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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  행 』

귀찮아서 대충 쓰는, 홍콩/대만 친구들과 여행한 이야기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4. 3.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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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8일에, 일본에서 유학할 때 같이 공부했던 홍콩 친구 ㅅㄹ짱과 대만 친구 ㅁㅇ짱이 한국에 놀러 왔습니다. ㅅㄹ짱은 두 번째 방문이고, ㅁㅇ짱은 생애 첫 방문입니다.
열두 동물이 각자 한 번씩 자기를 내세우고도 남을 정도로 나이 차가 많이 납니다만, 그렇습니다만, 그래도 친구입니다. 흠.

 

도착 시간에 맞춰 공항에 가서 차를 세워두고 기다렸습니다. 간사이 공항에서 비행기를 탄 ㅅㄹ짱이 먼저 도착을 했는데 기다리는 동안 ㅁㅇ짱이 타고올 비행기를 아무리 찾아봐도 안 보이더라고요. 알고 보니 ㅁㅇ짱은 2 터미널로 도착하는 비행기를 타고 있었습니다. 셔틀 버스를 타고 오면 된다고 했더니 지방으로 내려가는 버스 정류장 앞에서 사진을 찍어 보냈습니다.

큰 일 난다고, 인포메이션 센터에 가서 물어보라고 했더니 꽤 헤맨 끝에 서울 역까지 가는 지하철을 탔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바로 다음 역에 내려야 한다고 부랴부랴 톡을 했고, 거의 한 시간 가까이 걸려 ㅁㅇ짱까지 만날 수 있었습니다.

 

둘 다 커다란 캐리어를 가지고 와서 트렁크에 간신히 넣을 수 있었습니다. 냅다 출발해서 영월로 향했습니다.

 

 

 

한 시간 조금 더 달려 덕평 휴게소에 들렸습니다. 덕평 휴게소는 예쁜 휴게소에 여러 차례 뽑히기도 했거니와, 휴게소의 다양한 먹거리에 감탄할 거라 생각했는데 배가 고프지 않다며 소시지 하나씩 먹는 걸로 끝났습니다. 『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에서 한국의 고속도로 휴게소에 감탄하는 장면을 꽤 많이 봤는데, 기대한 것과는 다르네요.

 

 

한 시간을 더 달려 영월에 있는 젊은 달 와이파크에 도착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가 단양인데, 단양만의 매력도 차고 넘치지만 근처의 영월, 제천을 묶어 함께 구경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예전에 방문했을 때 무척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있어서, 젊은 친구들이니까 SNS에 올릴 사진을 건질 수 있지 않을까 싶어 방문했습니다.

 

 

 

 

 

 

 

 

 

 

 

 

 

 

 

 

 

 

 

 

 

 

 

 

 

 

몇 년 전에 방문했을 때와 크게 달라진 게 없지만 그래도 재미있었습니다. 다만, 관리가 소홀해지고 있다는 인상을 받아 조금 아쉬웠네요.

근처에 있는 맛집 주천묵집의 라스트 오더 시간이 다가오는데 애들은 세월아~ 네월아~ 느긋하게 구경하고 있기에 결국 막바지에는 서두르자고 재촉해야 했습니다.

주천묵집에 가서 방으로 안내를 받았고 따뜻한 묵밥과 메밀 전병을 주문했습니다. 한 사람 당 메뉴 하나씩 주문하기를 강요하지 않아서 좋았네요. 비행기에서 기내식 먹고, 휴게소에서 소시지 하나씩 먹은 게 전부인데 배가 안 고프다고 해서 뭘 먹일 수가 없었습니다.

 

다시 차에 올라 숙소로 가다가 하나로 마트에 들러 고기와 군것질 거리를 샀습니다. 어두워져서 숙소로 향했는데 길이 조금 험하긴 했지만 생각한 것 이상으로 멋져서 마음에 들었어요.

