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 월드컵 경기장에서 포항을 응원한 기억이 있긴 한데 하도 까마득해서 찾아봤더니 2015년 4월 19일이었다. 벌써 10년 전 일이라니, 세월이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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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4월 19일 vs 대전 @ 대전 월드컵
같이 운동하는 누나가 상을 당해서 전주에 갔다. 문상 하고 술 마시면서 시간 보내다가... 하나, 둘 쓰러져 잠이 들고... 나는 차에서 잤다. 아침에 일어나 간다고 인사하고... 집으로 갔다. 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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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저녁에 경기가 있다기에, 최근에 직관하지 않은 것도 있고, 아무래도 '원정 팬이 얼마 없을테니 보러 가자!'라 마음 먹고 휴가를 썼다. 목요일까지 휴가인지라 혹시라도 나 때문에 업무에 구멍이 날까 싶어 다른 사람에게 이것저것 알려준 뒤 사무실에서 나왔다. 평소보다 세 시간 일찍 퇴근해서 미리 싸놓은 짐을 챙겨 출발. 평일 낮 치고 차가 꽤 많긴 했지만 막히지는 않았다.
숙소에 가서 비대면으로 체크인을 하고, 방에 짐을 던져둔 뒤 네일베 지도를 이용해 경기장으로 향했다. 중앙로 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가서 월드컵 경기장에서 내렸다. 남들보다 빠른 속도로 걷다 보니 졸지에 선두(?)에 서게 됐는데 저만치 멀리, 대전 유니폼을 입은 사람이 보여 청과 시장 쪽으로 갔더니 지름길이었다.


표를 사려고 티켓 오피스 앞에 서 있는데 나이 먹은 아저씨 하나가 당당하게 새치기를 한다. 줄이 길 경우를 대비해서 이리저리 돌려놨는데 싹 다 무시하고 바로 돌진하더라. 새치기 하지 말라고 한 마디 할까 하다가, 괜히 핏대 세우지 말자 싶어 참았다. 표를 사면서 안 쪽에 매점이 있냐고 물어봤더니 없단다. 세상 불편하겠고나 싶어 살포시 짜증이 났다.
N석으로 가야 하는데 생각없이 엉뚱한 곳으로 들어가려고 해서 제지 당했다. 원정 유니폼 입고는 이 쪽으로 못 간다고. ㅋㅋㅋ 아니, 그럴 생각으로 그런 게 아니라, 원정석 입구는 그 쪽으로 가라고 표시되어 있기에 그런 건데.
자리 잡고 앉아서 보니 꽤 명당이다. 현장에서 표를 구입한 것 치고는 괜찮다. 게다가 깨끗한 화장실도 멀지 않고 편의점도 있어서 맥주와 먹거리를 사는 것도 수월했다. 아까 표 살 때에는 매점 없다고 했었는데.

《 대전 월드컵 경기장도 뷰가 나쁘지 않다 》

《 잠시 후면 박 터지게 싸우겠지만 경기 시작 전에 친분 있는 선수들끼리 모여 대화를 나누고 있다 》
《 대전은 아무래도 충청도 느낌이 없는데 저렇게 사투리 쓰는 거 보면 자각은 확실히 하는 거 같다 》


《 대전의 레전드로 꼽히는 최은성과 김은중. 이관우도 있을 법 한데 안 보이더라. 》


평일 저녁 경기라서 사람들이 거의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말도 못하게 많이 왔다. 몇백 명 되는 것 같던데. 탐도 없어서 조직적인 응원은 안 될 거라 걱정했는데 기우였다. 난리도 아니더라. 예전에 강원 원정에서 쌩목으로 응원하던 기억이 생생한데, 이제는 평일 저녁 경기도 이렇게 사람이 몰리는고나. 신기하기도 하고, 뭔가 말할 수 없는 기분이 들었다.

