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스뽀오츠 』/『 스틸러스 』

이 쯤~ 되면 막 가자는 거지요?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2. 4. 29.
728x90
반응형

 


지금까지 20년 넘게 포항의 축구를 보아 왔지만... 이런 적이 또 있었던가 싶다. 2012년의 포항은 유난히도 전/후반 종료 직전 실점이 많다. 시즌 개막전이자 홈 개막전인 울산과의 경기에서 전반 끝나기 직전 김신욱에게 한 방 얻어 맞아 홈에서부터 지고 시작하더니... 이어지는 광주와의 경기에서는 30초만에 실점하고 말았다. 부산과의 경기에서는 두 골을 앞 서 나가다 내리 두 골 내어주며 무승부로 마무리하고 말았는데, 추격골이 전반 41분에 터졌다.

상주와의 경기에서는 경기 종료 직전 지쿠의 골로 이겨서 그동안의 설움을 날리는 듯 했지만 이내 제주와의 경기에서 전반 41, 43분에 내리 두 골을 내주며 지고 말았다.

애들레이드 UTD와의 호주 원정에서는 후반 45분에 골 먹고는 지더니... 오늘 있었던 대구와의 경기에서도 후반 45분에 골 먹고 졌다.

 

지금이야 대한민국 축구를 대표하는 건 '경우의 수 따지기'지만... 20세기에는 '전/후반 시작 5분, 끝나기 5분'이 대표 키워드였다. 올드 축구 팬은 기억하겠지만 시작하자마자 골 먹고 질질 끌려 다니거나 잘 버티다가 끝나기 직전에 골 먹고 쓰러져버린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그런데... 그 좋지 않은 과거를 포항이 고스란히 재현하고 있다. 미칠 지경이다. 다른 거 다 떠나서 후반 45분에 실점한 것만 두 번이나 된다. 눈에 띄는 수비 자원의 지출은 김형일 말고는 없다. 오히려 김광석이나 김원일 등의 플레이는 훨씬 나아졌다. 그런데도 이 모양이다. 대체 뭐가 문제인가?

 

황선홍 감독은 올 시즌 전, 두 골 넣는 축구를 하겠다 했다. 한 골 넣고 잠그는 축구가 아니라 추가 골을 노리는 축구를 하겠다 했다. 그런데... 10 라운드까지 치러진 지금, 과연 그의 호언장담은 어떤 결과를 보이고 있는가?

두 골 노리는 건 고사하고 경기 막바지에 실점해서 응원하는 사람들 힘이나 안 빼놨으면 좋겠다. 이게 뭐냐?   김재성, 김형일이라는 걸출한 선수들이 입대로 인해 빠져나갔지만 원래 포항은 한 명의 스타 플레이어에 의존하는 팀이 아니었다. 탄탄한 유스 출신을 바탕으로 한 여러 선수들이 오밀조밀 만들어가는 게 포항의 축구다. 그런데... 난데없이 영입한 박성호는 전혀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한다. 황선홍 감독이 그렇게도 믿어 마지 않는 고무열은 수 차례의 찬스를 날리며 포항 팬들에게 있어 공공의 적이 되었다. 황진성이 막힐 때 나름의 돌파구 역할을 하던 김재성의 부재는 너무나도 가슴 아프다. 중원에서 대신 풀어줄 선수가 없다. 신형민이 이리 치고 저리 치지만 공격형 미드필드가 아니었던지라 공격 전개에 한계가 있다. 황지수도 마찬가지. 측면에서 아사모아와 조찬호가 부지런히 흔들고 있는데... 황선홍 감독은 조찬호와 아사모아를 동시에 기용하지 않는다. 아무래도 조찬호에 비해 아사모아의 수비 가담이 약하기에 나름의 장점인 신광훈의 오버 래핑을 염두에 둔 게 아닌가 싶지만... 아무튼... 답답하다.

전통의 명문, 언제나 강호였는데... 올 시즌에는 까려 들면 이기고, 오! 하면 지는... 오르락 내리락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더구나 짧은 패스로 잘게, 잘게 썰어 나가던 포항의 팀 컬러를 포기하고 뻥뻥 질러대는 축구를 하더니 이제는 그마저도 포기하고 스피드에만 의존하는 팀이 되고 말았다. 파리아스 감독의 2007 정규 시즌 우승, 2008 FA컵 우승, 2009 AFC 우승을 고스란히 안고 있는 지금의 포항 팬들이 현재 성적이 만족하리라 생각하는 건 절대 틀린 생각이다. 잔뜩 높아진 눈을 가진 팬들을 만족할만한 축구를 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의 포항은.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