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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뽀오츠 』/『 스틸러스 』

2016년 10월 02일 vs 성남 @ 탄천 종합 운동장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6. 10.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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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한 선배가 있다. 본인은 원래부터 포항 팬이었다고 하지만 축구장 가는 걸 거의 보지 못했다. 언제부터인가 그 선배와 같이 축구 보러 다니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나 혼자 미쳐 날뛰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 선배가 더 포항 축구에 목 매는 것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난 최진철 부임 이후 당최 희망이 보이지 않아 포항 축구 보는 걸 포기했는데 그 선배는 여전히 애정을 드러냈다. 지난 7월에 전주 원정과 포항 홈 경기를 내리 보러 갔었는데 내 입장에서는 전주도, 포항도, 다 장거리였다. 그 먼 거리를 마다하지 않고 축구 보러 간 건 그 선배 때문이었다. 물론 두 경기 다 시원하게 말아먹었다, 최진철 씨가.


아무튼... 그 후 최진철 물러나기 전에는 포항 축구 안 보겠다 선언하고... 정말로 안 봤다...는 뻥이고. 직관은 안 갔다. 그러다가... 최순호 부임 후 첫 경기가 탄천에서 있다 하여... 선배와 보러 가기로 약속을 했다. 솔직히 이기는 건 기대하지 않았다. 부임 후 팀을 바꿔놓을만한 시간이 부족해 보였기 때문이다. 거기에다 최순호는 과거 지독한 수비 축구로 퇴진 운동 끝에 물러난 사람 아닌가.



옷걸이 앞에 서니... 가슴 한 켠이 찌릿찌릿했다. 얼마만에 입어보는 포항 유니폼인가... 황진성 마킹된 걸 입을까, 심동운 마킹된 걸 입을까, 한참을 고민하다가 심동운 마킹된 올 시즌 유니폼을 입었다. 카카오 택시 불러 ××역까지 갔고 지하철 이용해서 일단 수원에 내렸다. 수원에서 분당선 갈아타려는데 외국인이 말을 건다. 동남아 어느 나라에서 온 사람인 것 같았다. 헤드폰 끼고 있어서 소리는 못 들었지만 나를 쳐다보며 뭐라 말해서 말 건다는 걸 알았다. 외국인과 아이 컨택을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에 외국인이 말 거는 일이 잦다, 나는. ㅋㅋㅋ

아무튼... 와서 금정 가려고 한단다. 금정이 1, 4호선 서는 곳이라는 건 알았지만 확실하지가 않으니까 손전화 앱을 실행해서 확인을 했다. 1호선이 맞다. 이 쪽(분당선)으로 가면 안 된다, 저 쪽으로 가야 한다라고 우리 말로 설명하니까 알아듣는 듯 한데... 1호선이라 하니까 어리둥절한 표정이다. 라인 넘버 원 하니까 아~ 한다. 확실히 알아들은 표정은 아니었기에 맘 같아서는 데려다 주고 싶었지만... 나도 늦어서... -ㅅ-


가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동남아의 우리보다 못 산다는 나라에서 온 애들은 그래도 한국어 어느 정도 익혀서 오는데... 걔들은 무시하면서 한국어 한 마디도 못하는 백인들한테는 절절 매는 게 과연 옳은가... 우리 말 배워오는 애들한테 더 잘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 뭐, 그런 생각. -ㅅ-



얘기가 애먼 데로 샜는데... 아무튼... 수원에서 분당선 탔다. 오랜만에 이매역 보는데... 경강선 타는 방향 안내되어 있고 그렇더라. 경기 광주 역도 있고 판교 역도 있고 그런 거 보니까 기분이 이상했다. 얼마 전까지 저 동네 살았었는데...   야탑에 내려 밖으로 나가니 비가 오고 있었다. 버스 정류장으로 가서 잠시 비를 피했다. 버스 정류장 기똥차게 지어 놨다. 여의도 환승 센터나 서울역 환승 센터 보다 훨씬 멋있다. 택시 기사들은 버스 정류장 만드느라 택시 승강장 구석으로 내몰았다며 불만이 많던데... 구석으로 내몰려도 싸다.


