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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  부 』

일본어로 아기 곰은? 코구마? 고구마?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1. 7.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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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1000056.html ← 올 해 6월 20일의 한겨레 기사 되시겠다. 링크 누르고 어쩌고 하는 걸 귀찮아하실 분들을 위해 내용을 끄적거려보자면, 큰 피해를 낸 태풍은 그 이름이 다시 사용되지 않고 퇴출 당한다, 우리나라에서 제출한 고니가 지난 해에 필리핀에 큰 피해를 주었기 때문에 다시 사용되지 않는다, 그래서 새 태풍 이름을 공모한다, 대략 이런 내용이다.

저 기사를 보고 내가 주목했던 건 마지막 단락이다. 일본이 제출한 태풍 이름 중 작은곰자리에 대해 언급하면서 '고구마'라고 쓴 거다. 응? 영문 표기는 'KOGUMA'인데? 그럼 코구마 아냐?

사람이든, 짐승이든, 일본어로 새끼, 그러니까 어린 생명체를 의미하는 게 '코' 라는 접두사다. 어린이라는 뜻의 코도모, 강아지라는 뜻의 코이누 등. 일본어로 곰이 쿠마인데 새끼를 뜻하는 코가 붙어 코쿠마가 된다. ㅋ이 이어지니까 발음이 어려워지잖아? 그래서 뒤에 오는 ㅋ이 ㄱ으로 변했다. 그 결과 코구마가 되었다. 네일베 사전에서 코구마를 검색하면 작은 곰, 곰새끼라고 나온다. 스피커 모양의 그림을 누르면 발음을 들을 수 있는데 분명히 코구마라고 한다. 그런데 이걸 한글로 쓸 때에는 고구마로 쓴다. 코구마로 쓰면 안 된다. 외국어 표기법이 그렇다. 처음에는 된소리가 올 수 없다는 거다. 그런 이유로 川崎(かわさき)는 히라가나로 카와사키라고 쓰지만 한글로 옮겨 쓸 때에는 가와사키로 써야 한다. 대단히, 매우라는 뜻을 가진 とても 역시 히라가나대로라면 토테모가 되지만 한글로 쓸 때에는 도테모가 된다.

 

 

이걸 당최 이해할 수 없더라고. 그래서 마사미 님께 여쭤본 적이 있다. とても ← 이거, 히라가나대로라면 토. 테. 모. 가 되지 않느냐? 그런데 일본 사람들은 전부 도. 테. 모. 로 발음하지 않느냐? 뭔 소리냐고, 못 알아들으신다. 아니, 東京를 とうきょう라고 쓰지만 토(우). 쿄(우). 라고 하지 않고 도(우). 쿄(우). 라고 하지 않냐? 역시나 못 알아들으신다. 뭐지?

 

 

잠시 검색을 해보니, 우리가 '가' 나 '다' 로 발음해도 외국인들에게는 '카' 나 '타' 로 들린단다. 일부러 된소리 발음을 하지 않아도 듣는 사람이 그렇게 들으니까, 굳이 된소리로 표기하지 않는 건가? 그렇기 때문에 일본인인 마사미 님이 내 질문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걸까? 나는 'とうきょう라 쓰지만 토. 쿄. 라 읽지 않고 도. 쿄. 라고 읽는다' 는 말이 하고 싶은데, 마사미 님 귀에는 '토. 쿄. 라 읽지 않고 토. 쿄. 라 읽잖아요?' 이렇게 들리는 걸까?
그래, とても나 とうきょう는 그렇다 치자. こぐま는 분명 이상하잖아? 쓰는 것도, 읽는 것도, 코. 구. 마. 인데 왜 고구마라 쓰는 걸까? 내가 고구마로 읽어도 듣는 사람은 코구마로 듣기 때문에?

이게 상당히 오랫동안 궁금했고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라 일본어를 공부하다 보면 지금도 갑자기 왜?! 라는 생각이 든다. 아니, 가만 있어 봐. 그럼... こども는 어떻게 되는 거지? 저걸 한글로 쓰면 고도모라고 쓰나? 영어로 '가자!' 라고 할 때의 Go! 와 같은 발음으로 고. 도. 모. 라고 해도 외국인은 코. 도. 모. 로 듣는다고? 정말? 진짜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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