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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뽀오츠 』/『 스틸러스 』

그래. 그냥 Defeated Iron이 싫은 거였어.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6. 6.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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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패를 상대로 이겼다. 성적이 엉망진창이지만 부자는 망해도 3년 간다고, 아직까지는 포항에 주목하는 기자들이 많아서인지 온갖 설레발 기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내가 설레발이라고 하는 건, 꾸준한 경기력으로 다음 경기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도록 만든 게 아니기 때문이다. 어제 전반전은 제법 잘 풀어나갔다. 하지만 상대인 북패가 너무 못했다 싶은 경기였지, 딱히 우리가 잘했다는 생각은 안 드는데 기자들은 그렇지 않은가보다. 더구나 후반에는 어김없이 잔뜩 내려앉으면서 일방적으로 얻어 맞았다.


생각해보면 황선홍 감독 시절도 늘 좋지만은 않았다. 숫한 찬스 날려 먹는 고무열을 지독하리만치 기용했고 남패한테는 3분 동안 세 골 처먹는 몹쓸 꼴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겨야 할 때 이겼고 지는 경기도 무승부로 만드는 등 대체로 좋은 경기를 펼쳤다. 다른 팀은 비싼 외국인 선수들 세 명 다 쓰는데도 우리나라 선수만으로 사상 초유의 더블을 하기도 했으니까. 무엇보다 황선홍 감독 시절의 포항 축구는 재미가 있었다. 황선홍 감독 전에 팀을 맡았던 파리아스가 워낙 잘 만들어놓은 덕분이기도 하다. 짧고 빠른 패스로 상대 진영 유린하는 장면이 매 경기 나오면서 팬들의 환호를 이끌어냈고 스피드를 바탕으로 한 빠른 축구로 보는 재미를 확 살렸다.


파리아스 감독 시절의 외국인 선수는 따바레즈가 대표적인데 따바레즈 외에도 다실바, 엔리끼, 프론티니가 제법 활약했고 나중에는 데닐손스태보가 화끈한 공격을 선보이기도 했다. 거기에 김기동황진성으로 대표되는 기술적인 허리 라인이 가세하여 재미도 있으면서 어지간하면 질 것 같지 않았던 축구를 했다. 황선홍 감독은 이를 다듬어 보다 깔끔한 패스 플레이를 하는 팀으로 만들어놨고 덕분에 K 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더블을 달성하는 대업을 완성했다.


그리고... 최진철 감독이 왔다. 주축 선수 다 팔아먹고 엉망진창이 된 팀을 맡았으니 부담이 무척이나 컸을 것이다. 이겨도 본전, 비겨도 욕 먹는 자리를 '독이 든 성배'라 부르는데 포항의 감독 자리가 딱 그 꼴임에도 불구하고 감독 자리를 승낙한 건 어느 정도의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겠지. 하지만 그 자신감은 현재까지는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보인다. 지독하리만치 재미없는 축구를 하는데다 성적도 신통치 않기 때문이다.


POSCO의 지원이 줄어들었다고 하지만 이는 황선홍 감독 시절도 마찬가지였다. 그나마 파리아스 감독 시절에는 지원이 괜찮은 편이어서 모따도 데려다 쓰고 그랬지만 황선홍 감독 부임 이후부터는 네임드 캐릭터(-ㅅ-)가 확 줄었다. 고무열, 김승대, 손준호, 이명주는 프로 이전에 U 대표로 뛴 기록이 거의 없을 만큼 알려지지 않은 선수였다. 황선홍이 키워서 쓴 선수들이다. 그나마 이름 값 비싼 선수들 역시 줄줄이 내보냈다. 그러니 선수가 없다는 핑계는 대지 않는 게 좋다. 문창진이나 심동운, 신화용은 당장 국가대표로 뛰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좋은 선수들이고 실력보다 야박한 평가를 받고 있어 그렇지 김광석도 멋진 수비를 매 경기 보여주고 있다.


기존의 포항 스피드에 공간을 접목시켜 더 나은 축구를 하겠다고 했지만 정작 올 시즌 포항이 보여주는 축구는 어이없는 백 패스 일삼다가 뻥~ 내지르는 수준 낮은 축구가 되어버렸다. 새로운 전술을 연습하네 어쩌네 하면서도 정작 경기에서는 롱 볼 축구만 하고 있으니, 기존의 짧고 빠른 패스에 익숙한 팬들이 불만스러울 수밖에. 그렇게 형편없는 축구를 하더라도 성적이나마 좋으면 다행일텐데 그렇지도 못하다. 거기에다 경기력은 널을 뛰어 연패는 있어도 연승은 한 번도 없다. 두 경기를 내리 이긴 적이 한. 번. 도. 없다는 거다. 그러니 다음 경기도 이길 거라 낙관할 수 없는 거다.


대체 어떤 축구를 하려는 건지 알 수 없지만 리드만 잡았다 하면 라인 잔뜩 끌어내려 수비만 하고 있으니, 두 골 넣으면 세 골 넣으려 들고, 세 골 넣으면 네 골 넣으려 들던 기존 포항 축구 보던 사람들은 속 터질 수밖에. 음... 아... 그러니까... 실은... 최대한 최진철 감독 입장에서 써보자, 나름 옹호라는 걸 해보자, 뭐 그런 생각으로 키보드 두드리기 시작한 건데... 쓰다보니 분노 게이지가 치솟아 올라서... -ㅅ-   아, 도저히 편 못 들어주겠다.


아무튼... 다음 라운드 상대는 올 시즌 K 리그에서 재미없는 축구 하는 걸로는 포항에 뒤지지 않는 자판기다. 역대 최악의 홈 승률을 자랑하고 있는 최진철이 여름이 다 되어서야 시즌 첫 연승을 할 수 있을지... 전혀 기대가 안 되지만 일단 지켜는 보자. 개인적으로는 그냥 몇 판 더 내리 지고 경질 당했음 싶다.


2월 09일  하노이   

2월 24일  광저우   

3월 02일  우라와   

3월 12일  광 주   

3월 16일  시드니   

3월 20일  인 천   

4월 02일  성 남   

4월 05일  시드니    

4월 10일  전 북   

4월 13일  수 원   

4월 16일  상 주   

4월 19일  광저우   

4월 24일  전 남     7 경기 연속 무승

4월 30일  남 패   

5월 03일  우라와   무

5월 08일  북 패   승

5월 11일  부 천   

5월 14일  울 산   

5월 22일  수원F   

5월 29일  수 원   

6월 12일  전 남     5 경기 연속 무승

6월 15일  성 남   

6월 18일  남 패   

6월 25일  북 패   패


현재까지 최진철, 스틸야드 승률... 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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