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리  뷰 』

고스트 리콘: 와일드 랜드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1. 7. 24.
728x90
반응형

나는 시작이 창대하고 끝이 미약한 사람이다. 잔뜩 일을 벌려놓고 마무리 짓지 못하거나 흐지부지해버리는 경우가 자주 있다. 이런 성향은 게임을 할 때에도 드러나서 플레이스테이션(이하 PS) 2, 4, 5까지, 꽤나 긴 시간의 플레이 타임을 갖고 있으면서도 제대로 엔딩을 본 게임이 거의 없을 정도. PS4 때부터 따져봐도 『 메탈 기어 솔리드 Ⅴ: 더 팬텀 페인』, 『 LIMBO 』 정도가 전부다. 『 라스트 오브 어스 』는 엔딩 가까이 갔지만 미루다가 결국 엔딩을 못 봤고, 야심차게 시작했던 『 슈퍼 로봇 대전: 문 드웰러즈 』나 『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 』 역시 엔딩을 보지 못한 채 멈춰 있다.

시작할 때에는 엔딩을 보고 말겠다는 생각으로 들이대지만 이내 미적지근해지고, 하는 둥 마는 둥 하다가 '즐겁자고 하는 게임을 왜 의무감으로 해야 한단 말이야?' 라는 생각으로 자기 합리화하며 접어버리는 거다. 아무튼, 그래서 이 게임, 저 게임, 찝쩍거리기는 오질라게 찝쩍거렸지만 엔딩 스크롤이 올라가는 걸 본 게 언제인지 기억도 안 난다.

그러던 와중에 기어코 엔딩을 본 게임이 있으니, 『 고스트 리콘: 와일드 랜드 』다.

 

5월에 PS5를 지른 뒤 우연히 시작한 게 『 고스트 리콘: 브레이크 포인트 』였다. 그래픽이 굉장했고 게임성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검색을 해보니 이 게임은 망겜이란다. 전작인 '와일드 랜드'가 훨씬 낫다는 거다. 그리하여 와일드 랜드를 중고로 구입했다. 옥션에서 22,000원인가 줬다.

게임을 하면서 스트레스 받고 싶지 않아서 난이도는 초보로 설정을 하고 시작. 미국의 4인조 특수 부대가 볼리비아의 마약상 엘 수에뇨와 그 수하들을 소탕하는 게 큰 줄거리다. 볼리비아의 마약상들은 보안, 밀수, 교화, 생산의 네 가지 파트로 나뉘어있는데 각 파트의 지역 보스를 둘 이상 잡으면 중간 보스를 잡으러 갈 수 있게 된다. 두 개 이상의 파트에서 중간 보스를 잡으면 최종 보스인 엘 수에뇨를 잡을 수 있는 길이 열린다. 각 지역의 보스마다 난이도가 다르기 때문에 쉬운 건 엄청 쉽고 어려운 건 몇 번을 다시 도전해야 할 정도로 어렵다. 만약 엔딩을 보는 게 목적이라면 지역 보스를 잽싸게 잡고, 중간 보스를 잡아 엘 수에뇨를 잡을 수 있는 길을 빨리 열면 된다. 하지만 그렇게 엔딩을 보면 진 엔딩을 못 본다.

 

진 엔딩을 보려면 이렇게 모든 미션을 끝내야 한다.

 

게임이 재미있기도 했고, 어중간하게 깨는 건 나와는 맞지 않는지라 애초부터 모든 미션을 다 깨기로 마음 먹었다. 무기와 파츠를 부지런히 모으면서 스킬 업그레이드도 열심히 했다. 게임을 좀 더 쉽게 하는 방법을 끄적거려보자면, 좋은 무기부터 확보하는 게 좋다.

나 같은 경우 저격 소총은 HTI를 들고 다녔고 돌격 소총은 M1A4를 들고 다녔다. 저격 소총은 6배율 스코프 달고 다니면서 유용하게 잘 써먹었다. 최대 장탄 수가 다섯 발 뿐이고, 한 발을 쏜 이후 다시 쏠 수 있게 되기까지의 텀이 긴데다 장전도 오래 걸려서 장점이라고는 당최 안 보이지만 어마무시한 위력이 다른 단점을 다 지우고 남는다. 헬기도 한 방에 떨어진다. 우니다드 기지에 가서 난장을 피우면 경보 단계가 점점 올라가 결국 최대인 4단계에 이르는데 이렇게 되면 헬기가 두 대씩 무한 리필 된다. 아무리 떨어뜨려도 계속 나오기 때문에 대책이 없다. 적당히 하고 도망가야 한다. 하지만 도망가다가 헬기가 쏴대는 미사일과 발칸에 골로 가고 만다. 이 때 저격 총으로 헬기를 떨어뜨리고 리필(?)되기 전에 잽싸게 도망가는 것이 좋다.

