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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뽀오츠 』/『 스틸러스 』

2012년 06월 23일 vs 제주 @ 제주월드컵경기장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2. 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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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차 : 야탑 → 김포 공항 → 제주 공항 → 한라 하이킹(바이크 대여) → 제주 국립 박물관(관람 포기) → 삼양 검은 모래 해변 → 예하 게스트하우스
2일차 : 항일 기념관(바깥만 구경) → 만장굴 → 파크 서던랜드(=태왕사신기 세트장-구경 못함, 휴장) → 성산일출봉 → 쇠소깍 → 믿거나말거나 박물관 → 산방산 탄천 온천 → 산방산 게스트하우스
3일차 : 건강과 성 박물관 → 한국야구명예전당 → 엉또 폭포 → 정방 폭포 → 외돌개 → 율 게스트하우스 → 제주 월드컵 경기장 → 율 게스트하우스
4일차 : 한라 하이킹(바이크 반납) → 제주 공항 → 군산 공항 → 익산 터미널 → 성남 터미널 → 야탑

 

남들은 미쳤다고 하지만, 사실 내 제주 여행의 목적은 축구 보는 것이었다. 아~ 제주 여행 간 김에 축구 보고 오려고? 가 아니라 축구 보러 간 김에 제주 여행하는 거였다. 3박 4일의 제주 일정 중 확고부동하게 자리한 건 축구 보는 것 뿐이었다. -_ㅡ;;;

 

게스트 하우스에서 택시를 타고 제주 월드컵 경기장으로 갔다. 2,800원 나왔는데 어떻게든 비벼서 3,000원 만들어보려는 기사님이 안스럽다. 잔돈 안 받고 내려 경기장을 보니 '아! 진짜 왔구나! 정말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감개무량! T^T 

 

정말로 제주 월드컵 경기장에 왔다. 원정 응원을 자주 다녀서 상대 팀 홈 경기장 볼 때 뭔가 끓어오르는 기분이 드는 건 같았지만, 여긴 뭔가 좀 더 뭉클하다. 제주이지 않은가!

 

표 값이 6,000원 밖에 안 하기에 싸네? 라고 생각했다. 베스트일레븐(축구 잡지)에서 떼어낸 2,000원 할인 쿠폰과 10,000원을 같이 내밀었는데... 거스름 돈은 안 주고 표만 준다. 응? 표 값이 얼마예요? 하고 물었더니... 12,000원이란다. 2,000원 할인해서 10,000원이란다. 아하하하~ 이런 열여덟! 원정 팀 응원석은 두 배 요금을 받다니, 남패답다. 하지만 이런 건 필요하다. 스틸야드도 제발 원정에 불이익 좀 줘라. 원정에서 보이는 전광판에는 구린 내용만 띄우고, 입장료도 비싸게 받고 그래라. 스틸야드는 원정 팀에 너무 관대하다

 

성금 기탁자 명단이 있기에 쳐다보고 있는데 주위를 지나는 제주 팬들의 찌릿한 눈길이 느껴진다. 포항이다, 포항이다, 하면서 뭐라 뭐라 하는 소리도 들린다. 훗~ 난 그런 소리를 들을수록 강해지는 남자지. ㅋㅋㅋ 

 

태어나서 처음 가 본 제주 월드컵 경기장. 잔디 상태도 좋고, 경기장도 참 예쁘다. 제주에는 서귀포고나 오현고를 비롯한 축구 명문이 많은데, 순수 제주의 팀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다(남패는 순수하지 못하지. 관중 핑계 대고 제주 가서 얼마나 동원하고 있나? 부천 때보다 많을 거 같지 않은데?).

 

경기 시작 전, 잔뜩 찌푸린 하늘에서 빗방울이 떨어지다 말다 하더니... 

 

전반 시작하자마자 제대로 쏟아지기 시작한다. 내리는 비는 바람에 날려 지붕 아래 쪽까지 날아들었고, 피하려고 아둥바둥하다가... 일찌감치 포기했다. 

 

비옷 입는 것도 귀찮아서 그냥 맞으면서 봤다. -ㅅ- 

 

경기장 조명 덕분에 흩날리는 빗방울이 선명하게 보였다. 하루만 더 있을 수 있다면 엉또 폭포 또 가는 건데... 

 

전반전 내내 밀렸다. 남패는 신기하리만치 원터치 패스가 잘 이루어졌다. 툭툭툭 하다가 탁 하면 우리 문전이었다. -ㅅ-   반면 포항은 패스가 번번히 끊기며 제대로 공격을 하지 못했다. 수중전을 예상하지 못했다거나 잔디에 적응하지 못한 차원이 아닌 듯 했다. 움직임이 둔해 보였고, 패스도 정확하지 못했다. 

