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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  행 』

2018 오카야마 - 학교 갔다가 뵤도인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8. 7.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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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일어나서 일본 어떻게 됐는지 보고 다시 잠들었다. 아침에 눈도 안 떠지는데 스마트 폰 붙잡고 뻘 짓 하다가 다시 잠들었고... 그렇게 한참 자다가 어라? 이렇게 오래 자도 되나? 싶어서 눈을 뜨니 열 시였다. 뭐, 이 날은 덴노지 근처의 유학 예정 학교에 갔다가 교토의 뵤도인에 가는 것 말고는 딱히 일정도 없어서 여유로웠다.


전 날 사들고 와서 남긴 라면과 샌드위치로 아침을 해결하고... 씻은 뒤 밖으로 나섰다. JR 타고 덴노지까지 가는 건 어렵지 않았는데... 덴노지에서 학교까지 찾아가는 게 일이었다. 구글 지도에서 검색을 하고 걸어가는데... 아침부터 푹푹 찐다. 진짜... 너무 덥다. 꽤 걸어서 학교에 도착했나 싶었는데... 아무래도 아닌 것 같다. 학교 앞에 커다랗게 세워진 간판의 한자를 보니 절대 아니다. 그늘에서 스마트 폰으로 학교 주소를 검색해서 다시 알아보니 완전 반대 방향이다.



휴대용 선풍기를 켜봐야 뜨거운 바람 밖에 안 나오고... 학~ 학~ 거리면서 다시 덴노지 역 쪽으로 향했다. 뭔 백화점 주차장 같은 곳으로 가버리는 바람에 또 헤매고... 그렇게 헤매고 헤매서 겨우 학교에 도착했다.


안으로 들어갔더니 너무 휑~ 한데... 직원이 딱 한 명 보인다. 일본어 학교 찾아왔다고 하니까 여기는 일본인만 다니는 학교란다. 그래서 아, 죄송합니다~ 하고 나가는데 옆 건물로 가란다. 밖으로 나와 다시 보니... 바로 옆이 내가 찾는 학교. 알고 보니 일본인에게 영어를 비롯한 외국어 가르치는 학교와 외국인에게 일본어 가르치는 학교가 나란히 붙어 있다.



학교 건물로 들어가니 1층에는 자판기와 화장실 외에는 별 게 없다. 휑~ 하니 썰렁하다.



소싯적(?)에 다녔던 학교가 이랬다. 학교래서 당연히 옆으로 긴 건물에 운동장 생각했는데 그저 빌딩이기에 실망했던 경험이 있어서 이번에는 그닥 실망하지 않았다. 바로 2층으로 올라가니 교무실이 나오고... 지난 번에 종로에서 내 면접을 진행했던 직원이 딱 보인다. ㅋㅋㅋ


일단 일본어 못한다고 밑밥을 깔았지만... '나는 당신을 봤었다' 정도는 일본어로 말할 수 있으니까... 그렇게 말했더니... 그 직원이 나를 기억하고 있다. 내 이름을 말하며 맞냐고. 아이고, 반가워라. ㅋㅋㅋ


이것저것 궁금한 것들을 물어봤다. 뭐, 사실은 딱히 학교까지 찾아와서 물어보고 말고 할 것도 없었다. 궁금한 건 유학원에 물어보면 됐으니까. 그저 내가 1년 넘게 다닐 학교가 어디에 있는지, 어떤 환경인지 미리 보고 싶었을 뿐이다. 미리 와보면 다음에 올 때 헤매지 않을 거라는 생각도 있었고. 그래도 온 김에 몇 가지 물어보자 싶어서 집 구하는 거라던가 일본 면허 발급 받는 걸 물어봤는데... 학교 쪽에서 뭔가 도와주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물어보는 것마다 전부 내가 알아서 해야 한다는 대답이었다.


그래. 이게 맞는 거지. 어느 순간부터 내가 할 일을 누군가가 대신해주는 걸 당연하게 여기게 됐다. 꼰대로 가는 길인데 그걸 몰랐던 거다.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하는 게 맞는 건데. 일단 학교에 한 번 와봤다, 다음에 오면 안 헤매고 올 수 있다, 그 정도로 만족하고 인사하고 나왔다. 1층에 내려가니 자판기 앞에 에어컨 찬 바람 나오는 곳이 있어서... 그 아래에 서서 음료수를 한 번에 벌컥 벌컥 들이키고... 잠시 땀을 식힌 뒤 건물 밖으로 나왔다.



