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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뽀오츠 』/『 축  구 』

2021 ACL 4강 포항 스틸러스 vs 울산 현대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1. 10.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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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ACL 준결승 상대가 자판기로 정해졌을 때, 이기기 어렵겠다는 생각을 했다. 차라리 전북이 나을 거라 생각했다. 이건 나 뿐만이 아니다. 도박사들도 그러했고, 대부분의 축구 팬이 마찬가지였을 거다. 네일베의 실시간 승리 예측 역시 시작부터 끝까지 계속 자판기가 우위였다.

전반 6분이 채 되기 전에 이승모의 헤더가 골대를 맞고 나온 게 정말 아쉬웠다. 초반에 일찌감치 선제 골을 넣었더라면 경기가 어떻게 흘러갔을지 알 수 없었을 것이다.

한준희 해설 위원의 설레발을 들으며 보란듯이 이겨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경기를 봤다. 크베시치에게 몇 차례 찬스가 왔고, 전부 유효 슈팅으로 연결됐지만 골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울산이 훨씬 공격적으로 나올 줄 알았는데 오히려 포항이 분위기를 쥐고 공격을 주도했다. 전반에 득점없이 비기는 걸 보고 다행이라 생각했다. 득점하지 못한 아쉬움보다 실점하지 않은 안도가 더 컸다.

 

 

https://sports.news.naver.com/kfootball/vod/index?uCategory=kfootball&category=acl&id=867143&redirect=true

 

'골문을 여는 집중력' 두 경기 연속 골, 선취점을 올리는 윤일록

주요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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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후반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실점. 그 실점 역시 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이었기에, 골키퍼 실수로 보이는 것이었기에 너무 아쉬웠다. 골을 먹는 건 어쩔 수 없다. 강현무처럼 들어갈 것을 막아내는 건 바라지 않는다. 확실하게 처리해야 할 것만 딱 처리해주면 좋겠는데 중요할 때 자꾸 실수가 나온다. 몸을 날려 공을 막아내는 건 좋았지만 확실하게 끌어낮았어야 했다. 그걸 흘려버리면서 너무 쉽게 실점했다. 이준 선수의 컨디션이 정상은 아니었다고 하지만 이기길 바라는 팬의 입장에서는 그저 짜증스러울 뿐이었다.

 

 

https://sports.news.naver.com/kfootball/vod/index?uCategory=kfootball&category=acl&id=867158&redirect=true

 

임상협의 다이빙 헤더를 엄청난 반사 신경으로 막아내는 조현우

주요장면

sports.news.naver.com

 

후반 15분에는 상대 슈팅이 골대에 맞는 아찔한 장면이 있었다. 불과 1분 후에는 상대에게 1 : 1 찬스를 줬고. 거기서 또 1분 뒤에는 임상협이 그림 같은 다이빙 헤더를 날렸지만 조현우에게 막혔다.

 

 

https://sports.news.naver.com/kfootball/vod/index?uCategory=kfootball&category=acl&id=867150&redirect=true

 

'오늘 경기 최대 변수' 거친 태클로 퇴장당하는 원두재

주요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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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후반 21분. 원두재가 과격한 태클로 퇴장 당했다. 이건 자판기 팬이라도 쉴드 불가일 거다. 공이 아니라 발목을 향해 미끄러져 들어갔으니까. 동업자 정신이 있는 건가 싶더라. 나는 김태환이 퇴장 당할 거라 예상했었는데 원두재가 나갔다. 어찌 되었든 포항이 한 명 많은 상황이 되었다.

후반 29분, 그랜트의 헤더도 정말 아쉬웠다. 후반 34분에 크베시치가 날린 발리 슛도 아쉬웠고.

 

 

https://sports.news.naver.com/kfootball/vod/index?uCategory=kfootball&category=acl&id=867164&redirect=true

 

'승부는 다시 원점으로' 높은 헤더로 동점골을 만드는 그랜트

주요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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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끝나는가 싶었는데, 경기 종료를 2분도 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그랜트의 헤더가 그물을 흔들었다. 어떤 골키퍼가 오더라도 못 막았을 거다. 기적 같은 동점을 만들었고 머릿 수도 하나 많으니 포항이 분위기를 탈 수밖에 없는 상황. 연장에서는 포항이 경기를 주도했다. 하지만 경기를 끝낼 수 있는 한 방은 터지지 않았다.

