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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뽀오츠 』/『 스틸러스 』

2022 시즌 15 라운드 vs 대구FC @ DGB대구은행파크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2. 5.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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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지를 이 동네로 옮기게 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내 주위 사람들의 반응은 딱 하나였다. 축구 보러 원 없이 다니겠고만?

그도 그럴 것이, 전에 있던 ㅇㅇ에서 포항까지는 휴게소에 들리지 않고 운전해도 세 시간을 가야 했지만 지금 있는 곳에서는 한 시간이면 갈 수 있거든.

 

 

 

문제는... 내가 주말마다 쉬지 않는다는 거다. 나흘 일하고 하루 쉬는 패턴인지라 주말마다 쉴 수가 없다. 경기를 보러 가려면 휴가를 써야 하는데 1년에 21일 밖에 없는 휴가라서 아낄 필요도 있는데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경기가 있을 때마다 쓸 수 없는 게 현실. 결국 올 시즌 첫 직관을 15 라운드가 되서야 했다.

 

퇴근 시간이 되자마자 잽싸게 차에 올라타서 집으로 향했다. 앞이 휑~ 한데 세월아~ 네월아~ 길 막고 있는 굼벵이들 때문에 속이 터진다. 차 사고 처음으로 4,000 rpm 넘겨봤다. 😑

 

미리 짐을 챙겨놨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해서 부랴부랴 가방을 쌌다. 그 때문에 가지고 가서 번쩍! 쳐들겠다고 맘 먹고 있었던 신광훈 선수 머플러도 못 챙기고 그냥 나갔다. 지하철을 타고 한~ 참을 가서 환승, 두 정거장 더 가서 내렸다. 역에서 1㎞ 이상을 걸어 가야 했는데 그 때문인지 유니폼 입은 사람들이 좀처럼 보이지 않더라.

 

네일베 지도는 1번 출구로 나가라고 했는데 역 내부의 안내는 4번 출구로 나가라고 되어 있었다. 4번 출구로 가니 이렇게 되어 있더라.

 

경기장 가는 길의 안내가 잘 되어 있다고 하기는 어려웠지만 네일베 지도 보면서 그냥저냥 찾아갈 만 했다.

 

네일베 지도가 말한 1번 출구는 여기를 말하는 모양이다. 대구 지하철 1호선 역 기준으로는 4번 출구가 맞다.

 

반가운 이름의 참치 가게. ㅋㅋㅋ

 

전성기가 지나버린 동네의 분위기였는데 어김없이 아파트가 올라가고 있더라. 지긋지긋하다, 저 놈에 아파트.

 

 

경기장에 도착하니 선거 유세하는 것들이 바글바글. 아오~ 꼴 보기 싫어. 반가운 척 인사하는 거 무시하고 표 사러 갔다. 신분증을 제시하면 무료로 표를 받을 수 있었는데 당연~ 히 원정석은 안 된다는 답변. 국가 유공자 10% 할인 어쩌고 쓰여 있기에 할인 되냐고 하니까 그것도 안 된단다.

15,000원 내고 원정석 표를 사는데 1층은 자리가 없다면서 2층으로 주겠단다. 응? 뭔 소리야? 1층에 자리가 없다고?

 

 

 

가까우니까 포항에서 원정 팬들이 많이 온 모양이다. 잠시 망설이고 있으니 2층이지만 앞 쪽이라며 위로 아닌 위로를 해준다. 응? 뭐래? 앞 쪽? 지정석이야?

 

 

 

그렇단다. 모든 좌석이 지정석이란다. K 리그가 펼쳐지는 거의 모든 경기장을 다 가봤는데 지정석은 처음이다. 일단 표를 받았다. 원정석은 어디로 가냐고 물으니 8번 게이트라고 한다. 표 사는 곳을 벗어나니 바로 편의점이 보였고 사람들이 거기서 먹거리를 엄청 사더라. 거기 동참해서 뭣 좀 사갈까 하다가 안에 들어가도 매점이 있을 거라 생각해서 그냥 갔다.