비 피하고 있다가 선배 도착. 그냥 비 맞으면서 경기장으로 갔다. 표 받아들고 원정석으로 가니 적잖은 포항 팬들이 와 있었다. 청림동에서 아저씨, 아줌마들이 또 단체로 왔더라. 서포터들 안 올 줄 알았는데 토르치다 젊은이들이 와서 서포팅하고 있더라. 바로 옆 자리로 갔다. 매점(탄천 종합 운동장은 내부 매점이 CU 편의점)에 가서 맥주 네 개 사들고 왔다. 종이 컵에 따라 가라고 안 하더라.


전반은 내내 끌려다니는 모습. 패스도 제대로 안 되고, 라인 자체를 아래로 잔뜩 내려서 거의 일방적으로 수비만 하고 있었다. 신광훈도 오버 래핑 아예 안 하면서 수비에 치중하는 모습이었고 문창진이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했지만 역부족. 반면 성남은 뒤에서 길게 때리는 롱 볼이 공격수 근처에 착착 떨어지면서 여러 번 찬스를 만들어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짧은 패스로 전환해서 툭툭툭. 롱 볼과 숏 패스를 번갈아가며 잘 쓰더라. 다만 마무리가 많이 허술했다. 전반전 초반 분위기는 성남이 가져갔다. 포항은 잔뜩 수비. 한숨이 절로 나왔다. 결국 최순호는 또 수비 축구인가...


그러다 느닷없이 패널티 킥을 얻었다. 전반 20분 넘자마자였는데 양동현이 기똥차게 힐 패스 주고 그걸 심동운이 받는 순간 임채민에 걸려 넘어지면서 패널티 킥이 선언됐다. 집에 와서 느린 화면을 보니 임채민 입장에서는 좀 억울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심동운은 본인이 얻어낸 패널티 킥을 골로 연결시켰다. 이후 전반 30분에 문창진이 박스 안에서 걸려 넘어졌는데 이번에는 시뮬레이션을 불더라. 문창진은 노란 카드 획득. -ㅅ-

그리고 전반 32분에 피투가 코너킥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흔히 바나나 킥이라 불리는 그 것이었다. 김진영이 훌쩍 뛰었지만 뻗은 손 위로 공이 지나가며 골대 안으로 들어가버렸다. 공중 볼 처리를 안정적으로 잘 하는 김진영이었는데 왜 그런 실수를 했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흥분해 날뛴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동점 골을 내주고 말았다.



그렇게 한 골씩 주고 받은 가운데 전반 종료. 맥주 사러 갔는데... 맥주가 다 떨어졌단다. 헐... 아무리 원정석 매점이지만 해도 너무 하네. 보니까 달랑 한 짝 갖다 놓은 것 같았다. 맥주 없이 후반 45분을 본다는 건 불가능했으니까... 옆으로 넘어가서 사려고 했는데 생각해보니 반대쪽까지 걸어가기가 너무 먼 거다. 그래서 본부석 있는 쪽으로 가니까... 못 간단다. 그래서 황진성 마킹된 성남 유니폼을 보여주며 이거 입고 다녀오겠다 했는데 안 된단다. 그 때 다른 보안 요원이 오더니 이 쪽으로는 안 되고 반대 쪽으로 가란다. 맥주를 사기 위해 나보다 한참 어려보이는 자네 말에 토 달지 않고 복종함세~ 라는 의미를 담아 생글생글 웃으면서 반대 쪽으로 갔다. 못 간단다. 안 된단다. 다른 사람이 가라 했다는데 안 된다는 말만 한다. 그 때 반대 쪽으로 가라 했던 보안 요원이 왔다. 그 사람이 옷 입으세요~ 하면서 위장복(ㅋㅋㅋ) 입기를 권한다. 황진성 마킹된 성남 유니폼을 입고 본부석 맞은 편의 매점에 가서 맥주 사들고 복귀했다. -_ㅡ;;;