 

그러나 후반전 들어 달라진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포항이 잘한 게 아니라 남패가 못했다고 하는 편이 정확한데... 전반전 내내 톱니바퀴처럼 맞아 돌아가던 팀 플레이가 사라져버렸다. 어쩌면 전반에 힘을 너무 빨리 쏟아내서 후반 시작부터 지친 게 아닌가 싶기도 한데... 아무튼, 남패는 전반전과는 완전히 다른 축구를 하며 주도권을 포항에 내주더니, 급기야 종료가 얼마 남지 않았을 때 이명주에게 결승골을 내주었다.

 

포항의 기분 좋은 1 : 0 원정 승리. 생각보다 훨씬 많은 포항 서포터들이 자리했다. 맥주 던져주자 (김원일 선수였던가? 아닌가?) 그걸 흔들어서 노병준 선수에게 전달해주고... 노병준 선수는 웃으며 다시 서포터에게 던져주고... 황선홍 감독이 가까이 와서 인사하고... 아, 행복했다.

 

후반전은 비가 좀 잦아들었지만, 의자와 바닥, 그리고 나는 이미 흠뻑 젖었다. ㅠ_ㅠ 

 

이기니까 남의 경기장도 이뻐 보이는고만. ㅋㅋㅋ
경기장 앞에 택시가 보이지 않아 조금 걸어 내려가 잡으려 했는데... 여전히 안 보인다. 내비게이션 켜서 확인해보니 1㎞ 남짓이기에 걷기로 했다. 터벅터벅 걸어서 게스트하우스로... 

 

완전 옛날 가게. 들어가볼까 했는데 너무 늦은데다가, 문 닫으려고 정리하는 듯 해서 그냥 지나쳤다. 

 

게스트하우스가 올레 코스에 있어서 올레 표시가 있다. 반가워라~

 

 

캐논 EOS 1100D와 소니 TX20, 이렇게 두 대의 카메라를 들고 갔다. 광각은 소니 껄로 찍으면 되니까 캐논은 망원 렌즈를 달고 갔는데... 무거운데다 별로 쓸 데도 없어서 계속 후회했다. 그러다가... 경기장 가서야 잘 가지고 왔다는 생각을 했다. 치어리더 땡겨 찍느라고. -ㅅ-
찍을 때는 좋았는데 막상 집에 와서 보니 별 거 없네. -_ㅡ;;;   비 맞을까봐 수건으로 감고, 비닐에 넣고 아주 쌩쇼를 했다. 

 

저 구단기 어찌 구할 수 없으려나... -ㅅ- 

 

부천에서는 관중 동원이 힘들다며 제주로 연고 이전한 남패. 하지만 여기도, 뭐... ㅋㅋㅋ 

 

아마도 가족이겠지? 부러운 모습이다. 

 

연인 사이일테지. 역시나 부러운 모습이다. 젠장... -ㅁ- 

 

여유로운 남패의 벤치. 훗... 가소롭다. 

 

경기 기록석의 파란 옷 입으신 처자 분, 인기 폭발! 계속 누군가가 찾아왔다. ㅋㅋㅋ 

 

어쩐 일로 MBC가 축구 중계를? 이라고 생각하다가 이내 스포츠 뉴스 때 써먹으려고 왔을테지... -_ㅡ;;; 

 

반으로 절단 당해야 완성되는 남패의 마스코트. 감귤이였던가? -ㅅ-

 

든든한 포항의 수문장, 신화용 선수. 이 날도 멋진 활약을 보여주었다. 개인적으로는 정성룡보다 잘한다고 생각한다. 

 

저 멀리 보이는 신광훈 선수와 노병준 선수. 포항의 믿음직한 두 축. 

 

내가 좋아하는 플라비오 피지컬 트레이너와 몸 푸는 포항 선수들. 플라비오를 왜 좋아하냐면... 언제인지 확실하지 않은데, 탄천에서 성남이랑 붙을 때... 술 쳐먹고 개 깡으로 되도 않는 영어 남발해서 김기동 내보내라고 했는데... 진짜로 교체 선수로 김기동 준비 시켜서 내보내고는 내게 엄지 손가락 들어올려줬었다. ㅋㅋㅋ 

 

치어리더 사진으로 마무리. 난 축구장에도 치어리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 함께 어울릴 생각보다는 지들이 뭐나 되는 줄 아는 서포터들이 여전히 일부 존재하고, 함께 하는 응원보다는 나보다 더 축구 사랑하는 사람 있으면 나와 봐! 따위의 호전적 기질 가진 ㅄ들이 있다는 게 가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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