참한 일본 처자 네 명이 나란히 오고 있어서 기다렸다가(스마트 폰 들이대면 오해 받을까 싶어서) 지나가고 나서 사진 찍었다.



    

이제 교토로 가서 뵤도인을 보면 된다. 발음하기도 힘든 톧다라는 지명이 특이해서 갈무리 해봤다.



    

덴노지에서 교토까지 간 뒤 교토에서 나라로 가는 열차를 탄다. 그리고 우지에서 내리면 된다.



간발의 차로 교토 가는 하루카를 놓쳐서 30분 가까이 기다렸다. 역시나 교토는 한국인이... 아니, 세계인이 바글바글. 언제 와도 그렇다. 우리나라 경주도 이랬으면 얼마나 좋을까.

열차가 와서 탑승. 자리가 널널하다. 옆 자리에 잉글랜드 유니폼 입은 서양 뚠뚠이 두 명이 앉아 있어서... 말 걸까 말까 엄청 고민했다. 움찔~ 움찔~ 하다가... 결국 말 걸었다. 잉글랜드에서 왔냐고. 그랬더니 아니란다. 자기는 호주에서 왔고 옆에 있는 뚠뚠이는 캐나다에서 왔단다. 그런데 왜 잉글랜드 유니폼 입고 있냐고 물어보니 어머니가 잉글랜드 사람이란다. ㅋ

잉글랜드가 파나마 학살하는 거 봤다고 하니 한 번에 못 알아들었다가 아아~ 하고... 해리 케린이 해트트릭하는 거 봤다니까 역시나 못 알아들었다가 다시 말하니까 아아~ 한다. 그러더니 일본인이냐고 물어서... 한국인이라고 했다. 승점 땄냐고 물어보기에 아직이라고 했다. 그리고... 남은 우리 상대는 독일이라고 했다. 도이칠란드라고 했더니 못 알아서 들어서 절뭐니~ 하니까 아... 하는데... 그 표정이... 표정이... (당시에는 나나 걔나 우리가 독일 잡을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 했다.)





우지 역에 내려서 보이는 길 따라 쭈욱~ 직진하니까



이정표가 보인다.



곧게 뻗은 길 따라 그저 걸으면 된다. 미세 먼지 없는 맑은 공기가 반갑기는 한데... 쪄도 너무 찐다. 으아~



금방 도착했다. 다른 사람들 블로그에서 이미 봤던 그 곳이다. ㅋ





날이 더워서 뭐라도 사먹고 싶었지만 딱히 끌리는 게 없어서 그냥 돌진.





¥10 동전에 있는 그림이 뵤도인 봉황당이다. 그래서 누구나 이런 사진을 찍는다고 한다. 그래서 나도 해봤다. 나만 이러고 있더라.



포커스 바꿔 가며 여러 장 찍었다. 이러고 있는 거 보고 주위에서 한 사람,두 사람,... 동전을 꺼내기 시작했다. ㅋㅋㅋ







박물관도 있는데 이미 결제한 입장권으로 같이 볼 수 있다. 시원해서 좋았고... 의외로 한글 안내가 잘 되어 있었다.










봉황당 내부를 보기 위해서는 미리 신청을 해야 한다. 현장에서 신청하면 되는데 일정 인원이 되면 마감한다. 그러면 다음 시간대를 이용해야 하고. 거기에다 돈을 따로 내야 한다. 물어보니 30분 뒤에 이용할 수 있다고 해서 바로 포기했다. 더구나 내부 공사 중이라서 유독 약품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안내를 하고 있었던지라 그닥 볼 마음이 안 들었다. 일본어로 설명해줬는데 용케 알아들었다(물론, 전부는 아니고. 대충 짐작으로 들었다. 나중에 보니 설명해준 내용이 한글로 프린트 된 종이가 놓여져 있었다.).



물이 뿜어져 나오는 벤치 아래에 앉아 잠깐 바람을 쐬다가 밖으로 나갔다.



나가기 전에 한 컷만 더 찍고. ㅋ



다시 돌아가는 길에 식당이 있는데 교자 색깔이 초록색이었다. 여기 아니면 못 먹는다고 쓰여 있어서 들어갔다. 맥주부터 시키고.



라멘도 하나 주문하고.