맥주 사들고 오니 후반을 위해 선수들이 필드 위로 나오는 중이었다. 성남의 김동준 선수는 포항 서포터들에게 허리 굽혀 인사했고, 서포터들은 예의 바른 상대 팀 골키퍼에게 박수를 쳐주었다. 심동운은 패널티 킥 성공 이후에서 절뚝거리며 돌아왔었는데 부상이 있는지 라자르와 교체됐다. 그리고... 라자르가 포항을 바꿔놓았다. 라자르 투입 이후 수비 위주로 풀어가던 경기가 공격 위주로 바뀌었다. 많은 패스가 라자르를 거쳐 갔고 하프 라인 위에서 위협적인 장면을 여러 번 연출했다. 후반 9분에는 양동현이 절묘하게 발을 갖다대어 골을 성공시켰지만 부심이 기를 들어올리며 오프사이드 선언. 아오.


그러나 2분 뒤인 후반 11분, 무랄랴가 말도 안 되는 중거리 슛으로 골을 만들었다. 굉장히 먼 거리에서 퍽! 때렸는데... 그게 들어갔다. 난 말뚱말뚱 보고 있으면서도 골대 넘어가서 윗 그물에 걸린 줄 알았다. 무랄랴가 막 좋아하면서 서포터 쪽으로 오는 거 보고 골인 줄 알았다(관중석 잡아줄 때 간만에 TV 출연. ㅋㅋㅋ). 단언컨데 이번 라운드 베스트 골이다.


경기 하이라이트 영상 보면 리드를 잡는 골 이후 성남이 계속 나오는데... 실제로는 포항이 공을 많이 잡았다. 성남은 전반에 비해 세밀함이 더 떨어졌는데 그나마 몇 번 안 되는 찬스도 황의조가 다 날려먹었다. 후반35분에는 라자르가 멋진 슛 때렸지만 김동준 골키퍼가 간신히 걷어냈다.

후반 43분, 양동현이 빈 공간으로 정확하게 패스를 찔러줬고 김준수와 바꿔 들어간 오창현에게 절호의 찬스가 주어졌다. 바로 때렸어도 충분히 들어갔을텐데 골키퍼 피하려고 멈칫 멈칫 하다가 슛 찬스를 놓쳐버렸다. 그렇게 어이없게 골 찬스 날리는가 싶었는데... 어영부영 패스한 걸 뒤에서 쇄도하던 문창진이 다이렉트로 왼 발 갖다대며 골. 오창현 쫓아나갔던 김동준 골키퍼가 미처 돌아오지 못한 텅 빈 골문을 향해 제대로 날아갔다. 자칫하면 홈런 때리기 쉬운 공이었는데 문창진이 잘 찼다.

그렇게 끝나는 줄 알았는데... 한 골이 더 터졌다. 라자르가 절묘하게 힐 패스. 이걸 문창진이 받아 오른쪽 측면으로 들어가서 라자르에게 패스. 라자르는 공을 받았지만 균형을 잃으며 쓰러졌는데 넘어지면서 패스한 게 오창현에게 갔고. 오창현이 이걸 왼 발로 세운 뒤 자세 잡고 왼 발 슛. 그대로 모서리에 꽂혔다.