 

결국 승부차기. 한 명이 부족한 상황에서 실점하지 않고 버틴 울산에는 조현우가 있었다. 누구라도 조현우의 우위. 실수로 실점한 이준이 조현우 이상의 선방을 보여줄 거라는 예상을 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러나...

 

첫번째 키커로 나선 불투이스가, 120분 넘도록 보여준 투지와 활약이 묻힐 홈런을 날려버렸다.

https://sports.news.naver.com/kfootball/vod/index?uCategory=kfootball&category=acl&id=867211&redirect=true

 

울산 현대-포항 스틸러스 승부차기

주요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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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판기 첫번째 키커: 불투이스 ↑ 이 준 ← (방향 예측 불가) 0:0
포 항 첫번째 키커:  임상협 ↖ 조현우 ← (방향 예측 성공) 1:0
자판기 두번째 키커:  이청용 ↓ 이 준 → (방향 예측 실패) 1:1
포 항 두번째 키커:  권완규 ← 조현우 ← (방향 예측 성공) 2:1
자판기 세번째 키커:  김지현 ← 이 준 ← (방향 예측 성공) 2:2
포 항 세번째 키커:  김성주 → 조현우 → (방향 예측 성공) 3:2
자판기 네번째 키커:  김기희 ↖ 이 준 → (방향 예측 실패) 3:3
포 항 네번째 키커:  전민광 ↖ 조현우 → (방향 예측 실패) 4:3
자판기 네번째 키커:  박용우 ← 이 준 → (방향 예측 실패) 4:4
포 항 네번째 키커:  강상우 ← 조현우 ← (방향 예측 성공) 5:4

《 방향은 키커 기준 》

포항의 키커 다섯 명이 모두 골을 만들어냈지만 조현우는 전민광 선수의 킥을 제외하고는 모두 방향을 제대로 읽었다. 공을 날린 쪽으로 제대로 점프한 거다. 불투이스의 홈런을 제외하더라도 네 번의 킥에서 단 한 번만 방향을 읽은 이준 골키퍼와 비교하다면 정말 대단한 실력이다. 다행히도 공의 방향과 속도가 좋아서 다 들어갔지만.

 

 

결정적일 때마다 자판기에게 정의 구현을 해온 포항. 어제의 경기도 두고두고 회자될만 한 경기였다.

2013.12.01.


2019.12.01.


2021.10.20.

 

결승 상대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힐랄. 아마도 자판기 팬을 제외한 K 리그 팬들은 모두 포항을 응원하지 않을까 싶다. 우승하면 좋겠지만 이번에도 포항이 열세라는 평가. 하지만 나고야도, 자판기도, 포항보다 강하다는 평가를 받던 팀이었다. 하필 사우디에서 경기가 치러지니 이중, 삼중고를 겪어야 하는 포항이지만 잘 준비해서 보란듯이 우승했으면 좋겠다.

팀의 양아치 짓에도 불구하고 훌륭한 성적을 냈지만 그로 인해 걱정이 되는 건, 공을 세운 선수들을 서운하게 대해서 또 죄다 떠나가게 만드는 건 아닌가 하는 것. 그리고 ACL로 벌어들인 돈을 고스란히 재투자 할 생각하지 않고 빚 갚네 어쩌네 하면서 애먼 데 쓰고 꼴통 짓 할까 걱정이다. 그러고도 남을 것들이라.

우승 컵 하나 추가하고, 우승 기념 굿즈 내놓고, 벌어들인 돈으로 공을 세운 선수들에게 넉넉하게 보상하고, 다른 팀의 좋은 선수 사오고, 그랬으면 얼마나 좋을꼬.

 

열세라는 평가를 딛고 멋진 경기를 보여준 선수들 모두, 그리고 코칭 스태프들, 응원한 팬들, 모두에게 박수를. 진심을 담은 감사를. 이 맛에 포항 축구 본다 아입니까. ㅋㅋㅋ

 

 

 

https://sports.news.naver.com/kfootball/vod/index?uCategory=kfootball&category=acl&id=867182&redirect=true

 

'거칠어지는 경기' 옐로카드를 받는 설영우-박승욱

주요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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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욱 선수가 유니폼을 잡아 끄는, 고의성 다분한 파울을 했다. 파울을 당한 선수 입장에서는 빡칠만 하지. 그런데, 그걸 행동으로 표출한다고? 무릎으로 넘어진 선수를 뒤에서 가격하는 꼬라지하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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