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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뽀오츠 』/『 축  구 』

박주영이 왜? 어쨌는데?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2. 5.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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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포항과 박주영의 악연에 대해 알 것이다. 청구고에서 제법 날리던 고등학생 박주영을 눈여겨 본 포항은 브라질로 축구 유학을 보내주고, 대신 국내에서 프로 선수로 뛸 경우 포항이 우선 계약을 할 수 있게끔 했다. 그런데 박주영은 그러한 약속을 뒤집고 북쪽 패륜으로 가버렸다. 때문에 포항은 박주영을 좋아할래야 좋아할 수가 없게 되었다. 포항 골수 팬인 나 같은 경우는 대표팀 경기에서 박주영이 골을 넣어도 기뻐하지 않는다. 지고 있는 상황에서 동점골이 됐든, 경기 결과를 뒤집는 역전 골이 됐든, 박주영의 골과 그의 기도 셀러브레이션을 보면서 기뻐하지 않는다.

 

박주영은 설기현과 더불어 싫어하는('좋아하지 않는'이 아니다. -ㅅ-) 선수다. 그러나 그들이 우리나라를 떠나 외국에서 뛸 때 만큼은 조금이나마 응원할 수 밖에 없었다. 물론 지금은 그 조금의 응원도 후회스럽지만... -_ㅡ;;;

 

아무튼... 이번 소집에 박주영이 응하지 않았다고 온갖 찌라시에서 박주영을 죽일 놈으로 몰고 가는데... 한심할 따름이다. 심지어는 5 · 18 이 다가오니 전지전능하다 믿는 각하를 위해 관심을 돌리자! 라고 마음 먹은 일부 ㅄ 들의 개 짓인가? 싶기도 하다.

박주영이 '공인'이라고? 기자라는 색히가 공인의 의미도 모르고 마구 써대는 건가? 우리 사회만큼 '공인' 의 의미가 곡해되고 있는 곳이 또 있을까 싶다. 박주영은 공공의 이익을 위해 대표팀에서 뛰는 선수가 아니다. 그가 공공의 이익, 즉 우리나라의 국위 선양을 위한 국제 경기에서의 활약에 보탬이 될 거라 찬성한 사람이 국민의 절반 이상이라고 누가 증명할 것인가? 감독이 뽑은 선수라고? 그 감독도 국민 투표를 통해 선출된 건 아니다. 투표권을 가진 국민 모두가 참여하는 투표에 의한 것도 아니고,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일정한 기본(여기서 기본이라는 건 특별한 노력없이 성취 가능한, 이를테면 나이 같은 걸 말하는 거다) 조건을 갖추면 누구나 응시 가능한 공개 채용을 통해 뽑힌 것도 아닌데 어찌 그가 공인인가?

 

정작 공인에게는 말도 안 되는 해석의 '정치적 중립' 을 강요하면서 공인이 아닌 사람에게 공인이란다. 연예인과 스포츠 선수에게 공인이라니, 이 뭔 개소리냐. 대한민국 정부 = MBC라면 『 위대한 탄생 』 출신의 가수들을 공인이라 인정하겠다. 대한민국 정부 = Mnet 이라면 『 슈퍼스타 K 』 출신의 가수를 공인이라 인정하겠다.

그들은 공인이 아니다. 공인과 비슷한, 또는 그 이상으로 알려진 사람들일 뿐이다. 그들은 어떠한 공적인 책임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공인 이상의 인지도로 여러 혜택을 누릴 것이라는 당연한(?) 짐작 때문에 그들에게 공인을 능가하는 수준의 도덕성을 요구하는 것이 우리 사회다.

 

 

박주영이 대표팀 감독의 연락에 무조건 응해야 하는가? 그런 의무 따위는 없다. 그게 최강희 감독에게 찍혀 앞으로 다시는 대표팀에 오르지 못할 수도 있고, 다시는 국내에서 축구 선수로 뛰지 못할런지도 모른다. 선택은 본인이 하는 것이고, 책임도 본인이 지는 것이다. 그런데 어찌 일부 찌라시의 기자임을 자랑스러워하는 벌레 색히들은 그를 공인이라 부르며 '알량한 자존심'을 버리라 하는가? 정작 버려야 하는 것은 글 같지도 않은 글 쓰면서 기자라고 까부는 지들이면서 말이다.

 

박주영은 공인이 아니다. 그러므로 공인이라 불러서는 안 된다. 그게 공인에 준할 지언정 공인은 아니다. 내가 엄청 예뻐서 화장 살짝 하면 지나는 남자들이 침을 질질 흘리고 쫓아온다고 한들, 난 남자다. 여자에 준할 지언정 여자는 아니란 말이다. 박주영은 공인이 아니므로 공인에게 요구되는 도덕성이나 책임감 따위를 요구하면 안 된다.

아울러, 그는 국가를 대표하여 뛰라는 요청을 거부할 수 있는 자유인이다. 국가에 소속된 사람이 아니니까 말이다. 그런데 그걸 왜 당연시하는가? 1년에 며칠짜리 예비군 훈련 나오라고 해도 갖은 육두문자 쏟아내는 것들이, 어찌 남이 수시로 '나라의 이름으로' 불려다니는 것에 관대할 수 있는가?

 

박주영은 축구 선수이기 이전에 대한민국 국민이고, 대한민국 국민으로써 갖는 책임과 의무가 있다. 그는 국민 정서상 특히 민감한 병역 의무에 있어 약점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이 공격 받는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된다. 합법적으로 병역을 미루고 있는데, 그건 법을 다루는 이들의 잘못이지 그 구멍을 이용하는 박주영의 잘못이 아니다. '남의 물건을 훔치면 안 된다, 단 박 氏 물건만 아니라면' 따위의 법이 있다면 이건 법이 문제지, 박 氏 물건만 골라 훔치러 다니는 애들은 어찌 보면 생존성이 훌륭하거나 잘 먹고 잘 살 놈들인 거다.

 

박주영은 싫지만 그를 공인이라 부르며 나라의 부름에 아무런 대답조차 하지 않고 혼자 유유자적하는 양아치로 그려내는 기사를 보니 이런 글을 쓰지 않을 수 없다. '박주영은 공인이다' 라고 아예 결정 짓고는 기사 써대는 기자 색히들은 박주영 반의 반 만큼이라도 나라를 위해 한 게 있나 묻고 싶다.

 

병역 의무를 행하지 않음은 불명 옳지 않지만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라고 한다면 그 법에 잘못이 있나 없나를 따지는 게 우선이다. 그리고 선수가 여러 가지 사유로 대표팀에 들어갈 수 없다 한다면 그 또한 존중 받아야 한다. 지는 자유롭기를 원하면서 남들은 속박받는 게 당연하다 생각하는 사람이 이리 많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개인의 호불호를 떠나서... 박주영을 양아치로 몰고 가는 짓거리는 하지 말아라. 나는 박주영도 싫고, 그가 믿는 절대 신과 그 신을 믿는 종교도 싫고, 그가 몸 담았던 K-리그 팀도 싫지만... 그 모든 싫음을 이겨내고 이런 글을 쓸 정도로 형편없는 기사가 숫하게 나옴에 분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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