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를 오래 전부터 써왔는데 입대 이후부터는 노트북을 쓰게 됐다. 숙소에서 데스크 탑을 쓰는 게 쉽지 않은 환경이라 노트북을 산 거였는데 밖에 방 얻어 살아도 계속 노트북을 쓰게 되더라. 딱히 온라인 게임을 하지 않았고 유일하게 하던 「 아스가르드 」도 노트북으로 충분히 돌릴 수 있었기에 데스크 탑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전역하고 나서도 계속 노트북이었다. 여기저기 자주 옮겨다녔기에 아무래도 노트북이 편했다.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뒤에도 계속 노트북을 썼다. i7 CPU에 별도의 그래픽 카드를 갖춘 고성능 노트북이어서 데스크 탑 대신 쓰기에 충분했다. 그러다가... 「 블레이드 & 소울 」 때문에 컴퓨터를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새로 업데이트 된 지역이 있어서 사냥을 갔는데 4 프레임 나오더라. 자주 들락날락할 필드도 아니고 지금까지 그냥저냥 잘 버텨왔던지라 굳이 돈 들여 바꿔야 하나 고민을 했는데... 어차피 살 거, 빨리 사자! 싶어 다나와에 견적 올렸다. 200만원 조금 넘게 나왔다. -ㅅ-
퇴근하고 오니 상자들이 집 앞에 잔뜩 쌓여 있다. 들고오느라 고생하셨을 택배 기사님께 감사를...
뜬금없이 아디다스 상자도 하나 있더라고. 뭔가 싶어 봤더니 이러저러한 이유로 사은품 같은 게 온 거였다.
상자 한 가득 부품이 들어 있고 벌크 제품은 뽁뽁이로 칭칭 감아놨다. ㅋ
잘 안 보이겠지만 삼성의 멀티 광학 드라이브다. CD/DVD를 읽고 쓸 수 있는 녀석. 요즘은 CD/DVD 거의 안 써서 달까 말까 잠시 고민했지만 2만원 대에 살 수 있으니까 일단 달아놓자 싶어 샀다.
도시바에서 나온 SSD. 서비스 생각해서 삼성 걸로 할까 했는데 성능을 보니 비슷한 가격대에서는 도시바 제품이 제일 낫더라. RAID 구성하려고 같은 녀석으로 두 대 샀다.
이 자그마한 상자 안에 든 녀석이 40만원 넘는다. 오버 클럭할 생각은 없지만 혹시 모르니까 사는 김에 좋은 녀석으로 지르자 싶어 산 i7-4790K. AMD CPU도 좋아하는데 막상 지르면 아무래도 intel 제품을 지르게 된다.
메인 보드. 예전부터 메인 보드에는 투자를 아끼지 않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고만고만한 싼 녀석으로 고르게 되더라. 뭐, 보급형 조립할 때야 그래도 되지만 40만원 짜리 CPU를 10만원 짜리 보드에 끼우기가 아쉬워서 좀 괜찮은 녀석으로 질렀다. Z97 칩셋에 SLI, RAID 등 고급 기능 지원하는 제법 비싼 녀석이다.
역시나 뽁뽁이로 칭칭 감겨있는 웨스턴 디지털의 2TB 하드 디스크. 세상에, 2TB라니... -ㅁ-
전원 공급 장치로는 시소닉이나 파워렉스 제품을 선호했는데 요즘은 잘만에서도 잘 나오는 것 같아 잘만 700W 선택!
어찌 보면 이 녀석이 사실 상의 주인공이다. nVIDIA의 GTX970 칩셋을 사용한 그래픽 카드. 이 녀석 역시 40만원이 넘는다. 슬롯 두 개를 잡아 먹고 전원 케이블 역시 두 개 꽂아야 한다. GTX980은 너무 비싼 듯 해서 적당히 타협한 결과다. 나중에 값 떨어지면 하나 더 사서 SLI 구성하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잘만에서 나온 Z3 PLUS 케이스. 인터넷에서 사진으로만 보고 샀는데 실물 보니 맘에 든다.
