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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뽀오츠 』/『 스틸러스 』

최진철의 포항 축구는 도저히 못 보겠다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6. 8.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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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5년, 2011년부터 5년 동안 포항을 지휘했던 황선홍 감독이 물러났다. 자신과 구단 모두에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 판단했고 재충전의 시간을 갖고 싶다는 이유에서였다. 황선홍 감독은 유럽의 선진 축구를 공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고 실제로 유럽의 여러 경기를 보고 나서 소감을 신문에 기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대 2년을 잡고 있다는 재충전 기간(http://www.sportsseoul.com/news/read/310019)은 6개월 만에 끝나고 말았다. 중국으로 떠난 최용수 감독의 후임 자리에 앉게 된 것이다. 이것으로 소문만 무성했던, 뭣 같은 지원에 지쳐 못해먹겠다고 때려치운 거라는 의견이 거의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황선홍 감독이 2015 시즌을 끝으로 물러난다는 내용이 일찌감치 까발려지면서 후임 감독은 누가 될 것인가로 말이 많았다. 많은 이들이 영남대를 지휘하고 있는 김병수 감독을 추천했고 또 원했지만 카더라 통신을 믿고 반대하는 이들도 제법 있었다. 아무튼... 포항은 파리아스 부임 후 정규 리그(2007), FA 컵(2008), ACL(2009) 우승 컵을 들어올렸고 황선홍 부임 후에도 FA 컵 우승 두 번(2012, 2013)과 정규 리그(2013) 우승 컵을 차지하며 좋은 성적을 내왔기에 감독 자리는 부담이 큰 자리였다. 여러 감독이 거론되는 가운데 느닷없이 최진철이 됐다는 기사가 떴고 최진철 본인과 구단 모두 아니라고 부정했다. 그러나... 결국 사실로 밝혀졌다.

 

최진철 부임 후 포항은 형편없는 경기력과 그에 걸맞는 결과를 보이며 2016.08.01. 현재 7위를 차지하고 있다.

 

 

나는 7월에 당한 3연패를 본 뒤 최진철 물러나기 전에는 포항 응원을 포기하기로 마음 먹었고 실천 중인데... 7월 10일 전북 원정 경기, 17일 상주와의 홈 경기, 20일 수원 FC 원정 경기는 이렇게 형편없을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최악이었다. 수년 동안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었기에 최진철에 대한 실망이 극에 달했는데...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이 정도가 투자에 어울리는 성적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나마 파리아스 시절까지는 투자가 꽤 있었지만 쥐새끼가 내려보낸 낙하산이 뭔 에너지 사업에 투자를 하네 마네 하면서 세계 일류 철강 기업 POSCO를 망쳐놨고... 지들이 싸질러놓은 똥덩어리 덮기 급급해서 철강 경기 안 좋다고 징징대며 투자를 줄이기 시작했다. 문선명이 죽은 이후 일화의 지원이 팍팍 줄다가 급기야 구단 운영 못한다고 포기했던 것처럼 POSCO 역시 박태준 前 회장이 떠난 후 지원이 시나브로 줄어든 게 사실인데, 급기야 선수 판 돈으로 구단 운영하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황선홍 감독 시절에도 팀의 지원은 형편 없어서 외국인 선수 한 명 없이 시즌을 치르기도 했고 바라는 축구에 근접했다고 인터뷰하자마자 주력 선수(이명주) 팔아먹기도 했다. 황선홍 감독 시절과 지금의 지원에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 알 수 없지만 황선홍 시절에는 나름 지원을 하다가 최진철 온 뒤 돈줄을 딱 끊은 게 아님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선홍 때보다 형편없는 경기력과 성적을 내는 건 결국 감독인 최진철의 탓이 아닐까?

 

황선홍 감독 시절 팀의 주축 선수였던 고무열, 김승대, 이명주 등은 처음부터 잘 뛰었던 선수들이 아니다. 고무열은 황선홍이 포항 감독을 맡은 첫 해인 2011년 입단했고, 이명주는 2012년, 김승대는 2013년에 입단했다. 대학에서 막 프로에 온 선수들을 경기에 내보내며 키워서 성적을 낸 거다. 최진철이 선수 구성이 달라졌다고 했다는데... 쉽게 말하면 선수들 급이 떨어진다는 얘기겠지. 그런데 황선홍 시절 날고 기던 선수들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게 아니라는 거다. 황선홍이 키워서 쓴 선수라는 거다. 최진철 역시 신인 선수들을 꾸준히 내보내며 나름 노력하는 것 같긴 한데...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다. 기존 포항 축구에 스피드와 공간을 입혀 더 강력하게 만들겠다고 큰 소리 쳤지만 2016 시즌의 포항 축구는 뻥 축구, 침대 축구로 대변되고 있다.

 

황선홍 감독 시절과 비교해보면, 외국인 선수도 있고... 포텐 터진 양동현이 박성호보다 못한다고 볼 수 없다. 심동운이 조찬호가 그립지 않을만큼 잘 뛰어주고 있고, 기복이 있긴 하지만 김광석이나 신화용도 제 몫을 잘 해주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황선홍 감독의 고무열에 대한 무한 신뢰가 답답하기 짝이 없었지만 그래도 고무열은 나름 중요할 때 골도 넣고 할만큼 하지 않았나 싶다. 최호주유제호가 그렇게 팡! 터져줘야 하는데... 안 터진다.