M1A4 같은 경우 소음기 성능이 좋아 가까이에서 쏴도 좀처럼 들키지 않는데다 사거리도 길고 정확성도 좋으면서 연사력까지 양호한, 거의 만능 소총이다. 이 총을 얻은 뒤 계속 이것만 들고 다녔던 것 같다.

그 외에는 폭발물 드론을 잘 써먹었다. 드론 띄워서 헬기도 잡아보고. ㅋㅋㅋ

 

스킬은 사격 정확도 올려주기 위해 그 쪽 관련된 것부터 찍었고, 드론 관련 스킬도 부지런히 찍었다. 드론의 배터리 관련 스킬을 다 찍으니까 배터리 소모 없이 무한대로 띄울 수 있어서 좋았다. 다만 거리까지 무한대는 아닌지라 너무 멀리 가면 지직거리는 건 여전하더라. 하지만 주야장천 띄울 수 있어서 좋았던 게, 우니다드 기지에 드론 띄운 뒤 세 녀석씩 마킹해서 AI가 쏘게 하고 계속 어슬렁(?)거리면서 먹잇감(?) 노리다가 쿨 타임 끝나면 또 세 녀석씩 잡고. 그렇게 날로 먹는 플레이를 많이 했다.

 

엔딩이 두 개

 

게임하면서 좀 아쉬웠던 건 무기 별로 성능 차이가 너무 커서 쓰는 것만 쓰게 된다는 것. 그리고 네임드 무기의 성능이 너무 형편 없어서 얻어봐야 안 쓰게 된다는 것. 그리고... 아, 현질 유도하려고 유료 템으로만 존재하는 아이템이 너무 많다는 것. 그 정도? 아! 가장 큰 단점. 요단강을 건넌 적의 시체를 옮길 수가 없다. 몰래 잠입해서 적을 사살한 뒤 들거나 끌어서 다른 곳으로 옮겨놓을 수 있으면 좋겠는데 그게 안 된다. 만약 순찰을 돌던 적이 동료의 시신을 발견한다면? 잠입은 실패로 돌아간다. 이것 때문에 미션 실패한 적이 여러 번이다. 짜증스럽더라.

저항군 관련 스킬을 잘 키워놓는 것도 좋은데 나 같은 경우 박격포는 별 도움이 안 됐다. 정찰 스킬이 가장 도움이 됐고, 저항군 지원 받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탈 것 지원 받는 것도 좋았는데 3단계까지 올려서 헬기를 부를 수 있는 건 좋지만 발칸조차 달리지 않은 헬기라서 아쉬웠다. 유료 템으로 뽑기 잘 하면 유도 미사일을 쏠 수 있는 코브라를 부를 수 있게 된다는데 굳이 현질까지 하고 싶지는 않았다.

 

아무튼, 모처럼 재미있는 게임을 했다. 엔딩을 봤지만 지우지 않고 가끔 한 시간 정도 플레이할까 싶다.

 

P.S. '침묵의 스페이드' 미션을 끝내면 가방을 얻게 되는데 그 가방을 장착하면 앉거나 엎드렸을 때 투명화 스킬이 발동된다. 『 메탈 기어 솔리드 Ⅴ 』에도 반다나를 장착하면 투명하게 변하는 기능이 있었고, 이 기능으로 상대 진영을 마구 휘젓고 다녔기에 이제부터 날로 먹는 게 가능해졌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게임에서의 투명 스킬은 의외로 별 도움이 안 된다. 일단 적의 정면에 있으면 투명이고 나발이고 뚜, 뚜, 뚜, 뚜, 하고 적이 감지를 한다. 그나마 뒤나 옆에 있을 때에는 덜 걸린다. 안 걸리는 게 아니라 덜 걸리는 거다. 없는 것보다는 낫지만 투명하게 됐다고 마구 휘젓고 다니는 건 불가능.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