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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  행 』

2018 강릉 - 하슬라 아트 월드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8. 5.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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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쨋 날


둘쨋 날




몽글몽글한 순두부가 들어있는 얼큰~ 한 짬뽕으로 해장하겠다는 꿈은 깨어지고... 만사 귀찮은 상태에서 다시 길을 나섰다. 내비게이션 안내대로 가니 어제 왔던 길이네. 통일 공원에서 게스트하우스가 있는 강릉 시내 쪽으로 갈 때 이용했던 그 길을 고스란히 되짚어 간다. 한참 가다보니 옆으로 빠지라고 해서 빠졌는데 어디로 가야하는지 알 수가 없다. 응? 이게 뭐야? 천천히 앞을 보니... 주사위도 중간에 멈추지 않을 것 같은 경사의 오르막이 있다. 거기로 가야하는 모양이다. 차로 오르막을 올라 하슬라 아트 월드에 도착.


휑~ 한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매표소 쪽으로 걸어갔다. 유공자는 10% 할인해서 9,000원. 표에는 바코드가 그려져 있었는데 그걸 입구의 게이트에 찍고 들어가는 시스템이다.


길 따라 들어가면서 천천히 구경했다. 나는 예술 쪽에 문외한인데다 획기적인 아이디어 보다는 고정 관념에 가까운 사람이라... 대체 뭘 표현한 건지 알 수 없는 게 많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천히 구경하게 되더라.



누가 봐도 아디다스 저지에 아디다스 슬리퍼 신은 아이가 칼 뽑아들고 앞장 서고 있고... 그 뒤를 거북이 떼가 따른다.



그냥 만지지 마세요도 아니고 '제발 만지지 마세요'다. 눈으로만 보는 관람에 익숙하지 않은, 낮은 수준의 국민 의식.



좁은 터널로 들어가라고 안내되어 있다. 폐소공포증 환자에게는 상당히 힘든 길이다.



안으로 들어가니 센서가 작동하면서 어두웠던 터널에 조명이 촤악~




터널을 지나오니 피노키오 관련된 전시장이 나왔다. 직원이 어서오라며 반겨주고는 표를 확인한다. 바코드가 있는 표를 가져가더니 점선 부분을 잘라내고 다시 돌려준다. 한 바퀴 빙~ 돌아 다시 나오면 된다고 친절히 안내해주었다.



센서가 있어서 발판이 그려진 곳 위에 서면 전시물 일부가 움직인다. 신기해서 하나, 하나 다 작동시켜 봤다.



바닥에 뭐가 이렇게... 라 생각하고 다시 봤더니 거대한 악어. ㅋ



『 런닝맨 』의 이광수를 닮은 듯한 천장 설치 조형물. ㅋㅋㅋ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데? 하고 사진을 찍었는데... 집에 와서 보니 무적핑크 웹툰 분위기가 난다.







아는 명화가 많지 않은 가운데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인데 피노키오 버전이 그려져 있었다.






관람을 마치고 밖으로 나갔다.



『 트랜스포머 』에 나왔던 큐브 생각이 났다. -_ㅡ;;;



모서리에 위태롭게 서 있던 아저씨. 흡사 나와 같다는 생각이 들어 줌으로 당겨 찍었다.



다정한 연인이라기보다는 깡패와 여자 친구라는 생각이 들었던... -ㅅ-



나무 향이 가득한 입구. 와~ 이렇게 꾸며놓으니 멋지구나~ 싶더라. 돈 많이 벌어서 이런 곳 장만하고 싶다.



저 멀리 지나온 길과 강릉 앞 바다가 훤~ 히 보인다.



아까 그 아저씨를 다시 한 번 찍어봤다. 위태롭고 절박하고 아슬아슬하고. 딱 나 같다.



커다란 종이 배 모양의 화분. 이 앞의 까페에는 독수리 스티커가 붙어 있었는데 새 충돌 방지용이 아니었나 싶다.