 

 

 

 

 

2만 원을 내면 바비큐 준비를 해준다고 해서 부탁을 드렸습니다. 숯으로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는데 사들고 간 돼지 고기에서 기름이 뚝뚝 떨어지면서 불쇼를 하게 되었고, 그 때 고기를 홀랑 다 태워먹어서 쓴 맛이 엄청 났습니다. 애들은 맛있다고 먹는데, 솔직히 별로였을 거라 생각해요. 그래서 돌아가기 전에 가게에서 파는 삼겹살을 먹여주고 싶었는데, 오질라게 안 먹는 녀석들이라 결국 실패했습니다.

 

삼겹살을 먹으면서 패러 글라이딩을 해보겠냐고 물어봤더니, 응? 잠깐 사이에 마음이 바뀌었는지 해볼까? 라는 반응입니다. 영월로 가면서 물어봤을 때에는 절대 안 하겠다고 했거든요. 여자 사람의 마음이란 참으로 알 수 없고만요.

 

 

 

 

 

 

 

 

아침 밥을 먹으면서 패러 글라이딩 업체에 전화를 했더니, 날씨가 좋지 않아 이틀 동안 이용할 수 없다고 안내를 해줍니다. 친구들에게 소식을 전했더니 아쉬워 하더라고요. 그래서, 실은 며칠 전에 사람이 죽었다는 것을 알려주었습니다. 패러 글라이딩 업체에 전화를 건 게 19일인데 15일에 안타까운 사고로 한 명이 사망하고 다른 한 명이 크게 다치는 일이 있었거든요. 무서워하며 다행이라 반응할 줄 알았는데 아쉬워하기에 그것도 예상과 달랐습니다.

 

 

《 유료 서비스 기간이 끝나서 업데이트가 되지 않아서인지 기본 내비게이션이 헤맵니다. 》

 

패러 글라이딩을 할 수 없게 되어 일정을 바꿔야 했습니다. 가장 먼저 만천하 스카이워크에 가기로 했습니다.

 

 

 

다음으로 간 곳은 도깨비 카페입니다. 두산 활공장에 위치하고 있는데 카페에 갈 무렵부터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 날씨 때문에 루프 탑에서 경치를 보는 건 포기했습니다. 》

 

《 처참한(?) 몰골로 방치되어 있는 빈 백이 안스러워 보입니다. 》

 

 

 

 

 

 

 

《 1,000원 짜리 손금이 엄청나게 잘 맞아서 놀랐습니다. 》

 

다음으로 갈 곳은 고수 동굴입니다. 폐소 공포증이 있어서 그닥 가고 싶지 않은 곳입니다만, 친구들도 딱히 가고 싶어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습니다만, 희한하게 가고 싶다 하더라고요. 두 번째 방문이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생각해보니 예전에 마사미 님과 함께 갔던 적이 있습니다. 첫 방문 이후 다시는 안 가고 싶다 생각했는데 그 뒤로도 두 번이나 더 가게 되네요. 역시, 사람 일은 생각한대로 흘러가지 않는 모양입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내리면 인접한 식당에서 귀찮을 정도로 호객을 합니다. 할머니 한 분이 음료수인지 군것질 거리인지를 사라 하기에 안 산다고 했더니, 밥은 먹지 않냐고 물어봅니다. 안 먹는다고 하니까 나쁜 사람들이라며 궁시렁거립니다. 하... 하하... 하하하... 맛도 없고 비싸기만 한데다 탁! 탁! 반찬 내려 놓다가 밖에 사람 보이면 던지다시피 하면서 호객하러 가는 곳임을 뻔히 아는데, 대가리 총 맞았다고 거기를 가겠냐고요.

 

 

 

다음은 다누리 아쿠아리움에 갑니다. 네일베에서 통합 입장권을 사서 갔기에 약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국가 유공자라서 할인 &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참고로, 대한민국 구석구석 앱을 이용해서 디지털 관광주민증을 발급 받으면 할인 혜택을 잔뜩 받을 수 있습니다(대부분의 지자체가 주민등록이 되어 있는 지역 주민들에게 큰 폭의 할인을 해주고 있는데 동일한 혜택을 줍니다.).

경남 하동/전북 남원/충북 제천/경기 연천/부산 영도/인천 강화/강원 평창/강원 정선/충북 옥천/충북 단양/충남 태안/전북 고창/전남 신안/경북 고령/경남 거창 ← 이렇게 열다섯 개 지역입니다.