교자가 녹색이다. 녹차 가루를 넣은 모양. 녹차 가루도 따로 주더라. 군만두를 녹차에 찍어 먹는 경험. -_ㅡ;;;



맛있었다. 라면도 좋았고 교자도 좋았다. ¥2,000 넘게 나왔던 거 같은데... 한국에서라면 어림도 없는 일이다. 밥 한 끼 먹는데 20,000원 넘게 쓴다는 건... -ㅅ-



왔던 길 되돌아나오니 아라시야마의 토게츠 교와 비슷한 분위기의 다리가 나온다.




사진 몇 장 더 찍고 이동.





작은 서점이 눈에 띄어 사진 찍고,



한참을 걸었다. 일부러 역을 지나쳐 걸었다. 왠지 그러고 싶었다. ...... 뻥이다. 생각없이 걷다가 오른쪽으로 꺾는 걸 깜빡해서 지나쳐버렸다.




역 근처 편의점에서 가리가리군과 오징어 안주를 사고... 평상에 앉아 아이스크림 먹고... 그렇게 땀을 좀 식힌 뒤 역으로 향했다. 다시 교토로 출발. 시간을 보니 좀 어중간하다. 그래서 바로 돌아가지 않고 교토 만화 박물관에 다시 가기로 했다.


스이카 카드로 지하철 타고 가라스마 오이케 역에서 하차. 역에서 멀지 않다 생각했는데 엉뚱한 길로 가는 바람에 한참 돌아서 갔다. 교토 역에서 만화 박물관 가실 분들은 전철 타고 가라스마 오이케 역에서 내리시고, 2번 출구로 나간 다음, 출구에서 나가자마자 오른쪽으로 180˚ 턴 해서 직진. 금방 큰 사거리 나오면 좌회전 해서 조금만 걸으면 된다.




2년 전에 왔을 때와 많이 달라져 있는데 내가 볼 때에는 더 안 좋아진 것 같다. 거기에다 예전에는 무척 한적했었는데 이 날은 양덕들이 바글바글. ビッグコミック50周年展(빅 코믹 50주년 기념전) 한다고 해서 간 거였는데 『 고르고 13 』 말고는 아는 만화도 없다. 그나마 『 침묵의 함대 』 그리던 ×이 항공모함 소재로 한 만화 연재 중이고만? 정도나 새로 알게 된 거고.

보는 둥 마는 둥 대충 보다가 기념품 사러 갔는데... 기념품도 맘에 드는 게 없다. 『 팝 팀 에픽 』 티셔츠 있기에 살까 하다가 나이 먹고 뭐하는 짓인가 싶어서... 그냥 KYOTO ATOM이라 쓰여진 반짝이 티셔츠 하나 사고 말았다. -_ㅡ;;;



다시 교토 역으로 돌아와서 시간을 보니 아직도 시간이 많이 남았다. 한참 기다리고 있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간사이 공항까지 가는 하루카 타면 덴노지까지 금방이다. 그런데 그걸 잊고 쿠로시오 탈 생각만 하고 있었던 거다. 문제는... 하루카 타도 된다는 생각이 든 게 출발 1분 전. 플랫폼 옮겨 가면 이미 출발해버릴 것 같아 그냥 쿠로시오 기다렸다.





가이드 북에서나 봤던 거대 초콜릿 모양 간판이 창 밖에 있어서 사진 찍으려고 잽싸게 들이댔지만... 결국 이 모양.



쓰나미 시 대피 요령도 찍어 본다. 한글 안내도 잘 되어 있다. 느닷없이 팬더가 등장.



한적한 쿠로시오 열차 내부.





    


빈 자리가 많아서 편하게 앉아서 이동할 수 있었고... 덴노지에서 열차 갈아타고 JR 난바 역에서 내렸다. 바로 숙소로 안 가고 난카이 난바 역 위치 파악하느라 그 쪽으로 걸어갔는데... 엄청 멀다. -ㅅ-


적당히 위치 파악 마친 뒤 숙소로 가다가 편의점에 들러 먹을 거 사고... 호텔 방에 들어가서 샤워한 뒤 사들고 온 거 먹고 퍼질러 잤다.



라무네 맛 아이스크림이라기에 냅다 사들고 왔다. 맛은... 나쁘지 않았다. 일본 가면 엄청 사먹을 거 같다.



가리가리군은... 파란 거 아니면 죄다 실패. 메론 소다 맛 역시 별로였다. -ㅅ-



인생 안주. 이가 안 좋아서 딱딱한 거 씹으면 안 되는데도 일본 여행 내내 이거 먹고 다녔다. 마요네즈에 와사비 섞인 듯.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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