 눈 딱 감고 질렀다. 차는 경산 찍고 인천 거쳐서 백령도까지 흘러 왔고... 18개월 동안 잘 달려 주었다. 중간에 뺑소니 당해서 견적 160 만원 나온 대수술도 한 차례 거쳤다. 백령도 나올 때에는 친하게 지내던 선배 줘버렸다. -ㅅ-

이제 와서 생각해보건데... 차 살 때 액센트가 마음에 들었더라도 아반떼 투어링 봤다면 그걸 질렀을 것 같다. 난 평범한 세단보다는 해치백이나 웨건에 꽂히는 스타일이었고 당시 우리나라에 판매되는 해치백/웨건은 아반떼 투어링과 누비라 웨건 뿐이었다. 지금도 내 드림 카는 골프다.


'차는 해치백!'이라는 생각은 변함이 없어서... 아무 계획도 없이 2008년 겨울에 i30을 덜컥 지르게 된다. 사실 그 전부터 차 산다, 차 산다 소리는 했지만 모아 놓은 돈도 없는 마당에 무턱대고 지를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후배 녀석이 차 샀다고 자랑하는 소리를 듣고 실물 보러 갔는데... 그게 하필이면 i30였다. -ㅅ-   내가 꼭 사고야 말리라 다짐한 차를 후배가 먼저... 아아... 이럴 수가... ㅠ_ㅠ

후배 통해서 큰 돈 없이 무작정 지를 수 있는 방법을 대충 습득(!)한 후에 실천에 옮겨(이런 짓은 실행이 빠르지) 결국 달랑 300 만원 내고 나머지는 죄다 할부로 돌려 차를 사버렸다.

차 등급이 여러 가지로 나뉘어 있었다. 안전 관련 장치만큼은 다 있었음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고르다보니 어쩔 수 없이 최상급인 익스트림을 선택했다. 사이드 에어백이 장착되어 나오는 건 익스트림 뿐이었다. 그 아래 등급은 옵션으로도 선택이 불가능했다. 결국 '에라이~ 지르는 김에 다 때려 넣자!'라는 생각으로 선 루프와 VDC(차체 제어 장치)까지 포함했더니 차 값이 2,000 만원 가까이 된다. 주위에서는 '그 돈이면 소나타를 살 것이지'라고 했지만... 나한테는 i30도 큰 차다. 모닝 정도가 딱인데 디자인 때문에 i30 사는 거였다. -_ㅡ;;;

뽈뽈거리고 잘 싸돌아다녔는데 여자 친구와 헤어지면서 여행 다니는 것도 시들해지고, 백령도 들어오게 되면서부터는 출퇴근용으로만 쓰게 된 덕분에 만 3년 넘은 차가 아직 30,000㎞도 못 달렸다. 아무튼... 사고 없이, 고장 없이 잘 타고 다녔다.


어제, 그러니까 1월 12일. 백령도에 눈이 많이 왔다. 새벽부터 내렸다더라. 아침에 눈 떠서 똑똑한 손전화를 봤더니 적설량이 0.1㎝라고 되어 있기에 '차 가지고 갈 수 있을라나?' 하며 밖을 봤더니... 아, 나~ 이런 2×9... 아무리 못 와도 2㎝는 되겠더라. SBS 기상 안내에서 약한(옅은?) 눈발이 날린다고 했는데 이게 옅은 눈발이면 강한(짙은?) 눈발은 눈뭉치를 쏟아 붓는 거겠다. 3×6... ㅠ_ㅠ

결국 차 가지고 출근하는 걸 포기하고 걸어 갔다. 추울까봐 꽁꽁 싸매고 갔는데 출근 도장 찍고 나니 온 몸에 땀이 줄줄 흐른다. 제길...
점심 때가 되기 전에 눈이 그치고 해가 나와 쌓인 눈이 녹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눈 치우기 시작한 덕분에 퇴근할 때 쯤 차 다니는 도로는 거의 다 녹았다. 그래도 얼음이 군데군데 남아 있었기에 많이 미끄러웠다. 걸어서 퇴근했는데 내려가면서도 수 차례 미끄러졌다. '이 상태라면 내일도 차 가지고 출근 못 하겠네'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오늘... 걸어갈 생각으로 일찍 몸을 일으켰지만 뮝기적거리다가 늦고 말았다. 처음에는 좀 늦더라도 걸어갈 생각이었는데... 막상 차 앞에 서니 걸어가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지는 거다. '일단 끌고 가 보고 안 되겠다 싶음 중간에 세워 버리던가 하자!'라는 무책임한 생각으로 출발~

