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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절주절 』

OCH Special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9. 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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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난 것은 이처... 이처ㄴ... 아... 몇 년이더라? 내가 2000년에 입대해서 2002년에 영외 나갔는데 영외 나가기 전이니까, 2001년인가? 아오... '처음 만난 것은 몇 년, 내가 몇 살 때였다.' 해야 딱인데 기억이 안 나네. -_ㅡ;;;

아무튼, 군 생활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을 때였다. 영내 막내였지만 나름 백령도 생활에 익숙해졌다고 건방 떨 때 쯤이었던 것 같다.

지금 내 기억 속에서는 따로 인사를 하거나 하지 않고 같이 공 찬 게 첫 만남 같은데, 혼자 오죽 설쳐댔는지 다른 선배들은 다 뒤에서 깠다고 들었다. 그런데 그 선배만 괜찮은 놈 같아 보였다고 칭찬했단다. 뭐, 전해 들은 이야기니까 확실하지 않다. 10년 도 넘게 지난 이야기이기도 하고.


아무튼... 한 곳에서 오래 일할 수 없는 군인의 특성 상, 함께 한 시간은 길지 않았지만 그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이런 저런 추억을 참 많이도 만들었다. 내가 전역하면서 인연이 끊어지나 싶었지만 새 신분으로 옛 직장에 돌아간 덕분에 다시 만날 수 있었다.



나는 나 같은 후배 있었음 때리고 짤렸다고 수도 없이 말했다. 그 정도로 예쁨 받는 것과는 거리가 있는 캐릭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생각해보면 참으로 개판이었던 나를, 항상 칭찬해주고, 북돋아주고, 고마워해주는 좋은 선배였다.


본인이 편하고자 한다면 얼마든지 편할 수 있는 자리에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만날 나서서 일하는 바람에 '약자에게 강한 ㅅㄲ들은 쓰레기' 라는 신념을 가진 나한테조차 '애들 시키고 좀 쉬라' 는 소리 들을 정도로 좋은 사람이었다. 절대로 약자에게 강하지 않고, 그렇다고 강자에게 비굴하지 않은, 멋진 사람이었다.


인간적으로 좋은 사람일 뿐만 아니라 업무도 잘 해서 주위 사람에게 인정 받는 사람이었다. 어디를 가든 여러 신분의 사람들에게 칭찬 받았다. OCH 까면 그 것만으로도 경멸할 이유가 충분하다고 생각할 정도로, 참 좋은 사람이었다.



그런 사람이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오랫동안 공헌한 회사를 떠나 다른 곳으로 간다. 고인 물이 썩기 전에 흘려 보내겠다는 건지, 최고급 청정수를 다른 곳에도 공급하겠다는 건지, 대체 이유가 뭔지 알 수 없지만, 당최 납득할 수 없는 정책 때문에 조직에 큰 공헌을 한 사람이 떠나 간다.


유학 와 있는 입장이라 같이 소주 한 잔 할 수 없는 게 너무 아쉽다.



저 사람의 능력이라면, 저 사람의 인성이라면, 어디를 가더라도 인정 받으면서 생활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새로운 환경과 분위기에 적응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거다. 그 사람은 내색하지 않더라도 힘들 거다. 감춰가며 노력해서 이뤄내는 결과겠지. 그런 생각을 하면 어려울 때 힘이 되지 못하는 존재임에 부끄럽다.




부디 건강하시기를. 그리고 스트레스 받지 말고 즐겁게 일하고 생활할 수 있기를. 앞으로 남은 인생에서도 항상 웃는 얼굴로 함께 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그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더 행복해지실 거고  

    당연히 그럴 겁니다.   

선배님의 앞 날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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