《 명당에 자리 잡은 덕분에 카메라가 관중석을 잡으면 쥐알만 하게 등장할 수 있었다. 나만 아는 거지만. ㅋ 》

《 전반 6분에서 7분으로 흘러갈 무렵, 진짜 종이 한 장 차이로 실점을 면했다. 》

《 딱 내가 있던 자리 앞이어서 더 잘 보였다. 가슴이 철렁했다. 》

《 또! 주민규한테 먼저 한 골 먹었다. 왜 우리랑 할 때마다 저러냐. 》
경기장에서 볼 때에는 너무 허무하게 먹어서, 대체 수비 안 하고 뭐하는 거냐 싶어 엄~ 청 짜증스러웠는데, 중계를 보니 우리 수비 두 명이 달라붙어 밀고 당기고 난리도 아니었네. 그 와중에 점프다운 점프도 하지 않고, 거의 선 채로 머리를 갖다대서 골을 만든 거니까, 이건 주민규가 대단하다고 밖에 할 수 없다.
그나저나, 올 시즌은 진짜... 매 번 먼저 골 먹고 끌려가는 패턴이다. 왜 그렇게 힘들게 가는 건지 모르겠다. 김포한테는 22초 만에 골 먹고 탈락하지를 않나.


《 선제 골을 기록한 주민규가 몹쓸 반칙을 해서 신광훈이 굉장히 짜증을 내는 상황이 있었다 》
오른손으로 등 한복판을 잡고 유니폼이 잔~ 뜩 늘어날 때까지 잡아 당겼다. 덕분에 신광훈이 공을 향해 달려가지 못하니까 팔을 휘둘러 주민규의 오른손을 쳐냈다. 그랬더니 바로 왼손으로 같은 부분을 또 잡아 당겼다. 너무나도 고의적인 반칙인지라 신광훈이 굉장히 짜증을 냈다. 경고를 줘도 될 것 같은, 이기고 있는 팀의 고의적인 반칙이었는데 이 날 심판은 어드밴티지를 준다는 의사 표시 같은 것도 없이 반칙 장면을 그냥 넘겨버리는 일이 허다했다. 저러면서 리스펙트 운운하고 자빠졌으니... 안양 FC 구단주가 없는 말을 한 게 아니다.

《 민망한 주민규가 사과를 하고 돌아가다가 신광훈의 화가 풀리지 않은 걸 보고 다시 와서 사과했다 》
신광훈은 화가 풀리지 않은 것 같았지만 주민규가 두 차례나 미안하다고 하니 가슴 께를 툭~ 치면서 사과를 받아주었다. 거친 플레이 탓에 다른 팀 팬들로부터 미움을 받을지 모르지만, 북패에서 인성질로 유명했던 김ㅎㅇ이나, 울산에서 전북으로 간 뒤에도 여전히 엄청난 꼬라지를 보여주는 김ㅌㅎ과는 수준이 다른 인성이다. 포항 팬 모두에게 사랑받는 이유가 있는 선수다.

《 넘어진 이후에도 그 상태에서 오른발로 공을 밀어준 덕분에 이태석이 공을 잡을 수 있었다 》
이 날 포항은 세 골을 만들어냈는데 첫 골에서 조르지가 큰 역할을 했다. 수비수 세 명과 경합한 뒤 넘어졌는데 그 상태에서 오른발로 공을 밀어주었고, 그걸 이태석이 받아 크로스를 올렸다. 이호재가 가볍게 헤더로 득점했고.
두 번째 골은 조르지의 크로스가 상대에 막혔는데, 그걸 다시 뺏어낸 뒤 줄 곳이 없으니 박스 밖에서 강하게 때려 골을 만들어냈다. 16 라운드에서 첫 골이 터졌으니 조르지도, 팬들도, 감격하지 않을 수가 없다.
세 번째 골 역시 조르지의 패스를 김인성이 몰고 가서 넣은 거라 이 날 조르지는 1 득점, 1 도움을 기록했다. 감독의 믿음에 응답하는 모습을 보여 팬들 모두 감동하지 않았을까 싶다.

《 이호재가 참 멋진 선수다 싶은 게, 득점한 뒤 셀러브레이션을 하지 않고 바로 공 가지러 갔다 》

《 마치 스틸야드에서 지고 있는 상황인 것처럼 행동한다. 어떻게든 한 골 더 넣겠다는 투지가 느껴진다. 》
저런 투지를 보이니 응원하지 않을 수가 없다. 점점 발전하고 있으니 대표팀에도 꼭 갈 수 있을 거다. 다치지 말고, 아프지 말고, 꾸준히 활양해주기를.