상단에 달려 있는 대형 팬 두 개. 글 쓰고 있는 지금도 열심히 돌고 있다. 잘만 제품답게 소음이 거의 없다.
뽁뽁이를 벗겨내자 자태를 드러낸 하드 디스크와 광학 디스크 드라이브.
메인 보드부터 꺼내어 조립을 시작했다. 뭔가 번쩍번쩍하는 게, 비싸 보인다. ㅋㅋㅋ
i7 CPU. 든든~ 하다. ㅋㅋㅋ
도시바의 SSD. 생긴 건 못 생겼다. 외형에 있어 플렉스터 닌자를 능가하는 SSD를 보지 못했다.
원래는 조립하면서 그 과정을 일일이 사진으로 찍어 강좌 형식으로 올리려고 했었다. 그런데... 조금이라도 빨리 조립을 해서 「 블레이드 & 소울 」 돌려보고자 하는 마음에 서두르다 보니 사진이고 뭐고 귀찮아졌다. 그래서 부품 사진만 찍어놓고 바로 조립을 시작했다.
메인 보드부터 꺼내고... CPU를 꺼내어 메인 보드에 설치하고, 예~ 전에 샀던 서멀 구리스를 바른 뒤 쿨러를 얹었다. 메모리까지 설치하고 옆으로 살포시 밀어뒀다. 케이스 꺼내어 CD/DVD 드라이브 들어갈 자리의 덮개를 뜯어내려는데... 당최 안 빠진다. 한참을 보면서 구조를 파악한 뒤 힘을 주는데... 그래도 안 빠진다. 누가 이기나 보자! 라고 오기로 힘을 줬더니... 뽀각! 하고 뭔가 부러졌다. -_ㅡ;;; 그렇게 삽질한 끝에 덮개 제거해서 CD/DVD 드라이브를 설치하고... SSD를 설치하려고 보니 슬롯이 하나 뿐이다. 하나는 거기 잘 달아놨는데 다른 하나를 달 곳이 없다. SSD는 진동이 없으니까 볼트 하나로도 괜찮겠지 싶어 아래 쪽의 3.5" 드라이브 슬롯에 볼트 하나로 고정했다. 그 다음 하드 디스크 달고... 전원 공급 장치까지 설치하니 케이스가 제법 묵직해졌다.
메인 보드를 얹으려는데... 공간이 좁아서 넣기가 쉽지 않다. 세상에나... 타워형 케이스가 작게 느껴지다니... 메인 보드 안 다치게 이리저리 기울인 끝에 어렵사리 케이스에 보드를 넣는 데 성공! 그러면서 후회했다. 그냥 조립 맡길 것을... ㅠ_ㅠ
집에 변변한 드라이버가 없어 메인 보드 고정하는 데 꽤 고생했다. 단단히 고정한 뒤 그래픽 카드를 붙이는데... 그래픽 카드가 오질라게 크다. ㄷㄷㄷ 그 후 전원이랑 이런저런 케이블 다 연결하고... 대충 마무리 한 뒤 모니터 설치. 책상 위에 적당히 세팅해서 설치하고 전원을 켜니 잘 된다.
BIOS 설정을 해야 하는데 메인 보드에서 자체적으로 RAID를 지원한다. 그런데... 하드 디스크와 SSD 한 대만 인식. -ㅁ- 다른 SSD가 장착되어 있는 걸 인식하는데 정작 RAID 설정하려고 하니 SSD가 하나 밖에 안 보인다. 한참 끙끙거리다 하드 디스크에서 케이블을 제거하고 다시 전원을 켰더니... 이제는 달랑 SSD 하나만 뜨면서 RAID 구성이 불가능하다고 나온다. 혹시 케이블 문제인가 싶어 다른 케이블을 가져와 SSD를 다시 연결했더니... 이제서야 두 대 다 뜬다. BIOS에서 RAID 설정을 마치고... 윈도 8.1 DVD로 부팅해서 설치를 시작했다.