 

 

 

짜장면을 먹어보지 않았다고 해서, 근처에 있는 중국집에 가서 짜장면과 탕수육을 주문해서 먹었습니다. 다음 목적지는 수양개 빛터널입니다. 어두울 때 가야 하는데 해가 질 때까지 한 시간 정도 남았기에 차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가, 아무래도 무료한지라 일단 출발하기로 했습니다. 이게 참 잘한 결정인 것이, 천천히 구경을 하다보니 어두워져서 제대로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하필 꽃샘 추위가 기승을 부릴 때라 꽤 추웠지만 나름 즐겁게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구경 시장에서 치킨을 사들고 숙소로 돌아가 수다 떨면서 같이 먹은 뒤 각자의 방으로 돌아갔습니다. 자고 일어났더니 눈이 잔뜩 내려 여기저기 쌓여 있었습니다. 비 예보가 있었는데 여행하던 중 눈으로 바뀌었고, 숙소에 도착한 이후에도 계속 내려 결국 쌓였네요. ㅁㅇ짱은 대만에서는 눈을 보는 것이 쉽지 않아서인지 신기해하며 사진을 찍었습니다.

 

《 한 알에 10,000원이 넘는 미친 물가의 사과를 아침으로 내어주셨습니다. 》

 

 

 

서울로 돌아가야 했기에 아침 일찍 체크 아웃을 하고 다시 출발했습니다. 부지런히 달려 성남에 도착. 본사 근처의 지사에 있는 숙소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지하철로 이동했습니다. 버스를 타고 종로로 가서 숙소에 먼저 갈 생각이었는데, 검색해보니 광역 버스에는 캐리어를 가지고 탈 수 없다네요. 게다가 경로를 생각해보면 종로까지 가서 숙소에 갔다가 다시 잠실로 가는 것보다는 그냥 잠실로 가는 게 낫겠다 싶었습니다.

커다란 캐리어가 두 개나 되다 보니 어디 맡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관함 안내 표시가 있기에 그 쪽으로 갔는데 두 시간인가 세 시간은 무료더라고요. 하지만 보관함 크기가 작아서 캐리어가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짐 크기가 크지 않다면 무료 보관함을 이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기내용 캐리어 정도가 한계일 듯 합니다.).

안내 데스크에 가서 물어보니 1층에 가면 컨시어지가 있고 거기에서 짐을 맡길 수 있다고 합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1층으로 갔더니 구찌, 에르메스,... 이름만 들어본 명품 매장이 즐비합니다. 살포시 쫄았습니다.

유니폼을 입은 분께 가서 물어봤더니 롯데 카드나 L 포인트 카드가 있으면 이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롯데 카드는 없지만 L 포인트 카드는 있거든요. 포인트를 까거나 하지 않을까 했는데 카드 여부만 확인하면 끝입니다. 모바일 카드도 됩니다.

 

짐을 맡기고 다시 지하 1층으로 내려가 전망대 티켓 오피스로 향했습니다. 국가 유공자 본인과 동반 1인 할인을 받고, 다른 한 명은 SKT 제휴 할인을 받겠다고 했더니 가장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봐서 안내해주시더라고요.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은 곳에 올라오니 신기하긴 했는데, 생각보다 볼거리가 많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어디를 둘러봐도 똑같은 모양의 아파트 뿐이니까 다소 민망했네요. 텔레비전에서 보던 것처럼 옥상 색깔이 죄다 초록색인 것을 신기해했고, 아파트 모양이 다 똑같은 걸 이상하게 여겼습니다.

 

《 고소 공포증이 없어서 투명한 바닥 위에 서 있는 것이 무섭지 않았습니다. 》

 

 

 

패러 글라이딩 대신 스카이 브릿지 투어에 참가해보기로 했습니다. 저걸 10만 원이나 내고 한다는 걸 이해할 수 없으니까, 저는 하지 않고 친구들만 보냈습니다. 재미있었지만 무척 추웠다고 하더라고요. 세토내해 전망대처럼 주변 경치가 멋진 곳이라면 모를까, 아파트에 둘러싸인 곳에서 저 많은 돈을 내고 전망대에 오르는 걸 당최 이해할 수 없어요. 거기에 추가 요금을 내고 걷다 온다는 건... (╯‵□′)╯︵┻━┻

 

피곤했던지라 구경을 마치고 아래로 내려가 택시에 올랐습니다. 카카오 택시를 이용하려 했는데 손님을 기다리고 있던 택시가 있어서 바로 이용했어요. 차가 많이 막혔지만 2만 원 조금 넘는 요금으로 종로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숙소에 들어가 짐을 던져 놓고 바로 나갔습니다.