 

입구에서 가방 검사는 하는데 맥주를 컵에 따르게 하는 건 없었다. 가방 검사도 대충 하니까 맥주를 아래 쪽에 숨겨 가면 얼마든지 반입이 가능할 것 같았다. 안에 들어가니 매점도 아니고, 자그마한 피크닉 테이블 하나 펴놓고 맥주를 팔고 있었는데 350㎖도 채 못 따를 것 같은 플라스틱 컵에 맥주 담아주면서 받아가는 돈이 6,000원.

 

 

맥주 두 잔에 육포 하나 샀더니 17,000원이란다. 폭리 of 폭리 되시겠다. DGB대구은행파크 가시는 분들은 반드시 밖에서 먹을 거 사들고 가시길. 특히나 원정석으로 가시는 분들은 꼭!

 

 

세레소 오사카의 홈 경기장 분위기도 나는 것 같고, 이렇게 보면 그럭저럭 괜찮은 듯 하지만...

 

밖이 어두워지고 조명이 들어오니 더욱 더 그럴싸하게 보이긴 하지만...

 

좌석의 앞, 뒤 간격이 말도 못하게 좁다. 가방 하나 간~ 신~ 히 내려놓을 정도의 공간 밖에 안 나온다. 나름 앞 쪽으로 줬다는 자리는 하필 가운데. 앉아 있는 사람들의 무릎을 스쳐가며 왔다갔다 하기 싫으니 맥주를 더 사는 것도, 화장실에 가는 것도 무리였다. 게다가 축구 전용 구장이면서 뷰가 영 구렸다. 숭의 아레나는 처음 가서 딱! 봤을 때 스틸야드보다 나은 것 같기도...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DGB대구은행파크는 그런 생각이 1도 안 들더라. 트랙이 없는 전용 구장의 뷰가 이렇게 구릴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경기는 그럭저럭 재미있었다. 대구가 먼저 골을 넣었고 포항이 곧바로 따라 잡았다. 전반전이 끝나기 전에 동점을 만든 게 다행이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이광혁이 나오고 정재희가 들어갔는데 임상협의 패스를 받아 기똥찬 골을 만들어냈다. 역전 성공.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동점 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이 날 대구에게 준 두 골 모두 굉장히 실망스러웠다. 크로스를 방해하는 선수도 없었고 골을 넣은 선수를 마크하는 선수도 없었다. 프리한 상황에서 크로스를 올리고 프리하게 헤더. 후반전에는 말도 안 되는 실수가 여러 차례 나오기도 했다. 경기 막판에는 일방적으로 두드려 맞으면서 버저 비터 맞고 지는 게 아닌가 걱정해야 했고.

 

이 날 경기의 압권은 역대급 쪼다 같았던 주심. 김용우 氏라는데, 살다 살다 저렇게 못 보는 사람은 처음이었다. 포항 쪽에서도 불만이 엄~ 청 많았는데 대구 쪽에서도 심판 눈 뜨라고 질알이었다. 대부분의 축구 팬들은 심판 판정이 상대 팀에 유리하다 생각하기 마련이지만 이 경기는 정말 말도 안 되는 판정이 이어졌다. 발바닥을 쳐든 채 들어온 태클에도 카드를 주지 않았고, 대구 선수들이 심각할 정도로 팔을 쓰는데도 주의조차 주지 않았다. 어찌나 옷을 잡아 당기는지 관중석에서 다 보일 정도였는데도 그냥 진행 시켰고, 정작 어드밴티지 룰을 적용해야 할 때에는 휘슬을 불어 경기를 중단시켰다. 요 근래 본 경기를 통틀어 최악의 심판이었다.

 

 

A 매치 브레이크 전에 치고 올라갔어야 했는데, 승점 1점을 따내는 데 그쳐서 아쉽다. 그리고... 세징야 개인기는 진짜... 미친 것 같다. 실전에서 라보나 킥이라니... ㄷㄷㄷ

 

 

동네에 꽃가게가 많은 게 특징.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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