SSD를 RAID 구성했으니 엄청난 속도가 날 거라 예상했는데... 아니었다. 기대가 너무 컸던 모양인지 딱히 빠르다는 느낌은 들지 않더라. 윈도 설치를 마친 뒤에도 마찬가지였다. RAID 하나 마나네?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 -ㅅ- 부팅 역시 마찬가지였다. ASUS 로고 나오는 시간이 너무 길어서 BIOS에서 줄여줬는데도 부팅까지는 10초 정도 걸리는 듯 하다. 노트북은 5초 채 안 걸렸던 것 같은데...
아무튼 윈도 설치 마치고 오피스랑 이것저것 필요한 프로그램 설치하는데... 압축 풀 때가 되서야 SSD RAID의 위력이 느껴진다. 휙~ 하더니 땡이다. 용량이 제법 큰 파일인데 그냥 훅~ 하고 창이 없어진다. 정식 벤치 마크 툴은 돌리기 귀찮아서 엠피삼 파일 복사하면서 속도 테스트 해봤는데... USB 3.0 지원하는 USB 메모리에서 파일 가지고 오는 데 어지간히 빠르구나 싶더라.
한참 걸려 「 블레이드 & 소울 」 클라이언트 파일을 다운 받아 설치를 마치고 실행을 했다. 뭔가 엄청나게 달라질 줄 알았는데... 노트북으로 할 때에도 그래픽 옵션을 제법 높게(4) 잡아놨기 때문인지 별로 달라보이지는 않더라. 그래픽 옵션을 모두 5로 설정하고 부가 설정도 다 체크해서 최상의 상태로 맞춘 뒤 프레임 얼마 나오나 봤더니... 60 프레임!!! 노트북이라면 10 프레임 간신히 나왔을텐데... 1인 던전에서는 사냥 중에도 50 프레임을 유지했고 몹이 많은 던전에서도 40 프레임 대는 유지했다. 이게 40만원 짜리 그래픽 카드의 위력인가 싶더라. 하지만... 사용자들 몰린 곳으로 가니 확~ 죽더라. 그래픽 옵션 줄여야 하나 싶을 정도로... 프레임 봤더니 10 프레임 대. 노트북이었다면 3~4 프레임 나오다가 멈췄을테니 거기에 비하면 훨씬 낫지만 그래도 좀 실망했다. 무리해서 GTX980 질렀어야 하나 싶기도 하고.
노트북도 30만원 정도 주면 살 수 있을 정도로 컴퓨터 가격이 싸진 요즘, 200만원 들여 샀는데... i7의 엄청난 위력도, GTX970의 화려함도, SSD RAID의 눈부신 속도도 제대로 체감하지는 못하고 있다. 드라이버 설치해서 최적화하긴 했는데 여러 가지로 더 설정해야 하는 게 많은 모양이다. 귀찮아서 그냥 기본 값으로 두고 쓴다.
그나저나... 노트북을 어찌 해야 하나... 이동 중에 노트북 켜야 할 정도로 대단한 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 시간 때우는 건 태블릿이나 스마트 폰으로 충분한데... 그냥 모셔둬야 하나, 헐 값에라도 넘겨야 하나 고민이다.
CPU : intel i7-4790K
M/B : ASUS Z97-PRO
RAM : 삼성 DDR3 8GB×2
SSD : 도시바 128GB×2 RAID 0
HDD : WD 2TB
ODD : 삼성 CD/DVD 멀티
P/S : 잘만 700W
VGA : 이엠텍 GTX970
뭐, 대충 이런 사양입니다. 모니터는 기존에 삼성 S27D390를 노트북에 붙여 쓰고 있었기에 같은 걸로 하나 더 사서 듀얼 구성하려 했는데... 단종 됐다더라고요. 그래서 후속 모델인 S27D395를 샀습니다. 외형만 봐서는 차이가 없네요. 마우스는 기존에 쓰던 로지텍 G400s 쓰고, 키보드 역시 사용하던 스카이디지털 기계식 MECHANIC LED를 썼습니다. 스피커도 따로 장만하지 않고 그냥 로지텍 2.1 채널 제품.
SSD RAID 쪽은 좀 더 공부를 해서 최적화해야 하지 않을까 싶고... 그래픽 쪽은 길 가다 돈이라도 주우면 그걸로 하나 더 사서 SLI 구성해야겠다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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