군데군데 얼음이 녹지 않았지만 그럭저럭 잘 올라갔다. 중간에 잠깐, 아주 잠깐 미끄러지긴 했는데 크게 염려할 정도는 아니었기에 1단 기어 넣고 슬렁슬렁 올라갔다. 그런데... 그런데... 나무 때문에 햇볕이 잘 들지 않는 곳에 얼음이 녹지 않아 제대로 빙판을 이루고 있었다. 거기서... 헛바퀴 돌기 시작했다. 계기판 오른 쪽 구석에서는 VDC 표시가 미친 듯 점멸(평소에는 안 보이다가 VDC 기능이 작동할 때만 VDC라고 표시된다)하고 있었고 스티어링 휠(핸들 ×)을 좌우로 돌려봐도 좀처럼 올라가지 못했다. 브레이크 밟으면 미끄러질 것 같았고, 미끄러지면 그대로 절벽으로... -ㅅ-

'여기서 멈추면 안 된다, 좀 무리가 되더라도 어떻게든 올라가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데... 죽고 싶어 환장했던 거였는지 나도 모르게 액셀러레이터에서 발을 떼고 브레이크를 살포시 밟아 버렸다. -_ㅡ;;;   차가 멈췄다. 그대로 미끄러졌다면 지금 나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닐텐데... 다행히도 차는 오르막 경사에 그대로 멈췄다. 잠깐 숨을 고른 뒤 다시 액셀러레이터를 밟자마자 또 다시 미친 듯 켜졌다 꺼졌다를 반복하는 VDC 표시등. ㅠ_ㅠ

초당 1㎜ 전진하나 싶을 정도로 더디게 꿈찔꿈찔하다가 가까스로 빙판 코스를 벗어나서 오르막을 계속 오를 수 있었다. 주차장에 차 세워 놓고 내리니 나도 모르게 한숨이 쉬어졌다. 타이어를 보니 트레드(타이어 홈) 가득 얼음이... T^T

난 스스로 운전 실력이 형편없다고 생각하는 쪽인지라 무리해서 운전 안 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과는 다르게 스티어링 휠을 잡으면 평소보다 더 착해진다. -ㅅ-   그 덕분에 i30 뽑은 뒤로 ABS 작동하는 거 한 번도 경험 못 했다(예전에 엄청 넓은 빙판 길에서 다른 사람 차로는 몇 차례 경험한 적 있긴 하다.). 그런데... 오늘 VDC를 경험했다. VDC 아니었다면 미친 듯 돌거나 작정하고 미끄러져서 절벽 아래로 굴렀을 거다. 제대로 본전 뽑았다. ㅠ_ㅠ

안전 관련 장치에 인색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찐~ 하게 했다. 언제가 될 지 모르지만 차 바꿀 때에도 무조건 풀 옵션이다. -ㅅ-

VDC (Vehicle Dynamic Control) : 우리 말로 차체 제어 장치라고 한답니다. 저는 50 만원 더 내고 달았던 것 같은데 80 만원이라는 글도 보이고... 긴가민가 싶네요. 2세대 i30 나오기 바로 전 모델인 2011년형은 VDC 기본 장착이었답니다(얼씨구나~ 하고 샀는데 6개월도 안 지나서 신형 광고 봐야 했을 사람들은... ㄷㄷㄷ).

http://www.ppomppu.co.kr/zboard/view.php?id=car&no=25525 ← 요 링크 타고 가시면 기아 자동차에서 만든 사내 교육용 VDC 동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VDC의 작동 원리 등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차에 달린 안전 장치가 거기서 거기지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있다면 뜯어 말리고 싶습니다. 안전 관련 장치는 무조건 달고 있는 게 좋습니다. 저는 오늘 덕분에 목숨 건졌습니다.

PS. 처제 자세 제어 장치... 대박!!!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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