《 박스 밖에서 엄청난 발목 힘으로 그림 같은 골을 만들어낸 조르지 》

《 자리를 잘 잡고 있어서 중계 때마다 등장했다. 나만 아는 거지만. ㅋㅋㅋ 》

《 얼마나 빡쌔게 뛰었는지 종료 휘슬이 불리자마자 다들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
포항에서 큰 활약을 펼쳤던 정재희, 하창래 선수가 인사하러 왔고 포항 서포터들은 선수 응원가를 불러주며 화답했다. 정재희 선수는 서포터들이 노래를 부르는 동안 내내 눈을 맞추고 있다가 응원이 끝나자 고개 숙여 인사하며 멀어져 갔다. 진짜, 참~ 좋은 선수다 싶더라.

《 승리 기념 사진을 찍기 위해 조르지를 기다리는 선수들과 팬들. 여기에도 분홍 모자 쓴 내가 보인다. ㅋㅋㅋ 》
하늘정원 게스트하우스

《 위치나 구조로 볼 때 원룸으로 임대 주려고 만든 빌라를 게스트하우스로 만든 게 아닐까 싶다 》
근처에 호텔이고 싶어하는 모텔이 하나 있긴 하던데, 그렇다고 모텔 촌은 아닌 것 같고, 대부분 원룸 건물인 걸로 봐서 임대용으로 지었다가 게스트하우스가 된 게 아닌가 싶다.



건물 전체에 습한 기운이 가득했다. 방에도 습한 곳에서 나는 특유의 냄새가 있었고. 게다가 청소 상태도 굉장히 나빴다. 러그 여기저기에 머리카락이 널려 있었고, 수건은 걸레라 불러도 될 정도로 낡디 낡은 것이었다. 대전에 게스트하우스가 많지 않아서, 그리고 성심당까지 걸어갈 수 있어서 예약을 한 것이었는데 다시 가겠냐고 묻는다면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다. 낡았더라도 깔끔하게 잘 관리되는 곳도 많은데 너무 더러웠다.
조식을 제공한다고 했는데, 식당 겸 리셉션으로 쓰이는 카페에 갔더니 컵라면만 덩그러니 놓여 있더라. 커피도 내려져 있는 게 아니라 직접 내려서 먹어야 했다. 좀 귀찮더라도 커피 내리고, 컵라면 하나 먹을까 하고 싱크대 쪽으로 갔다가 커다란 바퀴벌레를 보고 바로 마음을 접었다. (혐오스러운 사진이라 맨~ 아래에 사진 첨부합니다)
주차도 편리하고 지리적인 이점이 있지만,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숙소는 아니다.

《 성심당 다녀오다가 담쟁이 덩쿨이 멋있어 보여 찍어봤다 》

《 ○○시루 사기 어렵다더니, 평일 아침에 가니까 별 거 없던데? 》

《 겉에 발린 코팅(?) 같은 것 때문에 무척 달아 보였는데 생각보다 달지 않았다 》

《 망고시루와 튀김 소보로는 회사 동료들 갖다 주려 샀고, 아침으로 먹을 빵 두개를 샀는데 둘 다 맛있었다 》

《 대가리를 장식으로 달고 다니는 것들이 여기저기 출몰하고 있다 》




삼일꽃게


《 열한 시 오픈에 맞춰 갔더니 아무도 없었다 》




《 95,000원 주고 산 암 꽃게찜 》
꽃게는 달고, 고소했다. 저게 大 사이즈인데, 혼자 다 먹었는데도 아쉬웠다. 올라오는 동안 식은 것도 좀 아쉬웠고. 대전에서 축구만 보고 올라왔는데, 다음에 여행 계획을 세워서 1박 2일로 여행을 다녀올까 싶다. 그 때에는 가게에 가서 먹고 와야지.
혐오(바퀴벌레) 사진 나오니 보기 싫은 분들은 여기서 나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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