그렇게 4 : 1 로 이겼다. 무조건 이기고 나서 다른 팀 결과 봐야 했던 성남은 포항에 지면서 같이 하위 스플릿 가게 됐고. ㅋ



최순호가 감독 자리에 앉은 포항의 미래를 어둡게 보았지만... 이 경기를 본 뒤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이겼기 때문이 아니다. 최진철이 있던 시기에 볼 수 없었던 포항만의 축구가 나왔기 때문이다. 짧게 짧게 원 터치로 이어지는 패스. 상대에게 수적으로 유리하지 않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빠른 패스와 움직임으로 공간 만들어낸 뒤 공격으로 연결하는 장면. 리드를 잡는 골을 넣었음에도 불구하고 잠그지 않고 계속 공격하는 모습. 이것이 그동안 포항 팬들이 그토록 바랐던 포항의 축구였다. 장담하건데 어제와 같은 경기하다 졌더라도 서포터들은 박수치며 환호했을 게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최순호 감독은 "내 자신이 추구하는 축구 중에 수비 축구라는 건 없었다"라고 했다. 그걸 보면서 달랑 한 경기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려서는 안 된다고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다. 수비 축구라는 단어가 없다니... 그럼 2000년대 초기에 포항에서 했던 축구는 '공격 안 하는 축구'였나? '하프 라인 아래에서 노는 축구'인가? 강원 있을 때에는 승강제가 없어서 편했다는 말도 했는데... 여덟 번 이기는 동안 열여덟 번 져놓고 편했다니... 강원 팬들만 피 말리고 속 태웠던 건가? "하프 라인 밑으로 내리는 수비는 한국 축구의 폐해다. 선수들의 발전을 가로막는 것이기도 하다"라는 말도 했는데... 그 한국 축구의 폐해를 당신이 '워낙 잘한다'고 칭찬했던 최진철이 시즌 내내 했단 말입니다. 쯧.

이기긴 했지만 이게 장기적으로 가리라는 보장이 없다. 선수들이 감독 교체 버프 받은 것일 수도 있고. 아무튼... 최순호에 대한 평가는 스플릿 라운드 경기를 보고 나서 해도 늦지 않다. 그리고... 나는 여전히 부정적으로 본다. 만약 최순호 부임 이후 경기에서 성남과의 후반전처럼 포항만의 축구가 꾸준히 나온다면... 블로그와 포항 홈페이지에 축알못 주제에 건방지게 나댄 걸 사과하겠다. -_ㅡ;;;


아무튼... 후반전은 분명 포항 팬들이 바라는 축구였다. 재활을 잘 마친 손준호가 복귀하고 좀 더 손발이 잘 맞게 되고 신광훈의 저돌적인 오버 래핑이 살아난다면, 다음 시즌 포항은 올 시즌의 치욕을 분명 씻어낼 수 있다. 그걸 최순호 감독 손에 맡기느냐 그렇지 않느냐는 좀 더 지켜본 뒤에 판단해도 될 것이다. 그리고... 성남은... 정신 좀 차려야 하지 않을까 싶다. 김학범 감독 자르고 나서 반등에 성공했는가? 결국 하위 스플릿 확정이다. 황의조는 김학범 감독 정도의 클래스가 아니라면 더 이상 성장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끝으로... 포포투정재은 기자에게 묻고 싶다. 어제 경기장 와서 보고 간 뒤 기사 쓴 거 맞습니까?

어제 최순호 감독 이름 연호한 포항 서포터가 어디 있었습니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소설(http://sports.news.naver.com/kfootball/news/read.nhn?oid=411&aid=0000003022) 덕분에 포항 팬들은 최순호 줄곧 까다가 한 경기 보고 환호하는 배알 없는 간신배 같은 존재가 되어 버렸다. 어제, 포항 서포터는 최순호 감독 이름을 연호한 적이 없다. 활약이 컸던 선수들 이름을 돌아가며 외쳤고. 이후 김기동 코치의 이름을 외쳤다. 그리고 끝이었다. 일부 팬들이 "최순호는?" "최순호 콜 안 하나?" 하고 의아해했지만 서포터의 북치는 소년은 최순호 이름을 선창하지 않았고, 당연히 최순호 이름을 외치는 서포터들도 없었다. 포포투의 정재은 기자는 자다 깨서 꿈 속의 일로 기사를 쓴 모양인데, 기자라면 기사를 써야지 소설을 써서야 되겠는가?


