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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  행 』

청도 용암온천 가족탕 이용 후기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3. 1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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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다 끝난 것 같은 분위기지만, 그래서 걸으며 담배 피우는 7H AH 77I 들이 부쩍 눈에 자주 띄는 요즘이지만, 아직은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 그래서 어지간하면 마스크 쓰고 다닌다. 특히나 버스, 지하철에서는 반드시. 게다가 여러 사람이 이용하는 목욕탕 같은 곳은 엄두가 안 난다.

 

하루종일 집에 있다가 낮술 먹을 게 분명한 어느 날. 갑자기 뜨거운 물에 푹~ 담궜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온천이 있으니 한 번 알아볼까 싶어 검색을 했다. 청도용암 온천이 유명한데 가족탕이 있다고 한다. 이거다 싶었다.

 

가격을 알아보니 42,000원. 그런데 네일베에서 미리 예약하면 33,000원이다. 이 정도 가격이면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네일베에서 예약을 하고, 다음 날 출발했다. (그 날 예약한 건 그 날 못 쓴다고 되어 있음.)

 

가족탕 이용은 열 시부터라고 해서 시간 맞춰 갔는데, 도착해서 보니 온천 바로 앞 주차장은 이미 만석이다. 주차 가능한 공간이 몇 군데 안 되기도 하고. 마을 안 쪽으로 들어간다고 한들 주차 가능한 자리가 보일 것 같지 않아 한 바퀴 돌고 나오다가 농협 마트인가? 하여튼, 무슨 가게 같은 곳 앞 주차장이 꽤 크기에 거기에 차를 세웠다.

 

안으로 들어가 네일베로 예약했다니까 전화번호를 물어본다. 알려줬는데 조회가 안 된단다. 그러면서 옆에 있는 다른 직원에게 가보라고 한다. 통화 중이던 직원이 전화를 끊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예약 내용을 알려줬는데 역시나 조회가 안 된단다. 서브 폰 번호로 되어 있나 싶어 다른 번호를 알려줬는데도 뜨는 게 없단다.

어디 물어봐야 한다면서 예약 화면을 사진 찍더니 그냥 회원가(33,000원이 회원 할인가임.)로 해드릴테니 여기서 다시 결제하고 예약한 걸 취소하면 안 되겠냐고 한다. 나야, 뭐~ 손해볼 게 없으니 그렇게 하자고 했다.

그리하여 결제를 마치고 601호 카드 키를 받았다. 앨리베이터에 여탕 가는 길이라 쓰여 있어 멈칫! 했지만 직원이 그거 타는 게 맞다 해서 올라 탔다. 6층에 내려 안으로 들어가니... 응? 이건, 뭐... 그냥 모텔 방인데?

 

 

작고 허름한, 낡은 느낌이 확~ 드는 모텔 방이었다. 이게 가족탕이라고? 어째 허름한데... 일단 난방은 되고 있어서 방에 들어가니 훈훈하더라. 가지고 간 짐을 침대 위에 던져놓고 욕실로 향했다.

 

 

 

아... 이게... 가족탕... 아... 아아... 기대가 큰 탓이었을까? 욕조가 있어야 할 자리에 좀 더 널찍한 물 가두는 공간이 있는 게 전부였다. 색깔이 누리끼리해서 어째 더 낡은 느낌인데 저게 황옥이라더라. 뭐... 진짜 황옥인지 뭔지 믿기지도 않고, 설사 진짜라 해도 효능이 이러네 저러네 하는 말은 더더욱 믿기 어렵다.

기대치를 믿도는 실물 때문에 실망스러웠지만 일단 돈을 냈으니 할 건 해야지. 처음에는 가장 뜨거운 온도로 물을 받아야 한다기에 레버를 위로 돌려 물을 받기 시작했다. 물이 콸콸콸콸 쏟아져야 금방 받을 수 있을텐데 그냥 가정집 or 모텔 수준이라 한나절 받아야 할 것 같더라. 게다가 물이 엄청 뜨거울 줄 알았는데 그냥 손을 대고 있어도 될 정도 밖에 안 됐다.

 

물 받는 시간이 꽤 걸릴 것 같아 텔레비전을 보며 시간을 보냈다. 칫솔, 치약이 작은 상자에 같이 들어 있고, 샴푸와 린스, 바디 워시가 작은 원통에 들어 있었다. 양이 은근히 되는데다 가지고 다니기 좋겠다 싶어 맘에 들면 들고 올 생각이었는데 향을 맡는 순간 필요 없겠다 싶더라. 샴푸도, 린스도 향이 정말 구렸고 바디 워시는... 으~   최악은 비누였다. 비닐로 포장된 동그랗고 작은 비누였는데 이게 비누 맞나 싶을 정도로 이상한 냄새가 났다. 향기가 아니라 냄새였다.

 

탕의 절반 정도 물을 받았을 때 안에 들어갔다. 뜨거울 정도는 아니라서 딱 좋긴 하더라. 허리 밖에 안 오지만 뜨거운 물에 담그고 있으니 땀이 솟아나오기 시작했다. 잠시 앉아 있다가 밖으로 나가 에어컨 바람으로 몸을 좀 식히고, 조금 있다 다시 들어갔다. 그렇게 두 번 정도 반복한 뒤 샤워하고 나왔다.

 

이용 시간은 두 시간이라 되어 있는데 카운터에서는 두 시간 반이라 안내를 하더라. 아마 물 받는 시간을 감안한 게 아닌가 싶다. 탕을 가득 채우려면 30분 가까이 받아야 할 것 같았다.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고 있으니 좋긴 했지만 가성비가 좋다는 말은 못 하겠다. 내 기대치가 높아서였는지도 모르겠고. 열 시 넘어서 들어갔으니 어영부영 13시까지 버티다 나와도 됐겠지만 정오도 안 되어 나왔다.

밖에 나오니 국수 가게가 영업 중이기에 물비빔 국수 하나 시켜 먹었다. 맛있더만.

 

 

여행 비수기라 평일 같은 경우 실내에 욕조가 있는 펜션도 5만 원 정도면 빌릴 수 있는데, 그 쪽이 낫지 않을까 싶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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