기발하다, 진짜. 아무나 예술하는 게 아닌 모양이다. 난 보자마자 수원 생각이 나버렸지만. -_ㅡ;;;





아래로 물이 흐르는 곳에 저렇게 그림을 그려놨다. 예술가의 센스는 타고나는 것인가봉가.



밤에 보면 오줌 지릴 공간이다. 그냥 사람 형태만으로도 충분히 무서운데 가까이에서 보니 재질도 오싹하다.



학생들이 단체로 많이 오던데 아니나 다를까, 사방이 낙서 투성이다.


입구까지만 해도 조용했는데 갑자기 시끄러워지더라니... 중학교에서 단체로 구경 온 것 같았다. ㅆㅂ, ㅈㄴ가 끊이지 않고 들려 왔다.



자세히 보면 돼지가 머리부터 땅에 처박힌 꼴이다.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이란다. ㅋ



한, 두 마리가 아니다. ㅋ



소나무 정원을 걸어 올라간다.



공중에 띄워놓은 바위 덩어리. 예술은 심오하다. 나는 당최 뭐가 뭔지... -ㅅ-



이건 소똥으로 만든 거란다. 옆에 있는 설명을 읽어봐도 그닥 이해가 안 된다. -_ㅡ;;;



존댓말로 시작해놓고 은근슬쩍 말을 놔버린다. ㅋ





아까 건물 모서리에서 위태롭게 휘청이던 아저씨는... 더 처참한 꼴을 당하고 말았다.



아아... 아저씨... T^T





아까의 중학생 무리가 틀림없이 꺅~ 꺅~ 거리고 낄낄대며 봤을 작품. 아저씨 표정이 기가 막히다.


예전에 블로거닷컴으로 블로그 운영할 때 배두나가 주연으로 나온 『 공기 인형 』이라는 영화 본 후기 쓰면서 공기 인형 가슴 께를 사진으로 올렸더니 구글에서 경고 날아왔었는데... 이것도 경고 받으려나? 예술 작품인데?



그냥 보게끔만 해놓은 건 줄 알았는데...



반대 쪽에서 들어갈 수 있게 되어 있었다. 폐소공포증을 이겨내고 터널을 지나 반대 쪽으로 나왔다.





천천히 구경하는 와중에 한 무리의 어린이들이 올망졸망 지나간다. ㅋㅋㅋ   귀여워.

└ 저 귀여운 애들이 부지런히 자라서 ㅆㅂ, ㅈㄴ를 입에 달고 사는 청소년이 되고

└ 머리 슬슬 벗겨지면서 스스로 꼰대임을 인정하지 않고 꼰대질하는 꼰대가 되고





'하슬라'하면 '테슬라'가 떠올라서... 뭔가 상업적인 냄새도 나고... 아무튼 잘 모르지만 그냥 내키지 않아서 여행 코스에 넣지 않았는데 게스트하우스 사장님이 추천해줘서 갔다. 가봤더니 선교장에 비하면 훨~ 씬 입장료가 아깝지 않은 곳이었다. 잠시 학생들의 소음 공격을 당하긴 했지만 그래도 나름 조용하고 여유롭게 구경 잘 하고 올 수 있었다. 아, 하슬라는 고구려 시대에 강릉을 부르는 지명이었다고 한다.



P.S. 텔레비전을 거의 보지 않는 편이라서 『 알쓸신잡 』에 나왔다는 건 몰랐다. 전시장의 지하 공간으로 들어가는데 뭔가 시끄러워서 보니 강릉편 방송을 켜놨더라. 그래서 방송에 나왔었고나~ 하고 알게 됐다. 관광지나 음식점은 방송 타게 되면 한동안 사람들이 몰리기 마련인데 방송되고 좀 지나서인지 평일 낮이어서인지 사람들이 그렇게 많거나 하지는 않았다. 버스로 뿌려놓은 단체 관람객이 오히려 더 많은 듯 했다. 학교 다닐 때 수학 여행 간 것처럼 우르르~ 몰려다니며 보는 둥 마는 둥 하는 게 아니라 천천히 둘러보는 식으로 관람한다면 입장료가 아깝지 않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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