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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  타 』

평택에서 단 기간 살 집이 필요할 때...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6. 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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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근무지를 옮기게 되면서 살 곳이 마땅치 않게 되었습니다. ○○에서 출퇴근하면 왕복 두 시간인데... 날마다 두 시간씩 운전하는 건 출근하는 데 20분 걸려도 짜증 대폭발인 저에게는 어림도 없는 일. 그렇다고 살던 집이 훅~ 나가고 새 집을 휙~ 구할 수도 없는 게 현실인지라... 이사가 가능해질 때까지 살만한 곳이 필요했습니다.


처음에는 모텔을 생각했습니다. TV, 에어컨을 비롯한 가전 제품 대부분이 갖춰져 있고 화장실과 샤워실도 혼자 쓸 수 있으니 여러 가지로 편합니다. 취사가 어려워 식사를 대부분 사먹어야 한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그 정도는 감수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요. 그래서 흔히 '달빵'이라 말하는 월 단위 방을 구하려고 했는데... 60만원 달랍니다. 70만원 달라는 곳도 있었습니다(적당히 밀당하다가 깎아줄 모양인지 일단 와보라고 하더만요.). -_ㅡ;;;   30만원 정도 예상했고 주위 사람도 그 정도 하지 않느냐고 했는데... 30만원으로는 어림도 없네요.


모텔은 너무 비싸서 포기. 어쩔 수 없이 고시원을 알아봤습니다. 고시원은 지긋지긋해서 안 가려고 했는데... 달리 방법이 없습니다. 네×버(모바일 기준)에서 평택 고시원으로 검색하니까 달랑 두 개 뜨더라고요. 한 군데는 전형적인 고시원. 전화하니 할머니가 받습니다. 한 달에 얼마냐니까 30만원이랍니다. 말도 안 되는 더위가 계속되는 8월 초였기 때문에 방마다 에어컨 있냐고 물어봤더니... 없답니다. 그런데 시원하니까 일단 와보랍니다. 에어컨 없다는 소리에 바로 포기했습니다. 고시원에서 몇 년 산 경험이 있는데 여름에는 창문이고 나발이고 에어컨 없으면 죽어요. -ㅅ-   선풍기 틀어놔봐야 뜨거운 바람 밖에 안 나옵니다.


그래서 다른 곳에 전화하니... 고시원이 아니랍니다. 원룸이랍니다. 미리 홈페이지(http://www.pt.livingcastle.com)를 통해 시설을 대충 봤기 때문에 알고 있었습니다. 냉장고, 세탁기 등이 다 갖춰진 곳입니다.


한 달 단기 임대에 얼마냐고 하니까 보증금 100만원에 월 40만원이랍니다. 아마 오래 있느냐, 짧게 있느냐에 따라 보증금이 달라지는 모양입니다. 아무튼... 홈페이지에는 주소가 『 경기도 평택시 정암로 58 (구.이충동 405-11) 3,4,5층 』 이라고 나와 있는데, 아닙니다. 신장동에 있습니다. 신장동 220-1로 검색하면 됩니다. 바로 옆에 중앙 목욕탕이 있습니다.


내비 찍고 갔습니다. 중앙 목욕탕 옆으로 작은 길이 있는데 그리로 들어갔더니... 주차장이 나옵니다. 주차 라인이 차 사이즈에 딱 맞춘 듯 빡빡합니다. 저는 나갈 때 편하게 주차해야 하는데 다른 차들 때문에 당최 차를 돌릴 수가 없습니다. 한참을 낑낑대다 포기하고 조마조마해하며 간신히 후진으로 빠져나왔습니다. 나와서 보니... 지하철 다니는 철길 옆 도로에 일렬 주차가 가능합니다. 거긴 자리가 널널해서 차 세우기 좋더라고요. 일단 거기 주차했습니다.


사장님과 통화해서 정문 비밀번호 눌러 들어가니 공사한 지 얼마 안 된 듯 새 집 냄새가 확~ 납니다. 알려준 방으로 가 비밀번호 누르니 방이 등장. 고시원 사이즈 생각하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방이 큽니다. 거기에 TV, 냉장고, 세탁기, 전자레인지, 붙박이 옷장이 다 갖춰져 있습니다. 바로 들어가겠다 해서 그 날부터 살기 시작했습니다.

근처에 GS25 편의점이 있어 도시락 사서 데워 먹고... TV 보면서 빈둥거리고... 에어컨 빵빵 틀다가... 설마 전기 요금은 따로 내는 건가? 싶어 그 때부터 좀 아껴가며 틀었는데... 역시나 전기 요금은 따로였습니다. 수도 요금은 따로 안 내고요. 가스는 쓸 일이 없으니 돈도 안 나가네요(1구 인덕션이 있습니다.).


중국집 전단지 붙어 있는 걸로 봐서는 배달도 되는 모양입니다. 단 방에서 현관 문 여는 기능 같은 건 없네요. 고시원만한 작은 방 생각했는데 의외로 방도 크고 그래서 좋았습니다. 뜨거운 물 잘 나오고요. 문 열어 놓으니 바람도 제법 들어왔는데 바로 앞 건물에서 다 보이겠다 싶어 빤쓰만 입고 다니면서 마냥 열어놓지는 못했습니다.


제가 살던 방은 화장실 온수 꼭지가 거꾸로 되어 있더라고요. 보통 오른쪽이 찬 물인데 그 쪽으로 돌려야 뜨거운 물 나왔습니다. 그거 말고는 딱히 불편한 거 없었네요. 처음에는 갈아입을 옷만 들고 갔었는데... 집에 왔다갔다 하면서 빨래 건조대랑 세제, 선풍기 같은 거 추가로 가져다놓고 한 달 정도 살았습니다. 28일인가 전기 요금 내라고 문자 와서 계좌 이체하고... 한 달 지나서 방 뺄 때 그 이후 쓴 전기 요금 있다고 해서 그거 빼고 보증금 돌려 받았습니다.


원래는 계약서 써야 하지만 주인 아저씨와 전화로 방 쓰겠다 하고 온라인으로 입금해서... 계약서가 없었습니다. 중간에 아저씨가 계약서 써놨으니 사인만 해서 가져가면 된다고 했는데 어영부영 하다 그냥 계약서 없이 살았네요. 아침에 출근하다 사장님 실제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뵌 적 있는데 인상 좋으시더라고요. 보증금도 빨리 돌려주시고, 좋은 분 같았습니다.


겉에서 보면 좀 낡아 보이는데... 안에 들어가면 깔끔하고 괜찮습니다. 시간 날 때 천천히 둘러보니 오래된 여관을 리모델링한 것이었습니다. 원래 창이 있던 자리에 창을 새로 설치한 게 아니라, 기존 창은 그대로 두고 그 위에 또 창을 만든 형태였습니다. 건물 앞 주차장은 차 세우기 불편했지만 바로 옆 도로에 일렬 주차가 가능해서 주차 편했고... 쓰레기 버리는 곳도 멀지 않아서 괜찮았고... TV도 잘 나오고... 저는 한 달 동안 나름 편하게 잘 살았네요.



보통 이런 글은 뭔 지원을 받았네, 협찬을 받았네 하던데... 저는 제 돈 주고 살면서 겪은 거 끄적거려 봅니다. 제가 소개해서 왔다고 방세 깎아줄 것도 아니고, 제가 소개료로 돈 받는 것도 아니고... 그저 저처럼 이사 전까지 잠시 있어야 할 숙소 필요한 분들에게 도움될까 싶어 써봤네요. 직장이랑 가까워서 출퇴근하기도 좋았습니다, 저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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