네×버 기사로 K 리그 보는 ㅄ ㅅㄲ들이 포항 팬들을 일희일비하는 바보로 보고 까대고 있는데... 포항 팬들은 댓글로 축구 사랑하는 ㅄ들보다 훨씬 수준이 높은 사람들이다. 실제로 포항 홈페이지 가보면 승리는 기쁘지만 최순호에 대한 판단은 유보해야 한다는 글이 거의 대부분이다. 이제 한 경기 했을 뿐이다. 최진철 때가 워낙 엉망진창이었기 때문에 누가 와도 나아졌을 거라는 의견도 있다. 어제 경기도 전반전은 답답하기 짝이 없었다. 라자르 투입 이후 흐름이 넘어왔고 공격적인 움직임이 계속된 거다. 앞으로의 경기에서도 그러리라는 보장이 없다. 분명 경기력은 나아졌지만 상대에 따라 계속 그런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무엇보다도 어제 수원을 상대로 말도 안 되는 역전승 만들어낸, 우리를 상대로 세 번 싸워 세 번 다 이긴 수원 FC와 어떤 경기를 할지 몹시 궁금하다.



언급한다, 언급한다 해놓고 있고 있었는데... 어제 수비에서 배슬기 선수 공이 정말 컸다. 몸을 아끼지 않는 투혼. 배슬기 선수는 흠뻑 젖은 유니폼을 팬들에게 던져주는 팬 서비스까지 해내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배슬기 선수 덕분에 아슬아슬한 장면으로 끝난 적이 여러 번이다. 다른 선수들도 다 수고했지만 어제의 MOM는 배슬기 선수라 생각한다.


그리고... 블로그에서 몇 차례 언급했는데... 2012 시즌이었나? 울산에서 김신욱과 이근호가 같이 뛸 때... 정말 엄청난 공격을 선보였었다. 김신욱을 상대로 롱 볼 뻥뻥 때려대는데 김신욱이 어떻게 해서든 머리에 맞춘다. 그럼 울산 선수들이 잽싸게 리바운드해서 계속 공격을 이어 간다. 상대 팀이 작전을 바꿔 김신욱에 대한 롱 볼 수비를 강화하는 순간, 그 때부터는 이근호의 스피드를 이용한 뒷 공간을 노린 패스가 들어가기 시작한다. 방금 수비 작전 바꿨던 상대 팀은 정신이 없고... 다시 이근호에 대비하면 김신욱 향해 또 띄워대기 시작한다. 이 때 빅 & 스몰 조합의 엄청난 가능성을 봤다. 공중 볼 따내기를 잘하는 장신 공격수, 순간 스피드가 엄청난 재간둥이 공격수, 수시로 롱 볼과 숏 패스를 바꿔가며 공격을 다양하게 시도하는 미드필더들. 말이 쉽지 결코 쉽지 않은 축구인데 울산은 이걸 해냈었다. 그리고... 지금의 포항에서 그게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에게는 양동현이 있고 심동운이 있다. 미드필드에서 센스 있게 롱 볼 주다가 숏 패스 주다가 다시 롱 볼 주고, 뭐 이렇게 할 수 있는 선수가 없다는 게 좀 아쉬운데... 손준호가 그 역할을 해준다면 포항은 정말 강해질 수 있다(아쉽게도 문창진에게는 기대할 수 없는 능력이라 생각한다). 양동현은 꼭 공중에서 헤더로 골을 노리지 않더라도 어떻게든 동료에게 연결되는 패스를 줄 수 있는 선수이고, 또 그런 플레이를 하고 있는 만큼 충분히 가능할 거라 생각한다. 더구나 돌격 대장 라자르도 있으니... 잘만 가다듬으면 무서운 공격력을 갖춘 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어찌 되었든 어제 고생한 선수들, 팬들, 모두에게 축하를 보내고 나 스스로에게도 축하를 보내며... 남은 시즌, 계속해서 포항다운 축구를 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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