 

 

식당에 들어가 불고기 3인분, 칼만두국, 김치전을 주문했습니다. 세 명이 먹었는데 10만 원 가까이 나왔네요. 친구들이 낸다고 해서 실랑이 끝에 카드를 지갑에 넣었습니다. 캐리어 한 가득 선물을 사들고 온 녀석들인데, 몸만 오면 나머지는 책임지겠다고 큰소리 쳤는데, 제가 돈 쓰는 걸 무척 미안해하더라고요.

 

을지로에 있는 명보 아트홀에서 성인 여성만 입장할 수 있는 공연이 있는데 그게 무척 유명하다고 하네요? 이유를 모르겠지만 외국인들에게 더 인기가 있답니다. 인터파크를 통해 예매를 해야 하는데 당일 예매가 안 되기에 아쉬웠습니다. 그런데 전화로 문의했더니 그 날은 된다 하더라고요. 그 날만 가능했던 것인지, 다른 날도 가능한지는 모르겠어요.

 

아무튼, 저는 가봐야 들어갈 수도 없고, 남정네들 헐벗은 걸 돈 내고 볼 마음은 전혀 없으니까, 친구들만 보내고 저는 숙소로 돌아갔습니다.

 

《 숙소 근처 편의점에서 발견하자마자 냅다 사들고 온 아이스크림. ㅋ 》

 

아이스크림을 먹고 나서 맥주를 마실 생각이었는데 어찌나 피곤한지 술 생각이 전혀 안 나더라고요. 게다가 춥기도 해서 이불을 깔고 누웠습니다. 이불 안에 들어갔더니 따~ 뜻~ 해서 몸이 금방 녹았고,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습니다. 한~ 참 자다가 손전화 소리에 눈을 떠보니 23시가 넘었더라고요. 친구들은 자기들끼리 공연을 잘 보고 돌아왔습니다.

 

다음 날, 저는 저녁에 집으로 돌아와야 했고 친구들은 하루 더 여행을 해야 했습니다. 열한 시에 체크 아웃을 하고 친구들과 함께 근처 복권 가게에서 복권을 산 뒤 카페로 갔습니다. 빵 몇 조각과 케이크, 커피를 샀더니 5만 원. 그 돈이면 국밥이... .·´¯`(>▂<)´¯`·. 

 

인사동 쌈지에 데려갈 생각이었는데 가다가 들린 가게에서 30분 보내는 건 일도 아닙니다. 가게 밖에서 멍~ 하니 서 있을 수밖에 없는 입장이니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고, 친구들도 괜히 제 눈치 보느라 원하는대로 쇼핑하지 못하는 게 아닐까 싶어 쌈지 앞에서 헤어졌습니다.

낮에는 자기들끼리 쇼핑을 했고, 저녁에는 같이 유학했던 다른 친구를 만나 즐겁게 시간을 보낸 모양입니다. 다음 날에는 비행기 시간이 달라 ㅅㄹ짱이 먼저 공항으로 향했고, 몇 시간 뒤 ㅁㅇ짱이 공항에 잘 도착했다고 메시지를 보내 왔습니다.

 

무척 재미있었다고, 단양이 정말 좋았다고 해줘서 정말 고마웠습니다. 좀 더 좋을 걸 먹이고, 멋진 걸 보여주고 싶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해서 아쉽기도 했고요. 친구들의 머리와 마음에 오래 남는 여행이 되었음 좋겠습니다.

 


 

오래된 디지털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는 게 유행이라기에, 예~ 전에 구입해서 한동안 잘 쓰다가 썩히고 있는 SONY TX20을 토이 카메라 모드로 설정해놓고 이번 여행에서 활용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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