문제는 미드필드 라인. 무랄랴는 경기를 확 바꿔놓을만한 파괴력을 지닌 것 같지는 않고 문창진은 대표팀에서 승승장구하다 포항으로 왔다 하면 가라앉는다. 내 생각에는 문창진이 계속 포항에 있으려 하지 않을텐데, 대표팀에 꼬박꼬박 차출되며 활약하는 선수가 맘 떠나게 만든 것도 감독의 불찰이 아닐까 싶다. 제대로 활용을 못하는 거니까. 황지수는 체력이 안 되는 모양인지 힘들어하는 모습이 역력하고 이광혁은 뭔가 될듯 될듯 하더니 올 시즌 더 못하는 것 같다. 탱탱볼 차는 듯 퉁~ 튕겨내는 퍼스트 터치 좀 어떻게 하지 않는다면 대책이 없지 않을까 싶다. 퉁~ 튕겨놓고 무작정 달리는 패턴이 이미 상대 수비수들에게 다 읽힌 상황. 그나마 오창현, 강상우가 신인 선수 중에 제 몫을 하고 있지 않나 싶지만 아무래도 아쉬운 맘이 없잖아 있고... 뭐, 그렇다.

 

손준호 부상도 상당히 큰 데미지인데... 그러게 황진성 다시 불러들였으면 좀 좋냐고. 황진성 나온 성남 경기 두 번 다 챙겨 봤는데 대체 왜 내쳤는지 알 수가 없다. -ㅅ-

 

 

 

아무튼... 최진철이 열악한 지원 속에 고군분투하는 건 사실이지만 바로 전임 감독이면서 훌륭한 성적을 냈던 황선홍 역시 만족스러운 지원 속에 감독직을 수행한 건 아님을 잊어서는 안 된다. 지금은 정상급 선수로 분류되는 이들도 황선홍이 감독할 때 신인이었던 선수들이고(2012, 2013, 2014, 3년 내리 영 플레이어 수상한 거 보면 황선홍이 젊은 선수들 잘 키워 쓴다는 건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황선홍 감독 시절에도 이기고 있다가 막판에 정신 놔서 뒤집힌 경기도 있고... 남패한테는 3분 동안 세 골 주면서 진 적도 있다. 모든 경기를 다 잘 할 수 없(다고 하기도 좀 그런 게 2014 시즌 전반기는 진짜... 모든 경기 다 잘 했다. -ㅅ-)지만... 적어도 어느 정도 유지하는 게 있어야 하는데... 올 시즌은 들쭉날쭉 엉망이다. 이대로 한 경기만 더 지면 경질설 대폭발 하겠고나~ 하면 간신히 이기고... 하아~ -ㅁ-

 

4월에는 여섯 경기에서 한 번 이겼고, 5월에는 네 경기에서 한 번 이겼다. 6월에 세 번 이기고 한 번 무승부, 한 번 패배 기록하며 좀 살아나는가 싶더니... 7월에는 여섯 경기에서 두 번 이기고 네 번 졌다. 정규 리그만 따지만 8승 6무 9패로 5할 승률도 안 된다(홈에서 형편없는 승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 역시 최진철의 특징).

 

경기 내용이 좋으면 패배도 받아들일 수 있다. 경기 시작 10분만에 땀에 절어 척척 달라붙는 유니폼 보면 선수들이 얼마나 고생하는지 절절히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어이없는 백 패스 일삼다가 골을 주거나 90분 동안 골대 안으로 향한 슈팅이 하나, 둘이 전부인 경기를 보면... 인사하러 오는 선수들에게 졌지만 수고했다고 박수치고 싶은 맘이 안 생긴다. 졌다고 고개 숙이고 오는 거 보면 짠해서 괜찮다~ 잘했다~ 하긴 하지만... 뭔가 허망한 거다. 이런 경기 보려고 돈, 시간 써가며 와서 땀에 절어 가는 건가 싶기도 하고.

 

 

얘기가 좀 깔끔하게 정리가 안 되는데... 아무튼... 감독은 자신만의 축구 철학이 있을 것이고... 선수들이 이렇게 뛰어주었으면 하고 바라는 점이 분명 있을 것이다. 좋은 선수를 많이 갖춰준다면 좀 더 수월하겠지만 팀은 팀대로 예산이 있으니까... 정해진 예산으로 어떻게든 성적내야 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겠지. 그냥... 전북처럼 엄청난 지원하고 7위하는 것도 아니니까... 형편없는 지원 속에 7위하고 있는 거니까... 그냥 그러려니 하려고 마인드 컨트롤 중이다. 다만... 재미도 없고... 짜증만 나서 최진철의 포항 축구는 도저히 못 보겠다. 기적과 같은 반등으로 남은 경기 다 이기면서 ACL 티켓도 따고 우승 경쟁하고 그러지 말라는 법도 없지만... 설사 그런다면 최진철 찾아가서 축구는 개뿔도 모르는 게 막 싸지른 거 용서해달라고 절이라도 해야 할 판이고... 아무튼... 남은 2016 시즌은 성남 경기나 보러 다니고... 포항 굿즈 따위에 돈 쓰지 말고... 기아 5위 해서 가을 야구 하기나 바라면서 살아야겠다.

 

포항 축구가 삶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는데... 확~ 빼내니까 뭔가 허하다. 에휴...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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