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사면 저렴한 맥북 에어

2012년 6월에 산 노트북을 잘 쓰다가 많이 하지도 않는 온라인 게임 때문에 데스크 탑을 조립해버렸다.　그 덕분에 노트북은 찬 밥.　중고로 팔까 했지만 '그래도 노트북 한 대 정도는 가지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 그냥 모셔(?) 뒀는데...　중고로 팔아야겠다고 결심을 하게 됐다.　맥북 에어 때문이다.

지금까지 질러온 다른 녀석들과 마찬가지로, 맥북 에어를 사야겠다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그런데...　같이 운동하는 누나가 딸내미들과 같이 일본 여행 가면서 맥북 에어를 사들고 온다는 거다.　커피 가게에서 혼자 앉아 된장내 풍기며 허세 부리기에는 최고의 아이템이라는 것 정도만 알고 있어서 된장질하려 그런다고 살포시 갈구다가...　맥북 에어가 뭐 대단하다고 싶어 알아봤다.

CPU는 i5고...　메모리는 4GB고...　화면은 커봐야 13.3인치고...　그래픽은 intel HD5000...　하아~　저게 무슨...　2년 넘은 내 노트북도 i7, 8GB, 15.6", Radeon 7670M이다.　물론 크기나 무게 면에서도 2년 넘은 내 노트북 쪽이 압도적인 우위(?)를 자랑하긴 하지만...　사양이 너무 떨어지잖아?　대체 저런 걸 왜 산다는 거지?

딱 그 정도 생각 뿐이었다.　그런데...　며칠 지나자 갑자기 맥북이 오질라게 땡기기 시작하는 거다.　단순히 하드웨어 사양이 문제가 아니라...　맥 OS를 쓰고 싶다는 생각이 머리 속을 떠나지 않았다.

맥 OS는 초등학교 2학년인가 3학년 때 친척 형 꺼 만져본 게 전부다.　디스켓 집어 넣었다가 빼지 못해서 당황했던 기억이 생생하다(흔히 쓰는 IBM 호환 PC는 버튼을 눌러 디스켓을 뽑았지만 매킨토시는 디스켓 드라이브를 휴지통으로 끌고 가면 툭! 튀어나왔다.　-ㅅ-).　그동안 아이팟도, 아이폰도, 윈도에서 제대로 쓰기 어려운데 내가 맥 OS 쓸 환경이 아니니까... 라는 이유로 잘 참아왔는데...　지름신이 드디어 맥 OS를 내세워 나에게 맥북 지름을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3" 256GB 제품이 149만원

미국에서는 같은 제품이 1,199달러

2015년 02월 27일 오전 기준으로 환전하면 132만원 남짓

일본에서 사면 같은 녀석이 1,188엔

엄청나게 떨어진 엔화 환율 덕분에 110만원도 안 한다는...

뭐, 그렇다.　일본에서 사면 무려 40만원이 싼 거다.　마침 일본 가려고 준비하고 있던 차 아니었던가.　그래, 지르자!　기승전지르자 되시겠다.　ㅋㅋㅋ

118,800엔을 달러로 환산하면 996달러 남짓.　개인 면세 한도가 600달러니까 그거 빼면 396달러다.　10% 내니까 40달러라 하고, 자진 신고하면 30% 빼주니까 3만원 정도 세금 낸다고 해도 일본에서 사들고 오는 쪽이 압도적으로 싸다.

일단 이 글 포스팅 해놓고...　밥 먹고 환전하러 가야겠다.　-ㅅ-

PS. 사진 몇 장 올리면 끝날 글인데, 지름신 영접을 정당화하기 위해 주절주절...　하아~　-ㅁ-

또 PS. 하나은행 80% 우대 쿠폰의 사용 기한이 2월 28일인데 내일은 토요일.　오늘 은행 가려고 했는데...　우리 돈으로 100만원 넘는 돈을 말도 안 통하는 나라에서 덜렁덜렁 들고 다니는 게 좀 불안해서 그냥 카드로 긁어야겠다.

13인치 128GB 제품의 애플 스토어 판매 가격이 125만원인데 옥×에서는 107만원에 팔고 있다.　일본에서 사면 91만원 정도 되는데 세금 포함해도 싸긴 한데 ×션 판매가에 비하면 큰~ 차이는 안 나네.　아무튼...　환전해서 당장이라도 지를 기세였는데 글 쓰는 동안 좀 차분해진 덕분에 일단 일본 가서 보자! 로 결론.　뭐, 애플 스토어 가면 당연하다는 듯이 카드 꺼내겠지만.　-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