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쨋 날
둘쨋 날
오죽헌 다음으로 갈 곳은 엄지네 포장마차. 꼬막 비빔밥으로 소문이 나면서 평일 낮 시간에도 줄 서서 먹어야 하는 맛집이다. 꼬막을 엄청 좋아하기 때문에 먹고 말겠다고 다짐하고 갔다. 첫째 주, 셋째 주 월요일이 휴무라기에 따져봤더니 다행히 쉬는 날은 아니네.
최근 이전했다는데 이전한 위치도 ing 게스트하우스에서 멀지 않다. 800m가 채 안 떨어진 것으로 나온다. 원래는 게스트하우스에 차 세워두고 걸어갈 계획이었는데 오죽헌에서 숙소 들렀다가 주차하고 다시 나가기가 귀찮을 것 같아서 그냥 내비게이션에 찍고 출발.
골목 길로 들어서니 딱 알겠다. 사람들이 가게 앞에 진을 치고 서 있다. 최근 이전하면서 2층에 대기실을 따로 만들었다는데도 밖에 사람들이 제법 서 있었다. 건물 이름이 엄지 빌딩이던데 돈 많이 번 모양이다. 하긴... 날마다 저렇게 장사하면 돈이 안 모일래야 안 모일 수가 없겠다 싶더라.
꼬막 무침, 꼬막 비빔밥 외에도 육 사시미도 유명하단다. 나는 날 것 안 좋아하니까 당연히 패스. 가게에서 먹고 가는 사람과 포장 손님을 따로 받고 있었는데 미리 미리 포장을 해놓아서인지 포장 같은 경우 금방 구입할 수 있었다. 5분 정도 기다렸나? 금방 받아들고 나올 수 있었다.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오니 사장님 내외가 계셔서 인사하고... 리셉션에 사들고 온 꼬막 비빔밥과 맥주, 소주를 둔 채 올라가서 씻고 내려왔다. 먹으려다 차에 두고 온 보조 배터리가 생각나서 밖에 나가려고 문을 딱 열었더니... 웬 총각이 닫힌 문 앞에서 전화를 하려다가 문 열리는 거 보고 반갑게 안으로 들어온다.
거제도 때처럼 혼자 잘 줄 알았는데 다행히 다른 게스트가 있는 모양이다. ㅋ 자리 잡고 앉아서 사장님께 같이 드시자고 했더니 괜찮다고 사양하시며 방금 들어간 게스트한테 같이 먹자고 할까요? 하기에 좋다고 했더니 냉큼 가서 불러 오셨다.
마주 앉아 가볍게 인사 나누고 사들고 온 소주와 맥주 말아서 먹으며 이런저런 얘기를 했는데... 해병대 나왔냐고 묻기에 그렇다고 했더니 갑자기 벌떡 일어나 경례를 한다. 천백 몇 기란다. 후아~ 1000기 넘으면 해병대 없어지는 거 아니냐고 농담하고 그랬는데... ㄷㄷㄷ 아무튼 해병대 후배님과 이런저런 얘기하며 술 마시다가... 술 떨어져서 더 사들고 왔다. 원래는 소주 한 병에 맥주 두 캔 말아 마시고 나머지 두 캔으로 입가심하면 딱이다~ 싶었는데... 나눠 먹으면서 술이 부족해졌다.
호주에서 유학하다 취업해서 일하던 중 군대 다녀왔고 호주 돌아가기 전에 혼자 여행한다고 한 총각인데... 대화 주고 받다보니 내 말이 틀렸다고 단정 짓는 게 맘에 안 들어서 하루짜리 인연이고나~ 하고 생각했다.
아무튼... 제법 긴 시간 대화 나누며 술 나눠 마시다가... 총각이 사라지고... 나는 맥주 더 사와서 홀짝거리다가... 올라가서 잤다. 사라진 총각은 밤에도, 새벽에도, 아침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열 시에 체크 아웃이라서 더 자고 싶은 마음 간신히 누르고 세수만 한 뒤 아홉 시에 게스트하우스를 나섰다.
강릉에서는 꼬막이 안 나는 걸로 아는데 꼬막으로 유명해진 음식점이 나왔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 파도 많이 들어가고 청양 고추도 제법 들어가 있어서 매운 거 못 먹는 사람에게는 권하지 않는다. 매운 음식 좋아하는 나에게는 딱 맞았다. 다만... 가격이 비싼 편이긴 한 것 같다.
누구라고 말할 수 없지만 들기름 냄새 밖에 안 나는 음식이라고 까이기도 하더라. 나는 입맛이 상당히 저렴한 편이라 어지간한 음식은 다 맛있다고 한다. 내가 맛없다고 하면 진짜 사람이 못 먹을 음식인 거다. 하지만 그런 저질 입맛을 무시해도 충분히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었다.
벌교 사람들, 분발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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